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장로교회)
운동경기는 어느 종목이든 나름의 묘미(妙味)가 있다. 특히 축구의 이른바 극장골이 주는 짜릿함이나 농구경기에서 0점 몇 초를 남겨두고 날아간 3점 슛이 바스켓에 빨려들듯이 들어가 1점차 역전승하는 장면도 관중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요즘 미국 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선수들이 다시 관중들을 열광시키는 가운데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김하성 선수는 어제 경기에서 그랜드 슬램,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한국팬들에게 흥분의 묘미를 선사했다.
스포츠에도 종목이 있듯이, 신앙생활도 종목별 특징처럼 다양하다. 그 다양함이 교단을 만들었고, 교단마다 나름의 신앙 특성을 가지고 승리를 향해 달리도록 돕고 있다. 야구경기에 흠뻑 빠져 식사도 거를 정도인데 축구경기는 재미없어하는 사람도 있고, NBA농구에는 열광하는데 골프는 지루해하는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사람들이 매년 열광하는 NFL 수퍼볼 경기가 열리는 날 온 동네가 난리를 쳐도 룰을 모른다고 무심한 한인들의 모습도 있다.
그런데, 때로 정식 스포츠 경기가 아닌 도박이나 내기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열정은 정식 스포츠 경기에 대한 팬들의 관심 못지않다. 그러나, 문제는 무엇인가? 그들의 목적은 ‘사랑’이 아니라 ‘쟁취’에 있다는 점이다. 상대방을 짓밟고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할 정도로 만들어버려서라도 내가 이익을 얻는 것만이 그들의 목적이다.
신앙생활의 묘미는 무엇일까? 어느 한 종목에 집중하는 열광 팬들은 단순히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승리 여부로 그 팀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것을 볼 수 있다. 한 선수의 부상 소식에 마음 아파하는가 하면 기대했던 선수의 부진과 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전술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반응의 이유는 그 팀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목회데이타연구소’와 ‘바이블 백신센터’에서 ‘한국교회 이단실태’에 대한 통계조사를 지난 8월 4일자로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 기독교 이단 비율이 8.2%, 최대 59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통계가 나타났다. 사실 그동안 교단별로 연구조사들이 없지 않았지만 범 기독교적인 이단과 사이비종교에 대한 실태조사는 처음이 아니었나 싶다. 이번 ‘2023년 한국교회 이단실태조사’에 대해 연구소측에서는 “국내 최초로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과학적 조사방법을 통해 이단 비율을 측정하고, 실제 이단 신자들을 대상으로 이단의 실태와 신앙의식 등을 확인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 조사보고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문항들을 만들어 살펴보고 있는데, 눈에 띄는 항목 중의 하나는 목회자들에게만 물어본 항목인 ‘이단 확산이유’이다. 이 설문에 대해 응답자인 목회자들의 30%가 ‘교회가 사람들의 종교적 욕구를 못 채워주었기 때문’, 그리고 25%가 ‘교리교육의 부재’, 18%가 ‘구원 확신의 결여’라고 응답했다.
이 통계를 보면서 10여년 전 LA 레이커스의 필 잭슨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 떠올랐다. 선수로 2개, 감독으로 11개의 NBA 우승 반지를 보유한 전설과도 같은 필 잭슨 감독이 우승에 우승을 이어가던 레이커스에 대한 관중들의 반응 이유가 이 조사항목의 반응과 흡사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은 관중의 승리욕구와 멋진 경기 욕구를 채워주었고, 선수들이 나의 전술을 정확하게 이해했고, 무엇보다 우리는 우리가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경기에 참여했다.”라는 필 잭슨 감독의 인터뷰 내용!
이단이나 사이비 신앙이 아니라 참된 복음 신앙이 확산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 잭슨 감독의 말과 이번 통계조사보고서를 다시 찬찬히 들여다보기를 바란다. 교회가 세상에 어떻게 보여져야 할 것이며, 내면적으로 어떤 교회가 될 것인가에 대한 진중한 연구와 방향제시 그리고 땀 흘리는 훈련 등이 아닐까.
이 시대, 세상의 악들과 함께 뛰어야 하는 영적 리그에서 많은 사람들이 진정 환호하며 반기는 교회를 이루어내기 위해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 잭슨같은 리더십을 발휘하는 목회자 의식, 땀 흘리는 선수들과 같은 성도들이 한마음되어 한 경기 경기마다 관중들을 감동시키면서 마침내 찬란한 영광의 관(스테파노스)으로 빛나는 교회를 이루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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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6.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