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운 목사 (벅스카운티장로교회 담임)
미국은 6월 셋째주일을 아버지날로 지킨다. 무엇보다도 아버지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자녀들을 위하여 희생하며 수고하는 아버지들에게 가족 모두가 감사를 표시하는 날이다. 아울러 아버지들은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하다. 한 사람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어머니고 그 다음이 아버지다. 그런 점에서 이 달엔 좋은 아버지의 역할을 하지 못한 사울의 잘못을 통하여 좋은 아버지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건전한 자존감(sound self-reward)을 심어주어야 한다. 사무엘상20:30을 보면 사울 왕은 선하고 의로운 아들 요나단을 향하여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했다. “패역부도 계집의 소생아(NIV:son of a perverse and rebellious woman)”(공동번역:몹쓸 화냥년의 자식놈아). 이것은 그가 자기 맘에 안 들면 감정을 조절하지 않고 쉽게 자녀들에게 욕을 하고 살았음을 짐작케 한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키우라고 맡겨주신 자녀들에게 언어적 학대를 하는 것은 곧 그를 지으신 하나님에게 상처를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누군가가 우리 자녀들을 욕하면 우리들의 마음이 아픈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하시기 위함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아버지들은 자녀가 잘못할 때 정당한 방법으로 꾸짖을 수는 있어도 심하게 욕을 해서는 안 됨을 명심해야 하는 것이다.
부모의 욕은 자녀들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부모에게 욕을 먹으며 모욕적인 언어로 학대를 당하는 자녀들은 병든 자존감을 안고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인생을 살기가 쉽다고 한다. 그것이 심해지면 범죄자가 되기도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들이 죄를 짓기도 하고 너무 연약하고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모욕하고 저주하시지 않으신다. 오히려 부족할수록 우리를 더욱 불쌍히 여기시고 격려하신다. 범죄로 많은 것을 잃고 낙심하여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스바냐 선지자를 통하여 전달하신 하나님의 노래는 필자에게 늘 삶과 사역의 의미를 새롭게 한다. “너의 하나님 여호와가 너의 가운데 계시니 그는 구원을 베푸실 전능자시라. 그가 너로 인하여 기쁨을 이기지 못하여 하시며 너를 잠잠히 사랑하시며 너로 인하여 즐거이 부르며 기뻐하시리라”(습3:17). 우리도 이러한 하나님 아버지를 본받아 자녀들을 욕하지 않고 힘들 때에도 축복하는 좋은 아버지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둘째,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바른 신앙인격(right personality)을 심어주어야 한다. 삼상20:32-33에 보면 사울이 바른 말을 하는 요나단(그가 죽을 일이 무엇입니까? 무엇을 행하였습니까?)을 죽이려고 단창을 던졌다. 시기와 미움으로 다윗을 죽이려던 사울에게 바른 말을 한 요나단의 바름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죽이려한 것은 하나님을 믿는 자녀의 신앙인격을 짓밟은 아버지의 큰 잘못이었다. 엡6:4 말씀은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instead, bring them up in the training and instruction of the Lord)”고 하신다. 이론에 해당하는 성경말씀을 가르치고 가르친 성경대로 사는 훈련을 먼저 시범을 보이라는 말씀이다. 만약 자녀는 요나단처럼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데 아버지는 사울처럼 자기 맘대로 행동하면 한참 자라는 자녀의 신앙인격을 짓밟아 못쓰게 만드는 격이 되는 것이다. 예배를 마치고 자녀들과 함께 집으로 가려고 주차장에서 후진을 하다가 작은 접촉사고가 난 경우에 아무도 보지 않았지만 메모를 남겨두는 것은 자녀들에게 바른 신앙인격을 심어주는 소리 없는 강한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예수님의 섬김과 희생은 우리들에게 바른 신앙인격을 심어주고 싶어하시는 가장 좋은 아버지 하나님을 보여주신 실천이 아닌가?
셋째,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기쁨과 소망(joy and hope)을 심어주어야 한다. 삼상20:34을 보면 요나단이 이러한 아버지 사울로 인하여 “심히 노하여 식사 자리에서 떠나고 다음 날에도 먹지 않았다”고 되어 있다. 사울은 세상에서는 왕이었지만 가정에서는 딸들과 아들 요나단을 슬프고 낙심하게 만든 나쁜 아버지였다. 큰 딸 메랍은 다윗에게 주기로 한 약속을 깨고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보냈다. 작은 딸 미갈은 다윗과 결혼시키고 곧 그를 죽이려고 했다. 자기의 욕심을 성취하려고 자녀들의 일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너무 쉽게 남긴 아버지였다. 가장 좋은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골3:21(“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지니 낙심할까 함이라”)을 통하여 우리들도 자녀들에게 큰 기쁨과 소망을 주는 좋은 아버지가 되라고 명령하신다. 13살에 혈우병에 걸려 수술 중 수혈 받은 피로 인해 에이즈에 걸려 투병하다가 18살에 죽은 Ryan White(1971-1990)가 죽기 전 남긴 아버지와의 대화를 읽으며 필자는 많이 울었다. 그들의 대화를 끝으로 Ryan의 아버지처럼 자녀들에게 예수님 안에 있는 참된 기쁨과 소망을 심어주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
“아들아 미안하다. 나는 아무것도 너에게 해줄 것이 없구나. 이 아빠가 더 이상 어떤 선물도 줄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아닙니다. 저는 많은 선물을 받았지만 아무도 아빠가 제게 준 선물 같은 선물을 준 사람은 없습니다(실제로 레이건 대통령,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인들이 찾아와서 선물을 주었음). 아빠는 내게 천국열쇠를 주셨습니다. 예수님을 소개해 주셨고 교회에 나가서 예수님을 믿게 해주셨으며 말씀을 통하여 영생을 얻게 해주셨습니다. 이보다 위대한 선물은 다시 없습니다.” pwkim52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