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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가치와 진정성

은희곤 목사

평화드림포럼 대표

“어느 회사에서 인재를 채용한다는 공고가 올라오자 많은 청년들이 유명 인사의 추천장을 받아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추천장도 없이 면접을 보러왔던 청년이 채용되자 한 직원이 인사담당자에게 물었습니다. "추천서도 받아오지 않은 사람을 채용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인사담당자는 말했습니다. "사실 그 청년은 가장 빼어난 세 가지 추천장을 갖고 왔습니다.“ 직원은 ”저는 그 청년의 추천서를 접수한 적이 없는데요.“ 이어 인사담당자가 말합니다. ”그 청년의 추천장 3개는 첫째, ‘친절한 성품’입니다. 다리가 불편한 다른 사람에게 먼저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둘째, ‘사려 깊고 정갈한 성품’입니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보고 주워 휴지통에 넣는 모습과 그때 눈에 들어왔던 그 청년의 단정한 옷과 정돈된 손톱을 봤습니다. 셋째, ‘배려하는 성품’입니다. 면접이 다 끝나고 다리가 불편하여 천천히 나가는 앞사람이 미안해하지 않게 물러섰다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즉 그 청년의 몸에 밴 좋은 습관이 최고의 추천장이었던 것입니다. 사람의 오래된 생각과 심성은 행동으로 나타나고 이는 곧 습관이 됩니다.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 등 '습관'은 결국 인성의 조각들인 셈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쌓아온 지식이 아닌 행동을 통해 나타나는 법입니다“(퍼온 글). 영국의 시인이자 극작가, 비평가인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은 ‘처음에는 우리가 습관을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습관이 우리를 만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한국은 요즘 얼마 남지 않은 대선으로 많이 시끄럽습니다. 대선후보들이 서로를 향한 비난수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또한 대선후보 부인들과 관련한 여러 사건들까지 더하여져 여간 낯 뜨겁지 않습니다. 공식 선거기간 동안 광화문 시청 서울역 광장 등등 후보들의 유세트럭들에서 흘러나오는 확성기들은 너무 심각한 소음공해여서 괴로울 지경입니다. 이런 가운데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누가 대통령이 되던 이 중차대한 시기에 대한민국을 온전히 이끌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을 서로 주고받는 것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버클리대학 언어학과의 석좌교수이자 인지언어학의 창시자중 한 사람이고 정치 프레임 구성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사회적 쟁점을 둘러싼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 전쟁에서 “모든 선거에서 가치가 정책을 이긴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정책이 아주 인기가 높을 때도 적용된다고 합니다. 

이번 대선의 가치는 대략 ‘공정, 평화, 안전, 통합’으로 나타납니다. ‘공정의 가치’는 이미 폭로되어 공개된 대선후보들과 부인들 문제로 벌써 일치감치 무너져 국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으로 작용했습니다. ‘평화의 가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올해 들어서만 8번째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등으로 그 의미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안전의 가치’는 세 차례의 대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격상에서 오는 무력감과 단절의 심화 이로 인한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 이를 넘어 '코로나 레드(Corona Red)', '코로나 블랙(Corona Black)'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할 정도로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 민생측면에서 처리해야 할 아주 중요한 항목으로 떠올랐습니다. ‘통합의 가치’는 현대판 당쟁이라 빗대는 분열과 대결의 시대를 이젠 그만 끝내고 싶은 국민들의 무의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역사적인 위기와 대전환의 시대에 있어서 ‘국민통합의 가치’는 특히 정치의 영역에서는 다른 모든 가치들에 우선합니다. ‘공정, 평화, 안전, 민생 문제’도 국민통합을 통해서만 더 효율적으로 극복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선기간을 통해 대선 후보들의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공약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무엇이 옳은 것인지 조차 판단하기 쉽지 않은 멈추지 않는 의혹들의 폭로와 공방과 변명들, 결집을 호소하며 거리거리를 가득 메운 지지자들의 환호가 꽉찬 결사항쟁의 유세들, 서로가 흠집을 내려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드는 준비된 토론회 그리고 이 같은 상황에서 매일같이 나오는 지지율을 살펴볼 때 재미난 현상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오만과 겸손의 사이클’입니다. 대선후보 누구이든 오만할 때 지지율이 떨어지고 겸손할 때 지지율이 올랐습니다. 

이렇게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통합의 가치’는 ‘겸손’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스스로 무의식적으로 그들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대선후보들은 이를 가장 뼈저리게 깊이 받아 들여야 합니다. 오늘 대선후보들이 들고 나온 추천장을 봅니다. ‘학력, 경력, 스팩, 업적’등이 빼곡하게 적힌 추천장이 아니라 위에 언급한 ‘추천장 없이 면접 보러온 청년’처럼 ‘친절하고 사려 깊고 정갈하며 배려심이 강한 성품’ 등 몸에 밴 좋은 습관들이 삶의 인성 조각들이 대선후보들의 최고의 추천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추천장은 ‘겸손’입니다. 상황에 따라 수없이 변하는 도무지 신뢰할 수 없고 비굴하기까지 한 ‘립서비스’ 그리고 후보기간에만 넙죽넙죽 절하는 그런 목적과 이유 있는 ‘겸손’이 아닙니다. 오랜 기간 동안 삶으로 살아내어 쌓이고 녹아들어 언제 어디서나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된 지속성으로 그 가치를 발현하는 그리고 당선 전후가 같은 ‘겸손’입니다. ‘진정성’입니다. 너무 무리한 요구이자 이상일까요? 죄인인 저희들이 이리 100%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리 살아가보려 노력하는 그 모습을 대선후보들에게서 ‘통합의 가치’로서 보고 싶습니다. 

하나님 말씀입니다. 잠언 18:12, “사람의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 대한민국을 이끌 좋은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도합니다. 

03.0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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