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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몇 시입니까?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자연세계를 통해서 - 

매년 지구촌에서는 새로운 기록들이 나오지만, 최근에 나타나는 가장 특이한 기록들은 단연코 기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뉴스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500년 만에 일어난 극단적인 유럽의 가뭄 현상과 1,000년에 한 번 나타날까 말까 한다는 캘리포니아 데쓰밸리 사막의 폭우는 지구촌에 몰아치고 있는 기후변화가 잠시 있다가 사라질 현상이 아닐 것으로 비춰집니다. 전년도보다는 올해가 더 심각한 이상기후 현상을 겪고 있고 내년도는 올해보다 또 다른 방향에서 이상기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상기후 현상이 매년 조금씩 더 심한 방향으로 전개된다면 인류는 기후라는 자연현상에 의해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모든 현상의 뿌리에는 지구온난화라는 과학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2018년 네이처 저널은 지난 1,600년 동안 대서양 해류의 순환을 연구하기 위해 해수면 바닥에 가라앉은 퇴적물 구성성분을 조사한 결과 심각한 해류순환의 변화를 발견했다고 소개하였습니다. 현재 적도지역과 극지방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해류 흐름의 약화는 지난 1,000여 년 동안에 전례가 없었던 일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극지방의 얼음 녹은 물로 인해 북반구의 극지방 바닷물은 염분농도와 밀도가 낮은 해수로 바뀌어 해수면의 상층부에 위치하게 됨으로써 적도지역의 뜨거운 해수와 극지방의 차가운 해수 사이에 일어나는 해류순환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AMOC(Atlna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장애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고합니다. 이런 거대한 자연의 변화는 곧바로 지구촌에 이상기후를 만들고 있습니다.

 

경제를 통해서 - 

지난 5월에 있었던 세계경제포럼(WEF),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다보스포럼에 참여했던 기업 투자자들과 경영자들이 ‘지난 30년 동안 지속되던 세계화가 이제 서서히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세계화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전에 투자자들은 더 값싼 노동력이 있는 곳을 찾고 그런 곳에 투자를 하는 것이 보편적인 기준이었지만 세계화가 저물어 가는 지금은 투자할 때 가장 신중하게 생각해야 되는 요소가 ‘그 나라가 누구와 동맹을 맺고 있느냐?’라는 세계화가 일어나기 이전의 원칙으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 즉 국경을 넘어 어느 곳에든 돈이 되는 곳이면 투자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리쇼어링(Re-shoring), 곧 자국의 국경선 안으로 다시금 돌아오는 모습이 서서히 표출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지구촌의 경제는 훨씬 더 높은 투자비용과 이에 따라 높은 가격으로 물건을 구입하게 됩니다. 세계화의 끝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앙을 통해서 -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처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가 지구촌에서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종교선택의 자유는 완벽하게 주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각 종교가 가르치는 교리에 대해서는 결코 자유롭지 않음이 주정부 및 연방정부의 법률 재정을 통하여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州) 정부 혹은 연방정부가 재정한 법률과 일치되지 않는 교리를 가르치는 교회에 대해서는 면책특권 혹은 법인체로 가질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함으로써 의회가 재정한 법률에 순종하고 따르는 그런 교회로 다듬어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모습입니다. 교회는 지금 이런 흐름 속에서 서서히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위정자들로부터 케케묵은 성경 교리에 집착한다고 지탄받고 있으며 현실에서는 구체적인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아주 점잖고 우아한 방식으로 법과 제도를 이용한 박해의 시대가 우리 앞에 찾아오고 있음을 직관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깨어 있으라!”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 가슴에 깊게 박혀 듭니다. 조용히 말씀을 들고 지구촌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지금이 몇 시입니까?”                                   

hankschoi@gmail.com

09.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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