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애틀랜타 총격사건 후에 제가 살고 있는 버지니아 지역의 덴 헬머 하원의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총격사건으로 숨진 8명 가운데 한인여성 4명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사건에 대하여 유감을 표하면서 한인들의 정서를 물었습니다. 한 사람의 범죄 때문에 모든 백인 남성을 규탄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심각하게 증가되는 아시아인 혐오상황에 대해서는 한 도시를 넘어 미국정부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것을 부탁했습니다. 미국은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는 여러 민족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세워가는 나라입니다. 백인이 동양인이나 타민족을 무시하지 말아야 할 것은 똑 같은 미국 땅에 살아가는 동양인이 백인이나 남미인을 무시하지 말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미국수도 워싱턴 지역에 있는 한인을 대표하는 몇 지도자들이 바이든 대통령 앞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공통된 마음을 담이 서신을 전달했습니다. 메시지의 일부를 우리말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친애하는 바이든 대통령께, 워싱턴 수도권 한인커뮤니티의 대표자로서 우리는 애틀랜타 집단 총격사건 희생자들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애도합니다. 우리는 모든 형태의 증오를 비난하고 이러한 무의미한 살인에 충격과 공포를 느낍니다. 미국은 지난 1년 넘게 COVID-19의 공격을 받아왔으며 아시아 증오범죄의 증가를 경험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수많은 공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애틀랜타 대량 총격사건은 이러한 증오범죄 중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것으로 많은 아시아인의 마음에 분노의 샘을 자극했습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 급증하는 반 아시아 증오사건은 연방과 주정부 및 지방 자치단체와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애틀랜타 총격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경험한 수많은 차별과 폭거의 역사 가운데 한 단면에 불과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이든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개인차원의 범죄뿐 아니라 인종과 민족과 연관된 범죄도 늘 있어왔습니다. 우리는 인간의 고귀한 정체성을 짓밟고 인격을 파괴하는 비이성적으로 무자비한 폭력에 분노합니다. 한편 크리스천은 부조리와 폭력으로 둘러싸인 세상의 잔혹한 현실 앞에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는 성경말씀 또한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범죄는 근본적으로 타락한 인류로부터 나오는 결과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공정한 정의가 세워지기를 노력하는 동시에 하나님이 창조한 사람들이 본래의 아름다운 형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비로소 개인이든 집단이든 함께 어울리는 공동체의 삶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려주일과 함께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이 택하신 길은 당신의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일입니다. 하나님을 대적하여 원수가 된 우리를 위해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 은 심판이 아니라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는 일이었습니다. 그 피는 용서의 강이 되어 우리 가슴에 흘러 넘쳤고 마침내 온 세상에 부활의 생명을 알리는 새 아침을 열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모든 죄 문제에 대한 해결이라면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의 세력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인류는 죽음의 동굴을 지나 하늘의 생명이 임하는 빛의 터널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의 위대한 복음을 세상 끝까지 전하도록 제자들에게 부탁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140년 전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 부활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이름조차 생소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 들어와 땀과 피를 흘렸습니다. 이제 우리가 이 사명을 이어가야 할 때입니다. 부활의 복음이 세상 끝까지 전파될 때 하나님이 만든 사람은 민족과 인종의 장벽을 넘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영광의 부활복음이 온 세상에 선포될 때 우리 주님은 약속대로 세상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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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