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화장로교회)
‘로보트’, 지난 세대의 단어이다. 로봇이 맞는 철자법이라고 컴퓨터가 자동교정해주는 로보트라는 발음이 주는 신세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과 두려움은 그것이 로봇이라는 발음으로 교정되거나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라는 용어로 바꾸어부르는가운데 어느새 인간세계 속에 인간처럼 자리잡은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로봇은 이미 인류의 호기심을 넘어, 무언가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게할 정도로 진화를 이루어내었다.
이미 ‘로봇’이라는 말보다 ‘인공지능(人工智能, AI)이라는 말이 더 친숙해질 정도로 진화하는 가운데 존 매카시가 다트머스회의에서 제안했던 ’기계를 인간행동의 지식에서와 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기본적 정의(定義)로 인류 곁에 안착했다. 물론 전문가들은 이 기본 정의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첫째 인간처럼 사고하는 시스템, 둘째 인간처럼 행동하는 시스템, 셋째 이성적으로 사고하는 시스템 그리고 넷째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라는 단계로 분류해서 받아들였고 그 과정에 적극 동참해왔다.
최근 언론에 급격하게 소개되기 시작하는 AI챗봇 ‘챗GPT’가 일으키는 센세이션을 대하면서 전문가들이 분류해 다루어온 단계의 마지막 단계인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시스템’이 이제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인간의 마음을 유한상태 기계(Finite State Machine)로, 뇌(腦)를 순수한 하드웨어로 보기 때문에 인공지능의 진화를 이루면 이와 같은 단계가 결국 이성적으로 행동이 가능한 AI시대를 이룰 것이라고 예견해왔던 것이다.
교회는 창조론을 믿는다. 이 말은 즉, 인간지능이 아무리 고도로 발전한다해도 유일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신앙고백 위에 서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러한 인간세상에 찾아온 로보트, 이젠 AI라는 이름을 지나 더욱 진화된 챗GPT라는 이름 등으로 하나님의 창조세계 속으로 들어오는 현실이 되었다. 이렇게 인공지능에 밀려가는 인간이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은 무엇이어야 할까? 기계적 방법으로 기계인 컴퓨터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결국 창조신앙의 점검으로부터 인류의 미래를 찾는 수밖에는 없지 않을까.
MIT-IBM의 AI연구소는 최근 아태지역 언론매체를 대상으로 한 모임에서 “현재 5건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저명학자팀을 비롯해 700여편 이상의 연구결과가 전문학술지에 게제되었다”고 전하면서, “AI초기인 좁은 인공지능(Narrow AI)을 통과해 이제 막 넓은 인공지능(Broad AI)에 들어서고 있는 연구 수준은 앞으로 일반인공지능(General AI)까지 계속 빠른 속도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보도되었다.
요즘 급격히 회자되는 생성인공지능(AI)의 서비스인 ‘챗GPT’는 이미 미국 의사면허시험과 로스쿨, MBA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콜롬비아의 한 판사는 챗봇을 활용해 판결문을 작성하기도 했고, 소설도 시도 쓰고 있다고 한다. 이런 진화된 AI의 활동은 교회 안에도 이미 들어와있다.
일부 목회자들은 농담처럼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가 앞으로 설교할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주제와 본문과 간단한 설교방향 등을 입력하면 챗봇이 최고의 명설교 원고를 만들어주고, 또한 가장 매력있고 감화력있는 목소리로 오디오파일까지 만들어주는데 우리 설교를 누가 듣겠냐고?“…
AI의 진화는 창조신앙보다 더 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우리가 AI의 진화를 농담처럼 얘기하는 동안에도 AI는 더욱 신속하고 명료한 진화를 이루어가고 있다. 성경에 농담이라는 말이 창19장에 나온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앞에서 롯의 사위들은 하나님의 경고를 농담으로 여겼다는 기록. 지금은 AI의 급속한 진화 앞에 서있는 시대인데 이 진화되는 AI의 말없는 경고를 농담처럼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지.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수준높은 신학논문도 설교도 만들어내고있는 진화된 AI앞에서 만일 편리함과 효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성도가 가진 창조신앙의 자리를 포기하고 AI에게 맡겨버린다면 우리의 시대는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은 더 깊은 사유(思惟, 말씀묵상)의 자리로 들어가야 할 때임을, 모든 창조 앞에 더욱 겸손함으로 세상을 보듬는 진정한 사랑의 힘을 채워가야 할 때임을 묵상하며 깨어날 때라는 현실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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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1.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