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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나와 객관적인 나

김인환 목사

전 총신대 총장

내가 나와 내가하는 일을 이해하는 것(주관적인 나)과 남이 그것을 이해하는 것(객관적인 나)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러한 시각 차이를 별로 생각지 않고, 과대망상적인 자기도취에 빠져있거나 열등의식에 사로잡혀 자신을 비하하고, 존재감을 상실한 채 무기력하게 살기도 하고,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진정한 인생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자기도취에 빠져 있거나 열등의식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유형무형의 상처를 입히면서 많은 부담을 줄뿐만 아니라 드디어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하고 이미 형성된 그 인간관계마저 끊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우리의 인생을 실패케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이러한 주관적 시각과 객관적 시각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자신의 모습을 합리화시키는데 몰두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각의 차이를 좁혀서 자신을 정확히 파악하고, 거기에 걸 맞는 솔직하고도 담백한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최대한 발휘하고,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을 즐겁고도 행복하게 해주고 그들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으로 인생을 사는 것은 삶의 위대한 지혜와 능력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세대 어느 유명한 서양의 철학자가 지혜란 저울의 한쪽에 놓여 있는 추의 무게와 꼭 같은 무게(due weight)를 다른 한쪽에 놓아서 그 균형을 이루는 능력이라고 했다. 대학시절 대학 영어교과서에 실린 이 글을 읽고 많은 감명과 깨달음을 받았다. 이렇게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자신에게 가장 걸 맞는 인생을 살아가다보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이 회복되어 자신감을 갖게 되며 자신 속에 잠복되어 있는 열등의식을 극복하게 된다.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면 자신을 과대포장하거나 과신하면서 남에게 우쭐대는 모습을 극복하게 해주고 겸손하고 온유한 사람이 된다. 뿐만 아니라 이때 우리 자신이 우리 자신을 수용하고 용납하면서 자기만족감도 생기고, 마음에 진정한 평안과 안정을 갖게 된다. 자기가 하는 일에도 자신감을 가지고 소신껏 그 일을 이루어내는 능력도 갖게 해준다. 자신감을 갖추지 못한 소심한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데도 그 일 하기를 두려워하다보니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 못하게 된다. 반면 과대망상에 빠져 있는 사람은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인데도 그것을 덥석 받아 일하다가 결국 그 일을 망치고 만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나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올바르게 구분한 다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과감하게 몰두하여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여 자신을 성취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여기에 인생의 행복이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하나님이 우리들을 어떻게 창조했으며, 하나님이 우리가 어떠한 사람으로 자신을 개발해서 어떠한 인생을 살기를 원하시는지를 알고 그것을 실행하게 되면, 우리는 가장 멋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하나님이 자신의 일을 하도록 하기위해 우리들을 창조하셨고, 우리가 타락하여 부패하고 무능해져서 그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자 그의 독생하신 아들을 통하여 우리들을 재창조하여 하나님의 일을 힘차게 할 수 있도록 구원해주시고 회복해주셨다. 우리들은 결국 하나님의 일을 하기 위해 존재하며, 인생을 살아간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다양한 은사를 주셔서 하나님이 하셔야 할 일들을 우리 각자에게 한 가지씩 맡아 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이러한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관적인 나와 객관적인 나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줄이고, 자신의 능력을 가장 적절하게 마음껏 발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과대망상에 빠지지도 말고, 열등의식에도 사로잡히지 말자. 우리 각자는 하나님이 직접 자신의 지혜와 능력으로 지으신 하나님의 걸작품이므로 우리 각자는 절대적이면서도 고유한 존엄성과 가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나를 창조하시고 재창조하셔서 나를 이렇게 회복해 놓으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나를 향하여 변치 않는 하나님의 사랑과 쇠하지 않는 능력에 의존하면서 나를 새롭게 정립하자. 그리고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내 이웃도 존중하고 사랑하며 함께 손에 손을 맞잡고 하나님의 일을 함께 이루어내자.  

 

03.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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