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사슴나무골에서(15): 목회자와 교회가 잃어버린 것

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신자가 아닌 사람들에게 목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질문해보았더니, 지난 10년 동안 위선자(hypocrite)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후기 산업사회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도 물론 일조를 하였습니다. 모든 권위가 무너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고국 대한민국은 급격한 경제발전을 이룩하며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게 되자, 좁게는 부모와 가장의 권위가 상실되었고,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교권이 땅에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정치 지도자들의 윤리적 도덕적 권위는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붕괴되어버린 상태입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무흠한 후보자를 접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탈세나 불법 상속, 위장 전입, 등 고위 공직자들은 더 이상 청렴한 선비의 삶을 포기한지 오래된 듯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남은 영적 지도자들마저 성추문과 공금횡령, 학력위조와 논문 베껴쓰기, 등으로 성도들과 세상 사람들의 신망을 급속도로 잃어가고 있어서 더욱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불과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목사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인으로 뽑히곤 했었습니다. 목사뿐만 아니라 크리스천들은 세상 사람들과는 구별되어지는 칭송과 인정을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끝난 후,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1960년-1990년대 초까지는 교회로 몰려드는 새 신자들로 인해 대부분의 교회들이 급성장을 경험합니다. 사회 각계각층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그야말로 소금과 빛과 같은 존재들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롤 모델이 되기에 충분했었습니다. 기도회에서는 뜨거운 기도의 울부짖음이 살아있었고, 보통 4-5일에서 일주일씩 계속되는 부흥사경회는 자리가 모자라서 보조의자들을 갖다 놓아야 할 정도로 항상 만원이었습니다. 교회는 말씀과 기도와 전도에 힘쓰면서 엄청난 흡인력을 갖고 영혼의 수확을 계속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 기간에 한국은 일만 명이 넘는 선교사를 파송함으로써 선교의 역사를 다시 쓰게 됩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지속적인 확장을 거듭했고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를 드러내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교회가 성령충만하니 온 나라와 민족이 하늘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점차 타락과 균열의 조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20세기의 위대한 교회 부흥과 성장은 멈추어지고 21세기 들어서는 정체기를 거쳐서 급속도로 퇴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제는 조롱과 비난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마치 회복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우려 섞인 논조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린 것일까요?

요한 사도는 밧모섬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마지막 주님의 계시를 환상 속에 받아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주었습니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보낸 메시지 속에 오늘 날 우리 21세기 교회들과 목회자들, 그리스도인들이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정금 같은 경고와 권면의 말씀이 있음을 봅니다. 첫째, 사랑을 잃어버렸습니다. 교회는 더 이상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는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들과 같은 교인들로 가득차 버렸습니다. 둘째, 고난을 잃어버렸습니다. 아무도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에는 동참하려 하지 않은 채, 형통과 부요의 상급에만 관심을 갖고 살아갑니다. 셋째, 진리를 잃어버렸습니다. 강단에서 복음이 선포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적 만담과 예화로 가득 찬 20분미만의 설교는 성도들의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교회는 이단들과 싸우려고 하지도 않고 싸울 힘마저 없는 나약하고 타협적인 존재로 전락을 해가고 있습니다. 넷째, 성결을 잃어버렸습니다. 교회가 거룩성과 경건함을 버리고 스스로 세속적인 타락의 길을 걷게 됨으로써 그 능력과 영향력을 상실하고 말았습니다. 회복을 원하는 교회와 목회자마다 가장 시급한 것이 참된 회개입니다. 풍요와 사치에 빠져서 물질의 노예가 된 목회자부터 주님이 가신 고난의 길을 따라가야 할 것입니다. 고난을 통해 부활의 영광과 영원한 천국의 상급을 사모하는 신실한 성도들로 가득 찬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교회는 마지막까지 복음전파를 통한 영혼구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기울이며, 목사는 말씀과 기도의 종으로써 성결한 삶을 살다가 주님 앞에 서야할 것입니다. 주의 종들과 교회를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찬양합니다.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