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신대 총장
크리스마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독교의 가장 중요하고도 의미심장한 날이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기독교의 신앙과 관계없이 이 크리스마스가 전 세계적으로 지켜지는 축제가 되어버렸고, 이 크리스마스 계절은 전 세계의 문화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면서 기독교의 절기중 가장 세속화된 절기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변질은 크리스마스가 시작될 때의 동기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초대교회 교부들은 사실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행사는 이교도의 행사를 따르는 것이라고 해서 예수님의 생일날에 대해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았고, 그날을 축하하는 행사를 갖지 않았다. 그러나 후기 교회 지도자들은 서구사회에서 위대한 인물의 생일날을 지정하여 대대적으로 축제를 벌이고, 또 12월이면 태양을 숭배하는 축제가 워낙 대중적으로 거창하게 지켜지므로 이들을 기독교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예수님의 생일날을 추적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성경이나 다른 어떤 기록에서도 예수님의 출생일에 대한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실제 생일날로 확정할 수 없었지만, 구약에 예언된 메시아의 오심이 태양과 연관된 것을 주목하면서 로마의 동짓날인 12월 25일을 예수님의 출생일로 정하였다. 왜냐하면 동짓날은 낮의 길이가 더욱 길어지는 출발점이기에 의로운 해로 오시는 메시아의 출생과 사역의 의미에 가장 걸맞는 날로 인식을 하였기 때문이다. 기록상으로는 AD 336년 12월 25일 로마에서 처음으로 예수님의 생일을 축하하는 날로 지켜졌다고 한다. 그 결과 세속문화에서 지켜지는 동짓날과 태양숭배 축제를 기독교화 하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으나 예수님의 출생의 의미가 이들과 동화되어 세속화되고 말았다.
오늘날 대개의 나라는 크리스마스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지키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시즌은 나라와 지역에 따라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건 신앙의 유무와 상관없는 전 세계적인 축제시즌이며 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경제적 이익을 얻는 시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성도들 각자와 교회 역시 크리스마스 행사를 매우 다채롭게도 성대하게 치루고 있다. 과연 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으며 무슨 마음으로 그 행사를 치루고 있는가?
예수님의 출생은 역사적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심장한 사건이다. 하나님의 말씀의 기록이며 하나님의 비밀을 밝혀주는 유일한 계시의 기록인 성경은 예수님의 탄생과 그의 사역이 중심이다. 구약은 천지창조 전에 이미 하나님이 마련해 놓으신 하늘의 하나님의 성전과 하나님의 나라를 피조물의 세계와 통일시켜 하나님의 영원한 성전과 나라를 세우기로 작정하시고 천지를 창조하고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인간의 타락이후 그와 다시 언약을 맺으시고 구속역사를 시작하시면서 하나님이 성육신 하여서 세상에 메시야로 오실 것과 그가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세상을 다시 회복하여 자신이 세운 천지창조의 목적과 목표를 반드시 성취하실 것을 타락한 인간에게 맹약하셨다. 구약은 이러한 언약이 성취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하고 메시아의 오심과 그의 사역에 의하여 종말론적인 새로운 영광의 시대가 펼쳐질 것을 예언하는 내용을 기록하는 것이라면 신약은 예수가 바로 그 메시아이며 그의 출생으로 인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으며 그의 지상의 사역을 통하여 구약의 모든 하나님의 선포와 언약적 약속이 하나도 남김없이 완전하게 성취되었음을 기록한다.
더 나아가 그 성취가 성령의 사역으로 하나님의 택하신 백성에게 실행되므로 그들은 이 땅에 살면서도 하나님 나라의 시민과 하나님의 성전이 되어 하늘의 축복을 누리면서 그리스도가 시작한 종말의 새 시대를 살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이와 더불어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 등극하여 통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다시 재림하여 그 새 시대의 절정기적 삶을 살게 될 것을 확인시켜주면서 그날까지 성도들은 복음 전파와 하나님의 택한 백성들을 하나님의 제자로 양육하면서 이 세상을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와 성전으로 확장하며 영광스럽게 해야 할 사명을 성취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죄로 죽은 우리는 그리스도의 출생과 사역을 통하여 다시 산자가 되었고, 하나님과 하나가 되어 항상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하나님의 존전에서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의 사명을 성취하는 신비로운 인생을 살게 된 자들이다. 그리스도의 출생이 없었다면 이러한 신비로운 인생은 결코 우리의 인생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출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가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던 우리들의 크리스마스는 이러한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거룩하고 감사와 찬양이 넘치는 날, 일생동안 믿음이 주는 소망을 붙들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을 다짐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편집자: 지난 2년간 ‘시론’을 집필해주신 김인환 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12.2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