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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필-에이가 가지고 있는 아픔....

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담임목사

우리 주변에서 자주 듣기도 하고 이용하기도 하는 식당 중에 ‘칙-필-에이’가 있습니다. 얼핏 보면 상호이름이 마치 쓰다만 단어처럼 혹은 외국어처럼 쭉 붙여놓은 것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 사업체 이름을 한글로 표현할 때도 “‘칙-필-레’와 ‘칙-필-에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맞는 거야?” 라고 묻는 분도 있습니다. 도대체 ‘칙-필-에이’ 라는 상호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이며 어느 나라 말입니까? 

칙-필-에(Chik-fil-A)라는 말은 ‘Chicken Fillet’ 라는 말의 줄인 말로 닭을 생선 회 뜨는 것처럼 뼈에서부터 고기를 분리해서 순 고기만 사용한다는 것이고, 가장 뒤에 붙은 대문자 A는 그렇게 해서 최고급인 A급 음식을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상호 그대로 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닭의 품질과 식재료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아주 좋습니다. 음식의 식재료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급여 부분에 있어서도 최저임금을 17-18달러(2018년)로 인상하면서 고객들을 친절하게 대하는 친절 전문가가 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런 칙-필-에이가 최근에 연거푸 쓴 맛을 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뉴저지에 소재한 Rider 대학에서 칙-필-에이가 동성결혼과 성전환자들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내식당 입주허가를 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텍사스의 산 안토니오 국제공항에서도 칙-필-에이가 공항구내 매점 입주를 거절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유는 Rider 대학과 같습니다. 심지어 같은 기독교 신앙을 표방하며 시작된 에모리대학교에서 조차 칙-필-에이가 반동성애적 정책을 취한다는 이유로 대학 캠퍼스에서 축출했습니다. 

이런 결정들에 대해 칙-필-에이의 반응은 억울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사실 칙-필-에이가 성적(性的)인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유는 2012년,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였던 Daniel 씨의 발언 때문입니다. 그는 전통적인 기독교의 결혼관은 평생토록 함께 가야할 배우자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기독교적인 결혼관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동성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칙-필-에이의 공식적인 입장은 Daniel씨와 달리, 고객이 어떤 식의 성적(性的) 취향을 취하던지 상관하지 않고 한 사람의 고객으로 정중하게 대우하는 것이 회사의 기본철학임을 밝힙니다. 그러나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보다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다보니 한 사람의 개인적인 관점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되어버린 것입니다. 신앙인의 관점에서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이 땅 위에서 바르고 정직한 신앙적인 관점을 표현하며 살아가기가 점점 어려워져 갑니다. 이런 시대를 맞이하면서 잠시 머물다가는 나그네 길, 그 길에 빛과 인도자가 되는 영원한 창조주의 말씀에 눈을 돌립니다. 때로 그 말씀을 따라가는 길이 불편하고 아픔이 있더라도 그것이 인간을 지으신 분의 계획이고 생각이기 때문에 조용히 순종하며 사랑하며 걸어가는 신실함의 사람들이 더 많이 그리워집니다.

샬롬....

 

thechoi82@yahoo.com

05.11.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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