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총신대 총장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대속의 죽음과 부활과 오순절 날의 성령의 강림사건과 더불어 하나님께서 오랜 구속역사를 통해서 배태시켜 오신 하나님의 교회가 드디어 이 세상에 탄생하게 되었다. 이때 탄생한 교회는 사도들의 고백을 기초로 해서 세워진 단 하나의 교회였다. 그 이후 전 세계 각 지역에 전파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결과로 성도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각 지역마다 많은 교회가 세워졌지만, 그 교회는 모두 하나님이 세우신 한 교회의 지 교회일 뿐이다. 민족, 지역, 언어, 문화, 신앙고백의 표현, 성례, 교회 정치제도의 차이 등등에 따라 수없이 많은 교회들이 세워졌고, 그 교회들은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많은 다양한 교단을 형성하였다. 시각적으로 볼 때 많은 교회와 교단이 존재하므로 마치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다양한 교회와 교단이 있는 것 같지만, 그러나 세상에는 여전히 하나님이 세우신 하나의 교회가 있을 뿐이며 그 모든 교회는 그 하나 밖에 없는 교회의 가지일 뿐이다. 따라서 성경은 한결같이 시각적(visible)으로 뿐만 아니라 역동적(dynamic)으로 모든 지 교회의 하나 됨을 지킬 것을 명령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지 교회와 그 교회에 속한 성도들은 그리스도를 아는 일과 믿는 일에 하나가 될 때 이 하나 됨을 이루어낼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데 까지 이르며.....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되며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참된 교회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다양성을 이루었지만 유기적 통일성을 이루지도 못하고 성숙한 교회는 더 더욱 이루지 못한 나머지 세상의 조소와 기피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에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사도들이 교회를 세울 때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으며, 그 이후 지금까지의 교회역사는 이러한 현상의 고저를 반복한 역사였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교회 내에 공존하는 믿음이 강한 자와 약한 자들이 서로 합력하고 협력하여 “한마음과 한 입으로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라”고 했다.
왜 믿음이 강한 자와 약한 자가 교회 내에 공존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비방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교회를 욕되게 하면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기피의 대상이 되는 것일까? 기독교의 믿음은 각 개인의 구도나 고행이나 인간의 깊은 사색 혹은 성찰, 지적 활동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 믿음은 근본적으로 하나님이 구원하시기로 예정하신 각 성도들에게 주신 주권적 은총의 선물이다. 그 믿음의 내용은 전적으로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즉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동의와 신뢰로 구성된다. 이 세 요소가 균형 있게 잘 어울리게 될 때 그 믿음은 가장 올바르고도 건전하며 강한 믿음이 된다. 이 믿음의 시작과 성장에는 성령의 사역이 반드시 개입된다. 하나님은 구원하시기로 예정한 자들에게 믿음을 주심과 아울러 성령을 주셔서 그 성령이 그의 죄를 깨닫고 회개케 하며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올바르게 깨닫도록 역사하신다. 그러나 성령이 각 개인에게 획일적으로 역사하지 않으므로, 성도들의 믿음과 성경지식은 각각 차등이 있게 되면서 믿음이 강한 자와 약한 자, 믿음의 지식이 많은 자와 적은 자들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그 믿음을 일상생활과 특별한 사안에 적용하는 방식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성도들의 믿음생활 방식이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하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은 교회 내에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여기에다가 항상 교회를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훼방하고자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탄이 교묘하고도 격렬하게 역사하기 때문에 더 더욱 그렇다. 이로 인해 교단과 교단이, 교회와 교회가, 신학자와 신학자가, 목회자와 목회자들이, 교회내의 직분자들과 직분자들이, 일반 교인들과 교인들이 서로 비방하고 비판하며 갈등하고 서로 싸우면서 교회의 기본적 모습까지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은 오랜 교회역사 속에서 해결되지 않는 큰 숙제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그렇고 미국교회가 그렇다. 양국이 민감한 대선을 앞에 두고 있기에 교회와 성도들이 정치적 문제에까지 개입되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하나님은 바울을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멋진 해결책을 가르쳐주었다. 그러나 모두 관심이 없는 듯 하다. 우리들은 다시 성경이 가르쳐주는 해결책을 깊이 곰씹으면서 이를 실천하여 믿음이 강한 자와 약한 자가 모두 하나가 되어 한 마음과 한 입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면서 교회의 능력과 영광을 회복하고 하나님나라를 확장하고 영광스럽게 하면서 그리스도의 임박한 재림을 준비하자.
09.26.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