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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고독

김인환 목사

전 총신대 총장

필자가 신학대학원 재학 시절이었다. 필자의 은사님 한분이 리더의 위치가 높아지고 영향력이 증대될수록 리더의 고독도 비례한다고 했다. 

필자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리더들을 보필하는 위치에도 있어 보았고 또 필자가 리더로서 많은 사람들의 보필을 받아 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은사님의 말씀이 사실임을 절실하게 실감해 보았다. 리더들에게 주어지는 무거운 책임감과 더불어 권한도 높아지고 누릴 수 있는 명예와 영광도 많아지지만 과거 마음을 터놓고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던 친구들이 하나씩 둘씩 거리감을 두면서 떠나가기 시작하고, 주변에는 자신의 이권을 추구하는 불량한 사람들이 훨씬 많이 몰려든다. 이들에게 둘러싸이지 않기 위해 부단하게 몸부림도 쳐야 하고 리더로서의 여러 다양한 무거운 책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절실하게 실감하는 지성적, 인격적, 도덕적, 영적 부족감을 극복하기 위한 자신과도 부단하게 싸워한다. 

리더는 이렇게 엄청난 고독을 곰씹으며 많은 스트레스의 격랑에 휘둘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알아주는 사람도 별로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리더가 시원하게 해결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다가 9번 잘하다가도 한 번 제대로 못하면 9번 잘해준 것은 온데 간 데 없어지고 그 리더를 비난하기 일쑤다. 특히 우리 한국민의 심리는 리더들을 세워주기보다는 트집 잡고 비난하고 욕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만은 아니다. 특히 교회 내에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한 것 같다. 특히 목회자들을 향한 교인들의 욕구 불만 표출과 트집 잡기와 비난이 점점 더욱 혹독하고 거세지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목사 장로를 다른 장로 보다 배나 존경하라고 가르치셨다. 왜냐하면 목사도 장로이지만,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신앙과 생활의 최고의 권위를 가진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직무를 그에게 부여했기 때문이다. 물론 목사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로서 합당한 지적 윤리적 인격적 영적 자질을 갖추어야겠지만, 그 역시 다른 성도들과 마찬가지로 용서함 받은 죄인에 불과하며 성령의 성화적 사역에 힘입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까지 자라가야 하는 연약함을 가진 사람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성장과정에 있는 목사이기 때문에 태생적인 연약함을 가진 목회자로서 목회현장에서 많은 실수도 하고 시행착오를 할 수밖에 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목사에게 기대하는 바는 너무나도 크다. 그러니 목회자는 더욱 고독하고 감당하기 힘든 짐을 그 작은 어깨에 짊어지고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목회자들도 성도들 이상으로 하나님의 위로와 성도들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로 한다. 이제 한국교회와 성도들은 그동안 한국 교회 역사 속에서 이러한 목회자들의 피눈물 나는 헌신과 열정으로 지금처럼 많이 성장했으니 성도들이 목회자의 이러한 짐을 나누어지면서 목회자들의 약점과 부족을 이해하고 채워주면서 그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성도들과 교회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양들이다. 모두 참 목회자인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성장해 가면서 그리스도가 우리 모두에게 주신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영광을 이루어야 할 사명을 성취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사명을 성취해야 하는 한 우리 각자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들이다. 그리스도께서는 목회자의 인간적 부족을 아시면서도 그에게 목회적 은사를 주셔서 그의 양들을 목양해야 할 리더로 세우셨고 그 이외 성도들은 교회와 가정과 직장과 사회에서 각자의 은사에 따라 리더로서 삶을 살아간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기능과 역할이 다른 리더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리더로서의 고독을 곰씹으면서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의 격랑에 허우적거리면서 인생을 살지 않을 수 없다. 

주님은 목회자와 성도들 사이에 유기적인 일체를 이루게 하시고 함께 성장해 가도록 하셨다. 목회자와 성도들은 서로가 받는 많은 고독과 스트레스의 후유증은 고스란히 서로에게 되돌아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요즈음 이민교회가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침체되고 힘든 이때에 목회자와 성도들은 서로 사랑하고 섬기면서 피차 존경하고 위로하고 격려해주고 서로의 고독과 고통과 연약함을 나누면서 서로 이러한 고독과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신바람 나는 삶을 살게 해주어야 모두가 이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낼 수 있다.

 

07.2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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