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벌써 코로나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휩쓸고 있은 지 1년 반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최단시간에 백신을 개발하여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코로나를 무력화시키기에는 한계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누가복음 21장에서 마지막 시대의 징조 중 하나로 언급하셨던 ‘전염병’을 인류는 지금까지 의술과 과학이 눈부시게 발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과는 전혀 무관한 그래서 무식한 이야기로 여겼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전염병이 문자 그대로 우리 시대에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변이에 또 다른 변이를 계속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완전히 소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의학계는 조심스럽게 말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조절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합니다.
시대 앞에 보여지는 종말의 흔적은 또 있습니다. 지난 8월 5일자 The Guardian에서 다루었던 대서양 해류순환의 위기에 대한 내용입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 동부를 끼고 있는 대서양 바다는 남쪽 멕시코만에서 데워진 따뜻한 바닷물과 북쪽 캐나다와 멀리는 그린랜드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바닷물이 천천히 남북으로 돌며 순환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AMOC으로 불리는 이 해수의 순환으로 인해 북유럽은 겨울철에도 비교적 높은 온도를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발표된 해양학자들의 연구를 보면 이 해수의 이동이 점점 더 늦어지거나 심지어 정체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해수의 순환이 정지하게 되면 멕시코나 플로리다 근처의 남쪽 지역은 계속해서 뜨거운 해수가 머물고 있기 때문에 온도가 상승하게 되고 반대로 북유럽과 그린랜드 지역은 감당할 수 없는 혹한을 맞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극과 극의 현상으로 인해 남쪽에서 엄청난 양의 수증기를 품은 대기의 이동으로 인해 특정지역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또 다른 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움직여야할 해수가 움직이지 않음으로써 생태계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들, 예컨대 가뭄과 홍수 그로 인한 기근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으로 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해류순환이 늦어지는 현상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미 1950년대 무렵부터 일어나고 있었던 것으로 연구결과 드러났습니다. 바다 해저에 묻혀있는 퇴적물의 구성성분을 분석하여 연구한 결과 지난 1천여 년 동안 지금과 같이 해류순환의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었다고 말합니다.
이런저런 자연적인 현상들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면 지구의 미래가 보입니다. 현재 인류가 쌓아올린 과학지식으로도 결코 그 흐름을 돌리거나 멈추게 할 수 없는 거대한 자연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조용히 창조주의 음성과 그 방향을 보게 됩니다. 시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역사의 종말이 있음을 미리 알려주셨을 뿐만 아니라 이런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시간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삶의 걸음을 걸어야 하는지도 가르쳐 주십니다. 지구촌을 강타한 코로나와 엄청난 양의 폭우를 통해 창조주 하나님이 주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눅21:36).
샬롬.
hankschoi@gmail.com
08.14.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