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지난 두 주 온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고통스럽고 슬프게 한 사건이 있다. 아이티에 지진으로 3,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11년 전에 지진으로 22만명이 목숨을 잃은 후 그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 노예로 잡혀와 수백 년을 고통스럽게 살아온 사람들인데 이런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오는 질문이 있다. It is not fair, 너무 불공평한 것 아닌가? 현재 전 세계인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뉴스가 있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점령하고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핍박하고 죽인다는 소식이다. 탈출하기 위해 비행기에 붙었다가 떨어져 죽는 사람들, 내 아이라도 살려달라고 담장 너머 미군병사를 향해 아이를 집어던지는 엄마의 애절한 눈빛.
아프가니스탄은 99%가 무슬림이다.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발각되면 죽임을 당하는 나라다. 놀라운 사실은 최근 몇 년에 이슬람권 나라에서 기독교가 가장 빨리 전파되고 있는 나라가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한다. 그러나 탈레반이 나라를 점령함으로 앞으로 기독교인은 모두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는 누구에게나 드는 의문이 있다. 왜 하나님은 이런 상황에 침묵하고 계시는가? 수많은 사람은 이런 부조리한 세상을 바라보며 시편의 아삽과 같이 질문한다.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시편73:2). 한 마디로 주님, 이건 아니잖아요? 복음성가 가사는 “하나님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으시고 언제나 공평과 은혜로 나를 지키셨네”를 노래하지만 우리 삶은 전혀 그렇지 않을 때가 많다. 공평하지도 정당하지도 않을 때 불합리한 세상에 아파할 때 신자로서 마음껏 불평하지도 못하고 고통 할 때가 왜 없겠는가? 필립 얀시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Disappointed with God(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Jennifer Rothchild는 God Is Just Not Fair(하나님, 너무 불공평해요)라는 책의 제목으로 노골적으로 불평을 터뜨린다. 하나님은 정말 공평하신가? 내 기도를 듣고는 계신가? 과연 존재하시는가? 모두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이지만 누구도 대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다.
때로 풀리지 않는 고난 앞에 신앙의 위기를 맞는 사람도 있다. Bart D. Ehrman은 그의 책, God’s Problem: How the Bible Fails to Answer Our Most Important Question—Why We Suffer(하나님의 문제: 성경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고난에 답하지 못한다)에서 자신이 왜 신앙에서 떠났는지를 밝힌다. 저자는 미국의 보수적 학교인 무디신학교와 위튼대학교를 졸업했다.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으로 박사를 공부하고 목회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은 목회를 포기한 사람이다. 성도들이 겪는 ‘고난’의 문제를 결코 이해할 수 없어 하나님을 떠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다.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이 허락해야 땅에 떨어진다. 문제는 떨어지는 것이 참새가 아니라 이제 20살도 경험해보지 못한 청소년이라면, 이제 한참 자라나는 아이를 두고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하는 40대 아빠라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있다는 말이 더욱 우리를 아프게 한다.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면, 절대적으로 선하신 하나님이라면 왜 이런 일을 허용하는가? 이런 질문까지 나오기 마련이다. 주님, 세상이 이런데 제가 경건하게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신앙인에게는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이 필요하다. 육신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다. 인간의 범죄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모든 죄악의 현실을 바라보며 우리가 해야 할 기도는 하나님의 긍휼이다.
“하나님, 너무 불공평해요” 책에서 저자는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왜’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면서 마침내 고백한다. "당신은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당신을 사랑하시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당신을 훨씬 나쁜 것에서 보호하시고, 당신에게 더 좋은 것을 주시고, 당신도 미처 알지 못한 당신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위해 당신을 고통 중에 있도록 두시는 것인지도 모른다.”
생각처럼 인생이 펼쳐지지 않을 때 세상이 다 불합리하게 보일 때 억울하게 오해를 받고 가슴이 무너질 때 우리 그리스도인이 돌아가야 할 곳은 주님의 십자가다. 십자가 앞에 설 때 이런 죄악 된 인류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 앞에 설 때 무너진 인간 세상에 치유가 있고 해결이 있다. 주님, 부디 이 땅을 긍휼히 여겨주소서. 아프가니스탄에 은혜의 단비를 내려주소서.
preachchrist@kcpc.org
08.2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