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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것을 굳게 간직하자

(히브리서 2:1-4)

장성철 목사 (보스턴장로교회)

지혜롭고 똑똑한 사람을 총명(聰明)하다고 합니다. ‘총(聰)’이라고 하면 귀의 현명함을 가리키고 ‘명(明)’이라고 하면 눈의 현명함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명총하다’고 하지 않고 ‘총명’하다고 한 것을 보면, 보는 것보다는 듣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도 네 가지 땅에 떨어진 씨와 등경 위 등불의 비유(눅8)를 통하여 착하고 선한 마음의 밭을 잘 준비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면, 선한 행실의 열매를 맺으며, 빛을 비추어 인생의 의미를 찾는 사람들에게 생명의 길을 비추어 준다고 말씀합니다. 책을 읽을 때 문장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문맥을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래서 문장의 앞부분을 자세히 살펴본 후, 현재 읽고 있는 문장을 해석합니다. 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히브리서 2장 1절을 시작하는 “그러므로”라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히브리서 1장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히브리서 1장은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말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난 최종적인 하나님의 계시란 사실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예언하고, 계시하시는 모든 것이 예수님에 의하여, 예수님을 위하여, 그리고 예수님에 관한 것 이라는 의미에서 최종적이고 결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신성의 충만함이 예수님의 육체 안”에 있습니다(골2:9). 구약 성경에서 말씀하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성하시고, 최종적으로 우리들에게 나타내 보여주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만유의 상속자요 그로 말미암아 모든 세계가 지음을 받았습니다(2절). 하나님 영광의 광채시요 능력의 말씀으로 모든 것을 붙들고 계시며, 죄로부터 우리를 정결하게 하셨습니다(3절). 높은 곳에 계신 하나님 영광의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천사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이(4절) 예수님이기에 천사들도 예수님을 경배했습니다(6절). 8절에서는 결국 예수님은 위대하신 하나님이라고 선포합니다. 1장에서는 우리를 향한 어떤 명령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결정적이고 최종적인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위대하심을 선포하는 내용뿐입니다. 이런 문맥 속에서 2장에서 처음으로 명령하십니다. 반드시 지키고 행해야 하는 명령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영광스런 선포를 연결해 주는 단어가 바로 “그러므로”입니다(1절). “모든 들은 것을 더욱 간절히 유념하여 굳게 간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히브리서 1장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날 마지막에는 아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씀하셨으니”(히1:2). 우리가 그 말씀을 듣고 더욱 유념하여 굳게 간직하기를 힘써야 하는 것입니다. 말씀의 주인공인 예수님을 굳게 간직해야 한다는 명령의 말씀입니다. 우리를 향한 히브리서의 첫 번째 명령은 하나님의 아들 안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유념하여 먼저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Listen! 무엇인가 듣기를 원하면,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물건도 사고, 듣기위해 특정 장소에 가기도 하고, 방해받지 않도록 신경을 씁니다. 이런 일반적인 태도와 비교해보면 과연 여러분은 예수님을 통하여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일상적으로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대충 필요한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으세요? 새로운 환경에 불안하세요? 영적으로 누군가 인도하고 도와주어야 할 상황입니까? 특별히 더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고 그 분의 말씀을 들을 때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유념하라’는 명령은 히브리서 전반에 걸친 중요한 주제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는 도리의 사도이시며 대제사장이신 예수를 깊이 생각하라”(3:1). 그래서 결국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라고 명령합니다(12:1). 여러분! 예수님께 시선을 고정하고 주님만 바라보고 싶으세요? 예수를 바라보는 것은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일부러 반항하지 않는 이상, 이 명령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위하여 열심히 헌신과 봉사를 하라는 명령도 아닙니다. 단지 ‘예수님을 들으라’는 것입니다. 모든 영적 생활의 변화는 바로 듣는데서 시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집중하여 들으면 주님의 영광이 보입니다. “우리가 다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 같이 주의 영광을 보매 그와 같은 형상으로 변화하여 영광에서 영광에 이르니 곧 주의 영으로 말미암음이니라”(고후3:18).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은 바로 ‘큰 구원’에 대한 것입니다(3절). 매일같이 예수님을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바라보지 않으면, 1장에서 설명한 그리스도의 위대하심으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큰 구원”을 소홀히 하는 것입니다. 누가 소홀히 할까요? 예수님보다 세상의 것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말씀을 귀담아 듣고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예수님을 통한 “큰 구원”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됩니다. 성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묵상입니다. “복 있는 사람은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입니다(시1:2).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란 바로 율법의 요구를 완성하신 예수님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은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와 같이 철을 따라 열매”를 맺습니다(시1:3). 힘들고 어려운 고난의 때가 와도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하는 모든 일들이 형통’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이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는 것을 소홀히 한다면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영적인 의미에서 말씀드린다면 전 인격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육신 따로, 영혼 따로 방황하는 삶을 산다는 의미입니다. 히브리 기자는 1절의 하반부에서 이런 삶을 “흘러 떠내려가는”이라고 표현합니다. 예수님보다 훨씬 아래 있는 천사들을 통하여 하신 말씀도 큰 효력이 있어서 어기거나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응분의 징벌을 받았습니다(2절). 하물며 천사보다 위에 계신 창조주이시고, 우주의 주관자이시고, 만물의 주인이시고, 죄인들을 구속하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은 “큰 구원”을 소홀히 하고 등한 시하는 너무나 ‘큰 죄’가 되는 것입니다.

흘러 떠내려가는 이유는 나무 조각이나 죽은 물고기같이 목적 없이, 생명력 없이 떠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고의 말씀을 듣고도 긴박감이 없이 집중하지도 않고 열심도 없이 사는 것! 결과는 가만히 떠있는 것이 아니라 흘러 떠내려간다는 것입니다. 본문의 포인트는 바로 이것입니다. 인생은 가만히 떠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의 삶은 호수가 아닙니다. 흘러가는 강입니다. 그런데 아래로 흘러 떠내려가면 파멸입니다. 성도의 삶에 있어서 ‘영혼의 드리프팅(Drifting)’은 죽음과 같이 무서운 것입니다. 세상의 즐거움과 욕망을 바라보며 둥둥 떠 있는 상태로 있다 보면 무관심해 집니다. 교회를 출석하고 예배도 드리지만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그리스도의 말씀의 닻을 내리고, 은혜의 바다에 안전하게 정박하지 못한다면 인생의 파도에 떠내려가서 결국 영혼의 파멸을 맞이하게 됩니다.

폭풍 스케줄에도 제가 말씀으로 즐겁고 기쁘게 섬길 수 있는 비결이 있습니다. “아침에 주의 인자로 나를 만족케 하사 우리 평생에 즐겁고 기쁘게 하소서”란 말씀입니다(시90:14). 아침에 주님의 인자하심 – 예수님의 사랑으로 만족하게 시작하는 하루! 그러면 하루 종일 시간의 주머니마다 하나님께서 즐거움과 기쁨을 가득히 채워주십니다. 거짓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고, 욕심과 근심과 염려의 무게로부터 헤치고 올라갈 수 있는 은혜를 주십니다.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고백해 보세요.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께 감사하리이다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주를 높이리이다”(시118:28).

아직 감사할 일들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주님을 높이는 일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미리 감사합니다. 믿음으로 감사합니다. 주실 것을 기대하고 확신하며 감사합니다. 아직 주님을 높이지 못했지만 결심해봅니다. 주님이 주시는 시간과 기회 속에서 최선을 다해 주님의 이름을 높이며 하루를 살아보겠습니다. 결심하는 연약한 나에게 성령 하나님이 도와주실 것을 믿습니다. 참된 신앙인은 오랫동안 흘러 떠내려가지 않습니다. 잠시 흘러 떠내려가는 혼돈가운데 있다고 해도 정오의 햇빛과 같이 솟아오르는 소망의 마음으로 예수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소망이시고, 믿음의 주인이 되시고, 사랑의 근원이 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유념하며 굳게 간직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schang@bosto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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