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꽤나 자극적입니다. 자동차 사고가 나서 차가 폐차가 될 정도인데 그 가운데서 머리털 하나 안다쳤더라. 하나님 감사합니다. 너무나 감사한 일입니다. 누구나가 다 하는 감사입니다. 그러나 매일매일 자동차 사고 안나고 하루하루 일상에서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는 데는 인색합니다. 지난 11월은 감사의 달이었습니다. 우리는 먼저 일상에서의 감사를 더 정밀하게 찾아내어 감사해야 합니다.
인체는 우주의 축소판이라고 합니다. 평균 체중을 지닌 성인이라면 하루 동안 다음과 같은 '인체활동'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성인의 심장은 하루에 10만3천6백89번을 뛰고, 피는 하루에 2억6천8백80만㎞를 돕니다. 하루에 2만3천40번의 숨을 쉬고, 7백50개의 근육을 빠르게 혹은 천천히 움직이며, 뇌세포는 7백만개가 움직입니다. 내가 무슨 수고를 해서 이 모든 것들이 단 하루에 이루어진단 말입니까? 나는 아무 수고도 하지 않았는데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들 움직이게 만드셔서 내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창조주의 경이로운 섭리입니다. 일상에서의 감사입니다. 새벽제단 쌓을 때마다, 예배드릴 때마다 감사해야 합니다. 질병으로 침상에 누워 교회에 오지도 못하고 마음 못잡아 이리저리 유리하고 방황하지 않고, 스스로 예배드리러 올수 있는 건강, 문제 안고 기도 제목 붙들고 씨름하러 교회에 나와 무릎 꿇을 수 있다는 거, 정말 하나님의 크신 은혜입니다. 매일 생명주신 것도, 건강한 것도,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도, 매일 못마땅해 하면서 투닥거리지만 남편이 있다는 것, 아내가 있다는 것, 하다못해 밥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있다는 것도, 가고 싶은 곳 자유롭게 갈수 있다는 것도, 눈으로 볼 수 있고, 귀로 들을 수 있고, 입으로 말할 수 있는 것조차도, 매일 매일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감사입니다.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감사의 현미경으로 나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나의 일상에서 나와 자녀들의 인생 곳곳을 세밀하게 만져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더 정밀하게 많이 찾아내 큰 감사했기 바랍니다.
일차원적인 사람은 모든 일들이 형통할 때 잘나갈 때, 평안할 때만 감사를 합니다. 남편이 돈을 잘 벌어오고 자녀들이 속을 썩이지 않고 온 식구들이 건강하고 하는 일마다 척척 잘되면 누구나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의 길이 항상 순탄하거나 형통하지 만은 않습니다. 언제나 고요한 바다만은 아닙니다. 때때로 광풍이 불어 닥칩니다. 앞이 안보일 정도로 깜깜한 암흑 속에 갇혀 있기도 합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감사는 그 안에서조차 감사할 조건들을 찾아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미국 미시간 주에는 ‘로버트 맥메스’가 세운 ‘실패 박물관’이 있습니다. 입구에는 토마스 에디슨의 글이 비석에 새겨져 있습니다.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단지 전구가 켜지지 않는 9,999가지 이유를 알게 됐을 따름이다.” 그에게 9,999번의 실패는 10,000번째 전구에 불이 들어오기까지 불이 들어오지 않는 9,999가지 이유를 알게 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혹 우리들의 인생에 9,999번의 실패가 있더라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10,000번째의 성공을 향해가는 계단 하나를 더 올라갔을 뿐임을 믿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하박국 선지자는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고,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에도 식물이 없고,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송아지가 없어도”(합3:17-19),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고, 그 살아계신 하나님이 반드시 무화과나무도 무성케 하시고 감람나무도 소출이 가득하게 하시고, 밭에도 식물이 풍성케 하시고, 우리에 양도, 외양간에도 송아지가 가득 차게 회복시키실 줄 믿고, “없어도 부족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축복” 때문에 드리는 일차원적인 당연한 감사뿐만 아니라, 고통 안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고 감사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모든 만남 안에서 감사해야 합니다. 집에서도 남편이 부인이 해주는 밥 먹을 때 시큰둥하게 먹고 끼적끼적 먹으면 해주는 사람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하루는 “맛이 왜 이래? 거 누구누구는 음식도 잘하더구만.” 이러면 그동안 묵었던 속 이야기들이 이때다 싶어 다 튀어 나오고 한바탕 전쟁이 일어납니다. 어리석고 미련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부인이 뭘 해주도 맛있다, 설혹 맛없더라도 훗날을 위해 “당신 점점 음식을 맛있게 하네” 뭘 해도 잘했다, 잘했다하면, 매일같이 식탁이 새로워지고 풍성해집니다.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점점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이 열립니다. 속에 있던 이야기들도 나오기 시작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더 쌓여갑니다. 얼마나 지혜로운 인생입니까? 원래 우리나라는 가족 공동체이고, 이 가족 공동체의 전통은 ‘밥상 공동체’입니다. 둥그런 밥상 둘러 앉아 밥 먹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며 사랑하는 공동체가 우리 ‘한민족의 밥상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 감사하라! “일상”에 감사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라! “만남” 속에서 감사하라. “찾아서” 감사하라! 바울은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 In every thing, in all circumstances)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전합니다. “감사도 순종”입니다. pastor.e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