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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블루와 블랙’ 안에서 맞는 올 가을엔 !

은희곤 목사

평화드림포럼 대표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넓은 땅을 정복한 몽골의 칭기즈칸에게 큰 뉘우침을 준 사건이 있습니다. 칭기즈칸은 사냥을 나갈 때면 늘 매를 데리고 다녔고 매를 사랑하여 마치 친구처럼 여기며 길렀습니다. 하루는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매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고 자신은 목이 말라 물을 찾았습니다. 가뭄으로 개울물은 말랐으나 바위틈에서 물이 똑똑 떨어지는 석간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떨어지는 물을 잔에 받아 마시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바람 소리와 함께 자신의 매가 그의 손을 쳐서 잔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해서 방해하자 칭기즈칸은 몹시 화가 났지만 화를 참고는 다시 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물을 마시려는 순간 매가 날아와서는 잔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러자 그는 재빨리 칼을 휘둘러 매를 베었습니다. 그리곤 죽은 매를 치우면서 물이 흐르던 바위 위를 보게 되었는데 그곳에는 죽은 독사가 샘물 안에서 썩고 있었습니다. 만약 칭기즈칸이 그 물을 마셨더라면 뱀의 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고 매는 그것을 알고 물을 계속 엎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칭기즈칸은 금으로 매의 동상을 만들어 양 날개에 각각 다음과 같은 문구를 새겼다고 합니다. '분노로 한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벗은 여전히 벗이다'(퍼온글). 

‘화, 분노’. 정말 상당히 스스로 경계해야 합니다. 순간적인 분노의 표출은 당시 자기감정을 시원하게 해줄 수는 있어도 그것은 잠간, 그 이후에는 분노한 것을 애써 모면하고 정당화하려고 취하게 되는 고집과 아집들, 이로 인한 관계와 일들의 단절과 파괴 등등 부정적인 결과들이 더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강승걸 교수(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분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분노’는 본능적 감정이 순간적인 말 또는 행동으로 표현되는 것으로 이런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는 분노조절 문제는 다양한 원인에 기인한다. 대표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 노출, 마음속 억눌린 화 누적, 성장과정 중 정신적 외상, 낮은 자존감이나 열등감, 무시당한다는 생각, 특권의식이나 피해의식, 뇌의 감정조절 기능 저하, 폭력에 대한 처벌이 약한 사회나 문화적 환경 등이다. 자주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은 독선적이거나 일방적 성격인 경우가 많다. 분노조절 문제를 안고 있다면 본인은 느끼지 못하지만 가족들과 주변사람들은 큰 고통 속에 살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분노를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을 ‘분노조절장애’라고 합니다. 우리들 주변이나 교회 안에서도 흔히 접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잘 안되면 시도 때도 없이 불쑥 화를 내거나 자기 분노를 실컷 다 표출해 위협적 상황을 만들어 주변을 불편하고 불쾌하고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지나간 일들이니 다 잊읍시다’하며 자기는 꽤나 쿨 한 사람인양 스스로 멋지다고 착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실제로 ‘분노조절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일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 근래 “코로나19로 인해 외부활동이 제약되고,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우울감인 ‘코로나블루’를 넘어서 우울증 단계인 ‘코로나블랙’을 호소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때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일상에서 화를 내고 순간적인 분노의 표출로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립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노조절’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나? 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전문가들은 “분노가 치미는 순간에 1-2분 참고 1부터 100까지 숫자를 세우거나 견딜 수 없으면 상황을 피하는 것, 상대의 입장이 돼 보는 역지사지 태도를 갖는 것, 불만스럽거나 힘든 상황에서도 유머로 상황을 대응하는 것, 표현법 개선, 격렬한 감정이 치밀 때는 잠시 참으며 유연한 사고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성경은 분노가 치밀 때 유순한 대답이 분노를 쉬게 한다고(잠15:1), 그리고 거룩한 손을 들어 기도하라고(딤전2:8).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을 낸다면 그것으로 인해 죄까지는 짓지 말고 해가 질 때까지 그 분을 삭히라고 말씀하십니다. 만약 그리하지 못하고 계속 분을 품고 있다면 그 ‘분’이 마귀가 들어오는 틈과 통로가 된다고(엡4:26-27). 그렇습니다. 우리들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인생의 가장 큰 실수는 항상 분노했을 때 내린 결정들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칭기즈칸은 금으로 매의 동상을 만들어 한 날개에 '분노로 한 일은 실패하기 마련이다‘라는 문구를 새깁니다. 우리는 화가 났을 때 어떤 일일지라도 조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판단과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한 자세입니다. 자연스럽게 자동으로 그렇게 되도록 나 스스로를 계속 훈련해 나가야 합니다. ‘분노조절, 자기절제, 자기조정능력’입니다. ‘성숙한 진가’입니다. 이것은 평범한 상황에서는 절대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들고 고통스럽고 화가 나는 상황과 순간에 나타납니다. 

올해 가을도 우리들의 기대와는 달리 코로나 블루와 블랙 안에서 맞게 됩니다. 코로나로 인해 피폐해져 가는 일상에서 이유 있는 분노와 까닭 없이 화가 치밀어 올라도, 스스로 그 ‘분’을 유순한 대답과 기도로 다스리며 해질 때까지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할 때, 나는 물론이고 주변 이웃들을 조금은 더 감사와 기쁨으로 만나게 되는 풍요로운 계절이 될 것입니다.

pastor.eun@gmail.com

10.02.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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