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그 해에 해당되는 띠와 관련된 동물이 언급됩니다.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으로 소띠입니다. 별 의식 없이 소띠라고 우리가 말하는데 최근 어떤 신앙인으로부터 띠와 관련된 강력한 거부의 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강력하다 못해 신앙인으로서 띠를 운운하는 사람들은 구원받지 못한 사람인 것처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부분 즉 12지간과 해당되는 동물들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한국인으로서 띠를 언급하거나 사용하여 나이를 계산하는 것은 대단히 익숙하고 편리한 방법입니다. 집안 친척들의 나이를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사람의 띠를 기억하는 것은 훨씬 더 쉽고 오래갑니다. 나이는 해마다 바뀌지만 그 사람의 띠는 늘 동일합니다. 그러다보니 띠를 알고 있으면 구체적인 연령을 계산하는 것이 아주 정확하고 편리합니다. 분명히 연령계산과 관련되어서는 띠만큼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장치도 없어 보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신앙인들이 띠를 사용하는 것 그 자체를 나쁘게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지(支)가 가지고 있고, 현재 사용되는 실제적인 영역을 점검해보면 비성경적인 내용들이 많습니다. 12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로 표기되는 12가지로 고대기록에서는 시간을 표기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다가 시간뿐만 아니라 방향을 표현하는데도 사용됩니다. 즉, 자(子)가 시간의 시작으로 밤11시부터 새벽1시까지이고, 방향으로는 정북 방향이 되며, 축(丑)은 시간적으로는 새벽1시-새벽3시까지이며 방향을 표시할 때는 동북쪽을 가리켰던 것입니다.
이런 표기법은 3천년 전에 사용된 갑골문자에서도 병자(丙子), 을해(乙亥) 등과 같은 글자들이 나타납니다. 그러다가 2세기경에 이르면 12지(支)에다 12가지 동물을 배정하게 되는데 자(子)를 쥐, 축(丑)을 소, 인(寅)을 호랑이 등과 같은 동물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자(子)가 쥐를 의미한다던가 혹은 묘(卯)가 토끼를 의미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동물들을 연결하기 시작하면서 인생의 운명과 시대를 점치는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머물지 않고 12지에 해당되는 12짐승은 서서히 신(神)의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신라와 고려시대를 지나면서 특히 불교의 영향력으로 시간신과 방위신으로 표현됩니다. 12지를 통해 특정한 방향을 표현하던 것을 넘어 그 방향에서부터 오는 사악한 기운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해당되는 짐승이라는 생각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컨대 2021년은 신축년으로 ‘축(丑)’은 ‘소’를 가리키며, 방향으로는 동북쪽을 가리키는데 그 동북쪽에서 오는 사악한 기운을 소가 막아준다는 것과 같은 식입니다.
여기까지의 내용들을 훑어보게 되면 12지간을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띠’가 단순히 나이계산을 넘어 영적인 영역에까지 들어와 있음을 발견하게 되며 성경의 가르침과 모순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배경을 알게 된 신앙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띠를 단순히 특정한 년도나 나이 산정을 위해 사용하는 그 이상은 피하는 것이 바른 자세입니다. 역사자료를 읽다보면 임진왜란, 병자호란처럼 역사적 사건과 관련되어 12지간이 나타나기 때문에 후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것을 넘어 띠를 사용하여 어떤 사람의 운세를 본다든지 특정한 방향으로부터 사악한 기운이 임한다는 그런 비성경적인 흐름에다 자신을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시간과 모든 방향, 곧 우주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는 하나님이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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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6.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