최창훈 목사
(고현교회)
본문에 보면 자신이 살던 본향을 떠나 낯선 타지에 정착하여 살아가는 이민자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들이 바로 “아브라함과 롯”입니다.
아브라함과 롯이 그들의 가족을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하란을 지나 가나안에 정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향을 떠나 낯선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크신 축복을 주셔서, 그들은 많은 소유물을 얻게 됩니다. 아브람과 롯이 서로의 소유가 많아서 함께 할 수 없게 되자 창세기 13장에 보면 롯은 자신이 보기에 좋은 땅인 “소돔과 고모라”를 선택하여 떠납니다.
그리고 롯이 떠난 후 아브람은 하나님께서 보여주시고 가라 하시는 ‘헤브론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 거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둘이 나누어져 평탄하게 살아갈 것으로 여겨졌던 미래는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창세기 14장에서 이민자인 롯에게 큰 어려움이 생겨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세기 14:1-2절을 보겠습니다.
“당시에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고임 왕 디달이 소돔 왕 베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멜과 벨라 곧 소알 왕과 싸우니라.”
다시 말해서 엘람 왕 그돌라오멜울 중심으로 하는 연합군과 소돔과 고모라를 중심하는 연합군들이 전쟁을 벌이게 된 것입니다. 전쟁의 결과는,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하는 연합군이 소돔과 고모라를 중심으로 하는 군대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당시 전쟁에서 승리한 나라는 패한 나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 심지어는 백성들까지 포로로 끌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전쟁의 결말은 항상 승자는 많은 전리품을 가지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패하게 되자 그곳에 거주하여 살아가는 롯도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12절입니다. ‘소돔에 거주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도 사로잡고 그 재물까지 노략하여 갔더라.’
전쟁 중에 도망친 자들이 아브람에게 가서 롯이 포로로 끌려가는 상황을 전달하였습니다. 다급한 상황을 전해들은 아브람은 조카 롯을 구하기 위하여 적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우리도 이 땅을 살아가면서 숱한 어려움과 다급한 상황을 접하게 됩니다. 더욱이 이민자로서의 삶은 결코 에상치 못한 상황들이 눈앞에 닥치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위기의 상황 앞에서 믿음의 사람인 아브람은 어떤 준비를 하였고 또한 어떻게 대처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아브람은 주변의 사람들과 동맹의 삶을 살아감으로서 변화를 준비하였습니다(13절).
아브람은 하나님께서 머물게 하신 ‘마므레 상수리 수풀근처’에서 거주하며 그곳에서 홀로 살아간 것이 아닙니다. 주변과 이웃한 사람들과 동맹의 삶을 살았습니다. 동맹이라는 것은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 힘을 모아 공동을 적을 대항하거나 공격하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롯의 상황을 접한 아브람은 분명 자신의 이웃들과 함께 이 부분을 나누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모색하였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접하면서 “아브람이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이웃이나 주변과 동맹을 하고 그들에게만 지혜를 구했다”고 아브람의 행동을 좋지 않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사실 아브람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 친밀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결코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살았습니다.
13절 상반절을 보면 아브람을 ‘히브리 사람, 아브람’이라고 말합니다. 마치 출애굽기에서 모세를 표현할 때에 ’히브리 사람 모세‘와 같은 표현입니다. 히브리 사람이란 ’떠돌아 다니는 유목민‘을 가리키며 동시에 가나안 어느 족속이나 어떤 세력에도 편입되지 않은 ’강을 건너온 자‘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아브람의 모습을 통해 이민자로서 가나안이라는 낯선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지혜로운 삶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삶인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는 ‘이웃과 주변과의 관계를 잘 이루어가며 서로 돕고 서로 협력하고 그들과 어울려 살아갔다’는 것입니다.
고국을 떠나 세계 속에 흩어져 살고 있는 이민자들 역시 우리의 주변을 바라보고 함께 거하며 함께 웃고 울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세상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으로 올곧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성경 속에 이민자로 살아간 사람이 또 한사람 있습니다. 바로 다니엘입니다. 다니엘은 17세에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온 자입니다.
다니엘은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왔지만 80세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왕들 아래에서 총리의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그가 바벨론 제국의 가장 치열한 정치의 한복판에 살아가면서 신앙을 잃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
다니엘은 예루살렘을 향한 창문을 열고 기도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 그리고 예상치 못하는 변화 앞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기도’인줄 믿습니다.
다니엘의 기도는 일시적이고 즉흥적인 기도가 아니었습니다. 다니엘 6:10에 보면 ‘다니엘은 전에 하던 대로 하루 세 번씩’기도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즉 그이 일평생이 기도의 삶이었고 하나님 앞에서 늘 깨어 있고 영적으로 민감하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영적으로 깨어 있었기 때문에 이민자이고 포로였지만 다니엘은 세상 속에서 이웃과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도움을 주며 그들 안에서 함께 살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속에도 ‘일상의 기도’가 회복되고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복된 인생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2. 아브람은 급변하는 변화 속에서 믿음의 동역자 평생의 동역자들을 세워 나갔습니다(14절).
14절에 보면 ‘아브람이 그의 조카가 사로잡혔음을 듣고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자 삼백십팔명을 거느리고 단까지 좇아가서’라고 기록되었습니다.
집에서 길리고 훈련된 자 라는 말은 ‘전쟁과 같은 위기의 때를 대비해서 특별히 준비하여 훈련시킨 자’를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아브람은 자신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꿈을 나누고 함께 목숨까지도 나눌 수 있는 동역자들을 준비하였습니다. 단순한 전쟁을 위한 용병을 모집한 것이 아닙니다. 함께 웃고 함께 울며 목숨까지도 함께하는 신앙의 공동체를 세워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다윗도 그의 인생 속에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들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 속에서 넘어지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믿음의 사람으로 살았던 비결은 무엇입니까? 그의 곁에는 그와 함께 하는 동역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아굴람 동굴에서 다윗은 그와 평생을 함께한 믿음의 동지를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대단한 힘이 있거나 재물이 있거나 능력이 출중한 자가 아니었습니다. 다윗과 같이 환난을 당한 자였고 빚진 자였고 마음의 깊은 상처를 가진 연약한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함께 꿈을 꾸며 서로를 돌아보고 믿음의 공동체를 일구어 가면서 그들은 세상을 이기도 남는 강한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아브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집에서 자신과 함께 먹고 자며 일생을 나누는 믿음의 공동체로 세워지게 되자 그 앞에 닥친 환난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승리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속한 모든 믿음의 공동체가 ‘아브람과 함께 한 318명의 용사들과 같이, 아굴람 동굴에서 다윗과 함께한 400명의 용사들과 같이 신실한 믿음의 공동체’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와 예상치 못한 상황 앞에 우리가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공동체를 세워 나가는 것입니다. 우리 공동체가 말씀과 기도로 더욱 하나님을 알아가고 성령께서 하나 되게 하심을 힘써 지켜 나아갈 때에 하나님은 우리를 통하여 더욱 크신 일을 하실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자녀들을 일으켜 세워주실 것입니다.
앞으로 더욱 더 영적으로 깨어 있고 성령으로 하나되어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가고 하나님 앞에서 잘 준비된 믿음의 공동체로 흔들림이 없는 반석 같은 믿음의 백성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08.1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