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어떤 젊은이가 수도원에 입회하겠다고 찾아오자 수도원의 나이 든 수사가 물었습니다. “너는 금화 세닢이 있다 하면 그것을 기꺼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겠느냐?” “그럼요, 마음으로부터 모두 주겠습니다.” “그러면 은화 세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느냐?” “그것도 기쁘게 나누어 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묻겠다. 동전 세닢이 있다면 어찌하겠느냐?” 그러자 젊은이는 고민합니다. 수사가 다시 묻습니다. “젊은이여, 금화도, 은화도 아닌 어찌 동전 세닢에는 그렇게 주저하나?” 그러자 그 젊은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만은 안되겠습니다.” “아니, 그건 또 왜냐?” “현재 제가 가진 게 바로 그 동전 세 닢이거든요.”
현재 나에게 없는 것은 포기하기 쉽습니다.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작 현재 나에게 있는 것들을 포기하기란 생각보다 그리 쉬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2명의 사람을 만납니다. 한사람은 부자 청년입니다. 그의 관심은 영생입니다. 그들은 선한 일, 계명을 지키는 일 등등 대화를 나눕니다. 청년은 모두 다 했는데 아직도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 묻습니다. 예수님은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십니다. 이때 그는 재물이 많으므로 근심에 가득차 떠나갑니다(마19:16-22). 예수님은 또다른 한사람을 만나십니다. 삭개오입니다. 그는 키가 작아 뽕나무 위로 올라가서라도 자기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나무 위에 있던 삭개오에게 말씀하십니다. “속히 내려오라. 내가 오늘 네집에 유하여야겠다.” 이 말을 들은 삭개오는 급히 내려와 예수를 영접하며 스스로 말합니다. “내가 부자니 소유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겠고, 내가 세리로서 누군가를 속여 빼앗은 일이 있으면 4배로 갚겠나이다.” 이 삭개오의 말을 들은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로다(눅19:1-9).
현재 나에게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오늘을 사는 나에게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나를 따를 수 있겠냐고? 혹은 삭개오처럼 예수님이 나에게 찾아오셔서 내 안에 거하셨기에 그 감사와 기쁨으로 내가 가진 것들을 자원하여 내려놓고 나눌 수 있겠냐고? 물으십니다. 여기에 나의 모습은 부자 청년처럼 근심하며 돌아갑니까? 아니면 삭개오처럼 기쁨과 감사의 축제를 펼칩니까? 내가 지닌 자존심, 자아, 욕심, 욕망, 탐욕 등등을 예수 앞에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은혜로 주신 믿음, 건강, 지식, 지혜, 경험, 물질, 명예, 권력, 힘 등등을 세상에, 이웃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바로 내 생애 가장 귀한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어느 소녀 둘이 해변가를 걷습니다. 한 소녀가 너무나도 예쁜 조개를 줍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부러웠던지 자기에게 달라고 하지만 이 소녀는 꿈적도 안합니다. 조금더 가다가 이 소녀는 다시 진주를 발견합니다. 이 소녀는 너무나 기뻐 자기가 가진 예쁜 조개를 친구에게 선뜻 줍니다. 진주를 발견한 이상 에쁜 조개는 더 이상 소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장 귀한 그분 예수 그리스도는 절대 진리요 가치이십니다. 사도바울은 고백합니다. 내게 유익한 모든 것들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기는 것은 그리스도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하기 때문이라고,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서라고(빌3:7-8) 예수를 만났기에 감사와 기쁨의 축제를 연 삭개오의 모습 안에, 진주를 발견하고는 조개를 선뜻 내려놓을 줄 아는 한 소녀의 모습 안에, 그리스도를 얻기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배설물로 여기는 바울의 모습 안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어야 하지 않나요?
필리핀 빈민 마을 깜덴에서 20여 동안 빈민들의 친구로 살아오신 홍성욱 선교사와 사모이신 김한나 선교사가 계십니다. 김한나 선교사가 2월 초순에 10여일동안 제가 시무하는 교회에 머물다 가셨습니다. 같이 지내시는 동안 식사를 많이 못하셔서 여쭤보니 선교사역을 감당하는 가운데 위암수술을 하셨고 지난 1월에는 자궁암 수술을 하셨고, 홍성욱 선교사는 2년전 치아가 모두 빠져 2년에 거쳐 치아를 해넣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내과의사, 방송국 아나운서, 수상을 거듭한 앞길 활짝 열린 뮤지컬배우 겸 작가, 연출가 등등 세상적으로 눈에 띄는 모든 스펙들을 가진 김한나 선교사였지만, 이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고 세계적 빈민촌 가운데 하나인 깜덴 마을에 들어가셔서 그들과 동거동락하며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계십니다. 이 분의 모습에서 삭개오의 모습을, 사도 바울의 모습을, 진주를 발견한 소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바로 세상의 그 무엇하고도 비교할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내 인생 최고의 진리이자 가치이신 그분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은 참 행복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항상 감사합니다. 늘 기뻐합니다.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났고 그렇게 사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으니”(눅19:1) 그분들은 세상의 그 무엇에도 기죽지 않고 자유하십니다(요8:32). 주님께서 도우시는 이런 분들을 세상이 어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히13:6)
2015년을 살아가는 저와 여러분들! 우리들의 삶의 모습 안에 삭개오와 바울과 소녀와 선교사의 모습들이 점점 자라나는 신앙의 진보를 이루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의 도우심으로 세상 안에 살지만 세상의 가치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하는 그래서 당당하고 담대하게 세상을 뚫고 나가 승리하며 사는 멋진 한해가 되시기를 마음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