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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없으면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최근 우리 주변에 들려오는 많은 우울한 소식 중의 하나는 경제적인 영역에서 일어납니다. 특히 가상화폐의 몰락으로 부부가 딸의 생명을 끊고 자신들마저도 스스로 생명을 끊는 고통스러운 뉴스가 최근 우리 곁에 들려왔습니다. 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에 의해 비트코인이 나온 이래 지금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종류만 해도 무려 18,000여 종류에 이를 만큼 가상화폐는 가히 세상의 마음과 눈을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처음 가상화폐를 만들었던 가장 큰 동기 중의 하나는 특정한 국가가 자국 화폐의 통화량을 마음대로 늘림으로써 화폐의 가치를 떨어트릴 수 있는 위험에서 벗어날 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거래를 할 때 국가기관의 간섭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도 함께 줄이려는 목적이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지 벌써 13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 과연 처음 세워졌던 목적이 이뤄지고 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렇지 못하다’라는 답변이 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가의 개입 없이 자유로운 거래를 표방했지만 범죄에 사용되는 경우들로 인해 국가기관에서 더 크게 눈을 뜨고 감시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화폐의 근본적인 목적 중의 하나인 ‘가치교환수단’으로 자리를 잡기보다는 오히려 가상화폐 그 자체가 끊임없이 변동함으로써 가치의 교환수단으로는 현실에서 전혀 맞지 않다는 사실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때 6만 9천 불까지 올라갔던 비트코인 하나의 가치가 지금은 2만 불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일한 개수의 화폐가치가 이렇게 많이 차이가 나게 되면 더 이상 교환수단으로서의 역할은 불가능하며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의 투자대상이나 될 뿐입니다. 현재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대부분 사람은 교환수단으로서의 가상화폐를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구입해 놓으면 나중에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는 미래 투자의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나머지 2만여 개의 가상화폐도 같은 길을 걷고 있습니다.

화폐의 기본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화폐라는 이름으로 지칭되며 그곳에 자신의 미래를 맡기다 실패한 수많은 사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설령 가격이 추락하기 이전에 다 처리해서 많은 이익을 남겼다고 하더라도 과연 신앙인으로서 가상화폐를 건강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이 남습니다. 신앙인으로서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가장 큰 문제를 지적하라고 한다면 ‘수고와 땀을 흘려 그 결과로써 만들어지는 열매가 없다’는 점입니다. 가상화폐에 투자된 돈이 우리 삶에 필요한 어떤 상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이는 것이 전혀 아닌 문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는’ 그런 도박의 모습으로 나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인간은 살아있는 한 얼굴에 땀을 흘려야만 먹을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한 창조주의 엄중한 선언을 들었습니다(창 3:19). 이 근본적인 원칙에서 벗어나 땀 흘림이 없이 먹을 것을 가져가려는 그 모든 시도는 땀 흘리며 먹을 것을 얻으려는 그 누군가에게 필연적으로 고통과 아픔을 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하며 창조주의 말씀 위에 담담하게 신실하게 걸어가는 신앙인이 점점 더 그리워집니다.

 

07.16.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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