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싱톤중앙장로교회)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이 2021년 1월 20일 미국 제 46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해서 본격적인 국정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끝났지만 전례 없던 심각한 국론분열과 사회불안 현상을 겪어야 했습니다. 급기야 국회의사당 점거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미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식을 두고도 안전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안전한 분위기에서 취임식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과거의 모든 아픔의 흔적을 강물에 흘려보내고 새롭게 들어선 정부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공의를 이루는 정치에 통로가 되기를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크리스천이라 해도 정치란 관심을 버려야 할 영역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을 만드시고 가장 먼저 주신 사명이 땅을 다스리는 권한이었습니다. 다스리다는 히브리어 동사형 ‘말라크’이고 다스리는 왕은 명사형 ‘말레크’입니다. 즉 하나님은 아담에게 하나님과 같이 다스리는 사명을 부여하셨습니다. 아담이 궁극적인 통치자는 아닙니다. 우리는 전능하신 통치자, 유일하신 통치자의 명을 받아 세상을 관리하도록 책임을 위임받은 사람들입니다. 즉 대리 통치자라 할 것입니다.
성경에는 다양하게 통치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사사 시대는 하나님이 사사들을 세워 통치하게 하시고 훗날에는 왕들을 세워 통치하게 하셨습니다. 왕들은 우리를 다스리는 진정한 왕 되신 하나님이 위임한 사명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하나님 앞에 사명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이런 사람은 백성에게 군림하는 왕이 아니라 백성을 위해 헌신하도록 부름 받아 섬기는 왕의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권세를 소중히 여기고 백성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한 다윗 같은 선한 왕이 있는가 하면, 하나님을 버리고 어리석음에 빠져버린 사울 같은 왕, 자신의 권력으로 하나님의 통치에 대적하는 역할을 감당했던 헤롯이나 빌라도 같은 정치인도 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가 신앙인이든 그렇지 않든 하나님의 일반적인 은총 아래 지도자로 부름을 받았다면 그를 위해 기도하는 일입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나 지지하는 정당을 떠나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지도자를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하는 일입니다. 어느 나라 어떤 통치권자라 해도 하나님의 눈에도 사람의 눈에도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는 신앙인은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지도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기도는 세상에 개입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의 역사가 현실에 적용되도록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리는 신앙적 행위입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대통령 선서의 전통을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가톨릭 집안에서 1893년부터 사용해오던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습니다. 성경에 손을 얹는 것은 문자로 된 책이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주어진 책임을 진실하게 감당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율법을 따라 백성을 다스리고 섬긴 왕들을 선한 왕이라 평가하고 말씀을 제쳐놓고 자신의 성격대로 통치한 왕을 악한 왕이라 부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위임받은 사명을 감당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취임식을 축하하는 시간에 미국을 대표하는 컨트리 가수 브룩스는 ‘Amazing Grace,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찬양을 불렀습니다. 그는 보수 성향이 강한 오클라호마 출신으로 공화당원이지만 민주당을 대표하는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나 같은 죄인을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가사처럼 하나님이 허락하신 빛을 따라 그 크신 은혜를 의지하여 대통령직을 잘 감당하기를 기도합니다.
지상의 모든 왕은 한시적으로 통치를 위임받은 불완전한 왕입니다. 크리스천은 불완전한 지상 통치자를 바라볼 때마다 우리를 사랑하고 섬기고 마침내 당신의 생명까지 내어 주신 유일하고 완전한 왕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상 모든 것들이 다 지나가고 언젠가 우리를 당신의 나라로 인도하여 영원한 천국의 기쁨 속에 머물게 하실 우리의 진정한 왕 되신 하나님을 사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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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1.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