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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의 손에 (5)

DNA가 먼저, 단백질이 먼저?

최우성 박사 (생리학, 창조과학선교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실제역사가 기록된 성경을 보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세상 과학자들에게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다. 그러나 이 질문보다도 한 차원이 더 높은 수수께끼가 있다. DNA가 먼저인가 단백질이 먼저인가? 단백질은 생명체의 거의 모든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대사를 빠르게 하는 일, DNA 읽기와 복제, 외부자극들에 대한 반응, 물질수송, 세포 구조물 등 세포의 거의 모든 골격과 활동을 담당한다. 따라서 단백질은 물을 제외한 세포 무게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생물 종류에 따라서 각 세포에는 수천 혹은 수만 가지의 단백질이 존재한다. 각 단백질은 20종류의 아미노산들이 마치 실에 꿴 구슬처럼 한 줄로 연결되어 있다(그림). 보통 50개 이하의 아미노산이 연결되어있는 것을 폴리펩타이드(polypeptide)라 부르고 그 이상을 단백질(protein)이라 한다. 그런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순서는 DNA의 정보에 근거한다. 그렇다면 DNA가 먼저이고 단백질이 나중일까?

DNA의 정보에 맞춰 단백질을 생산하려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단백질들이 필요하다. DNA의 정보를 읽는 일, 이 정보를 RNA로 복사해내는 일, 이 복사된 정보를 읽고 원래 DNA가 지시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일도 단백질이 맡아서 수행한다. 따라서 이런 기능을 가진 단백질들이 미리 준비되어있지 않으면 DNA는 아무 의미도 없는 물건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만다. DNA를 읽을 수 있는 단백질이 먼저 있어야만 DNA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DNA보다 단백질이 먼저 존재했던 것일까? DNA와 단백질의 관계는 닭과 달걀의 관계보다 더욱 설명하기 어려운 문제다.

DNA와 단백질의 상관관계는 어떻게 맺어지게 되었을까? 사실 DNA와 단백질은 구조나 성분 면에서 서로 전혀 상관이 없는 분자들이다. 생명체에서는 3개의 DNA(염기)가 하나의 의미를 가진 코드(codon)가 된다. DNA염기는 4가지가 있으므로 3개의 염기로 구성된 64가지의 의미 있는 코드가 만들어질 수 있다(표). 이 64가지 각각의 코드에는 한 가지의 아미노산과 관계가 지어져 있다. DNA 코드는 64가지인데 아미노산은 20가지밖에 없으므로 하나의 아미노산에 대해 복수의 DNA 코드가 그림의 표처럼 배정되어있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DNA 코드와 아미노산과는 아무 관계도 없다. 중간에 tRNA(transfer RNA)라는 것이 DNA와 아미노산을 중개하여야 DNA의 의미가 실제화 되게 된다. tRNA에 끝에는 특정 아미노산을 붙일 수 있는 자리가 있고 중간에는 RNA(결국은 DNA)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루프가 있기 때문이다(그림). 이런 DNA–tRNA–아미노산의 연쇄적인 일련의 관계들이 우연히 생겨날 수 있을까?

DNA–tRNA–아미노산의 연쇄적인 일련의 관계들은 마치 나의 부모님–나–내 아내의 연결고리와 유사하다. 나의 부모님과 내 아내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나의 부모님은 지금은 내 아내가 된 여성과 전혀 관계가 없었고 심지어는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이런 관계가 형성되도록 매개하는 내가 없었다면, 그리고 도와주는 지인들이 없었다면 현재의 우리 가족관계는 존재할 수 없었다. 아무 부모가 아니고, 아무 여성이 아닌 꼭 그 부모와 꼭 그 여성의 관계가 저절로 맺어진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DNA–tRNA–아미노산의 관계일 것이다. 전지전능하신 창조자가 없다면 이 관계들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단백질을 보면 DNA가 먼저 있었어야 할 것 같은데 DNA를 생각해보면 단백질이 먼저 있었어야 한다. DNA와 단백질의 상관관계는 왜 그리고 어떻게 생겨났는가? 이 질문은 과학의 한계를 넘어서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결론은 DNA와 단백질이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가지씩 단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스템으로 동시에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진화론자들은 생명체의 정보가 우연히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원숭이가 계속 타이핑을 하다보면 의미가 있는 단어가 생겨날 수 있고, 확률이 무지하게 낮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수억 년 동안 계속 시행착오를 하다 보면 문장도 만들어지고, 책도 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확률이 0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법으로 의미를 가진 DNA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럴듯한 궤변이다. 그러나 원숭이가 무작위로 타이핑을 하여 우연히 성경책을 썼다 해도 이 성경을 읽을 줄 모르는 원숭이에게는 아무 정보도 아닌 것이다. 이미 그 성경책을 읽을 수 있는 존재가 먼저 있어야 그것이 정보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명체의 DNA 정보가 저절로 생겨난다는 진화론적인 생각은 현실성이 없다. 이 뿐 아니다. 단백질이 만들어지고 DNA 정보를 읽고 복사하고 운반하는 모든 활동에는 ATP라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인 미토콘드리아도 역시 DNA와 단백질로 구성되어있다. 에너지가 먼저 있어야 할까 DNA와 단백질이 먼저 있어야 할까? 결국 작동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세포의 거의 모든 기관들이 동시에 존재해야 되는 것이다. 진화론적인 설명대로 점진적으로 세포의 부품(molecule)들이 만들어질 수 없고 점진적으로 세포(cell)로 구성된 기관(organ)들이 만들어질 수 없다. 모든 생체 부품들이 동시에 존재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창조가 가장 논리적인 설명이 될 것이다. 생명체 속의 DNA와 단백질들 그리고 모든 생체 부품들은 다음과 같이 동시에 존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창1:11, 20, 24). 이메일: mailforw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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