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배 목사 | (임마누엘장로교회)
1974년 여름, 맥스웰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23226번 죄수, 재선된 닉슨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갔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주범, 명문 대학을 나온 변호사요 해병대 장교 출신, 닉슨의 최측근 실세로 “닉슨의 재선을 위해서라면 내 할머니라도 밟고 가겠다”던 추진력 있는 해결사, ‘더러운 술수의 달인’ ‘사악한 천재’로 불리던 그 인물, 찰스 콜슨은 백악관에서 감옥으로 추락하는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만납니다. 기독교가 배경인 국가에서 태어나, 주일이면 성실하게 예배를 드리는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 교회의 소속원으로 교인의 의무를 다하는, 누가 뭐래도 명실상부한 기독교인이었지만, 그러나 그는 기독교인이 아니었습니다. 추락의 과정 속에서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권력, 지위, 명예를 다 잃고 감옥에 갇혀 자유를 잃은 후, 자신이 자랑하던 모든 것이 모래성처럼 무너져가는 그 때에 그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만나, 십자가 앞에 서서 자신의 추악한 죄인 됨을 뼈저리게 깨닫고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내리는 회개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그는 아직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하여 그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과정을 통하여 그는 모든 것을 얻었습니다. 결국은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들을 잃었고, 영원히 남아 있을 것들을 모두 얻은 것입니다. 그는 그 감격을 “Born Again”(거듭남)이라는 책에 써서 증거하고 있습니다.
그는 닉슨의 해결사에서 기독교의 신앙을 열렬히 증거 하는 투사로 거듭납니다. 교도소 선교회(Prison Fellowship)를 만들어 죄수들에게 지난 35년간 십자가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살인범, 마약 딜러, 무장 강도, 성 폭행범,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거친 죄수들이 복음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예수님을 영접하는 기적을 경험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그가 지난 4월21일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하늘나라로 떠났습니다. 저는 그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그를 좋아해서, 그의 책들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의 저서에 드러나는 그의 진실한 신앙고백을 보며, 그는 마지막 날에 예수님께로부터 “내가 너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내게서 떠나가라”는 선고를 받을 ‘거짓 선지자’나 거짓 신앙인이 아니라(마7:15-23), ‘진짜’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진짜입니까? 아니면 진짜를 흉내 내는 짝퉁입니까? 하나님의 아들이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죽으신 십자가의 의미를 정말 아십니까? 십자가 앞에 서서 나의 죄인 됨을 깨달으셨습니까? 눈물이 날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나면서 지금까지 나를 지탱하던 모든 가치관과 세계관이 무너질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 죄 사함과 구원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 구원의 기쁨을 찬송하며 살면서,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하게 될 것입니다. 찰스 콜슨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