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지난 1월 4일 117차 국회를 개원하면서 9선 의원이며 감리교 목사인 임마누엘 클레버(Emanuel Cleaver)가 기도를 인도했습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여 기도문을 작성한 후 인도하였는데 신실한 신앙인들에게 많은 아픔과 고민을 불러왔습니다. 그래도 외형적으로는 감리교 목회자로 지도자급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데 반해 그의 기도문은 참담한 내용이었습니다.
우선 그는 기도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가 흔히 표현하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라는 표현 대신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유일하신 신(神), 브라만, 혹은 다른 다양한 종교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지는 신(神)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그는 이 기도를 결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경의 하나님께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힌두교에서 세상을 창조한 신(神)으로 언급되는 ‘브라만’에게 드려진 그런 기도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회에서 드려지는 기도문의 내용이 아무리 경건하고 웅장하더라도 그 기도의 대상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생각하고 고백했던 그런 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상한 신(神)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가 드려졌던 것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가 자신의 기도를 ‘아멘 그리고 아-우먼’(Amen and ‘A-woman’)으로 끝을 맺었다는 것입니다. 흔히 우리가 기도가 끝났을 때 ‘아멘’하고 마치는 것과는 다르게 그는 ‘아멘’ 그리고 ‘아-우멘’도 추가로 첨가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코미디처럼 끝을 맺은 이유는 ‘아멘’의 끝이 ‘멘 men’이기 때문에 국회에 등원해 있는 여성의원들을 생각해서 ‘아멘’ 뿐만 아니라 ‘아 우멘 woman’까지 해주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정말 기도문이 아니라 코미디였습니다. 그의 이러한 표현에 대해 많은 미국인들이 분노하였고 옳지 못한 자세임을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이것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특별한 성(性)과 관련된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려는 움직임이 점점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성 중립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은 기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뼈대를 세우는데 사용된 단어들을 마치 나쁜 의도가 포함된 단어가 되는 것처럼 우리 입술에서 지워버리려는 모습들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기되는 것 중의 하나가 특정한 성(性)을 포함하고 있는 ‘Father’ ‘Mother’ 대신에 두리 뭉실하게 ‘Parent’를 사용하자는 것입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남성에게도 여성에게도 똑같이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단어들도 제안합니다. ‘맘’(mom)과 ‘대디’(daddy)를 합쳐서 ‘마디’(maddy)로 표현하고, ‘마마’(mama)와 ‘파파’(papa)를 합쳐서 ‘마파’(mapa)로 표현한 신조어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16일 영국의 한 여성이 2013년 남성으로 성전환을 하였습니다. 당시 성전환수술을 하면서 여성이 가진 임신기능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 정자 기부를 받아 아이를 임신하여 출산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병원에서 발행하는 출생확인서에 자신을 아이의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로 기재해줄 것을 요구하다 거부당한 후 마침내 영국 대법원에까지 소송을 가지고 갔지만 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결정은 단순했습니다. 아이를 낳은 사람을 ‘어머니’라고 부르지 ‘아버지’라고 할 수는 없다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규칙과 합의사항을 언급했습니다. 참 희한한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면서 우리 예수님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로 거두셨던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성적(性的)인 약점을 가진 분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한 번도 약점을 가진 죄인들을 제자로 받아주시면서 성경이 가르치는 성(性)의 기준을 낮추거나 변경하지 않으셨다는 사실입니다. 신앙인들이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성소수자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너그럽고 따뜻하게 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주님의 기준’을 말하고 성경적인 길로 이끌어주는 담대함과 용기도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서 있습니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영적인 어두움이 우리를 찾아오고 있는 이때에 신앙인의 ‘너그러움’과 ‘단호함’을 함께 가지고 우리 주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걷기를 다시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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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3.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