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해근 목사 (몽고메리교회)
언제부터인가 이런 우스운 단어가 우리 주변에 와 있습니다. 딸을 둘 낳고 아들을 하나 낳으면 금메달, 딸을 둘 낳으면 은메달 그러나 아들만 둘 낳으면 ‘목메달’이라는 표현입니다. 아들에 대한 선호사상이 시큰둥하게 바뀌었음을 세태가 보여줍니다. 오래 전 기계문명의 발달이 없었을 때, 농업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노동력이었습니다. 머리는 명석하지만 체격이 약한 남자들과 여성들은 그렇게 환영받는 시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무거운 짐을 더 많이, 더 오래 동안 지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그러지 못하는 여성보다 훨씬 더 대우를 받았고 자연스럽게 남아선호(男兒選好) 사상을 만들어 내었던 것입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들은 아무래도 근육질 발달에 있어서 남성들보다 약점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근육을 많이 사용하는 분야에서는 압도적으로 남성들의 가치가 여성들 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기술문명이 발달하면서 서서히 힘을 필요로 하는 일들을 기계로 대체하면서 남성들의 특유물인 ‘근육’의 가치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오히려 차분하게 사무실에서 자료들을 정리하며 따뜻한 정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여성들이 훨씬 더 뛰어난 인력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남성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따뜻한 성품이 돋보이고 있습니다. 남성들이 공간지각능력, 쉽게 말하면 낯선 길을 파악하는 능력이 여성에 비해 뛰어난 반면 여성들은 분석을 하고 직관적인 사고를 하는데 남성보다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많은 분야가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보다는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 더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자연스럽게 여성들의 위치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지성지수(IQ)와 감성지수(EQ)에 있어서도 여성들에게 유리한 면이 보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에 걸친 연구에 의하면 지성지수(IQ)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거의 동등하게 나타나는 반면 감성지수(EQ)는 여성들이 더 높게 나옵니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지성지수(IQ)가 너무 좁은 영역을 대상으로 하여 점수를 산정하기 때문에 인간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반면에, 감성지수는 현실의 삶을 구체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에 훨씬 더 넓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지성지수(IQ)가 높으면 학교성적을 잘 받는데 유리하고 감성지수(EQ)가 높으면 사회 속에서 어울려 살아가는데 더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성지수에 있어서는 여성들이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나타나지만 감성분야에 있어서는 여성들이 남성을 앞지르고 있으며, 이런 통계가 오늘날 여성들이 직장에서 남성 못지않거나 혹은 더 뛰어난 직장인으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을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의 분야에서도 여성들에게 유리한 영역이 보입니다. 부모입장에서는 남자아이들에 비해 여자아이들이 훨씬 더 양육하기에 쉽기 때문에 부모입장에서도 여자 아이들을 더 원하고 있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초, 중등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사건의 60%가 남자 아이들에 의해서 발생되고 있으며, 심지어 핀란드의 한 연구 자료에 의하면 아들을 키우는 어머니의 수명이 딸을 키우는 어머니의 수명보다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선학교에서 상담을 원하는 부모들의 70%가 아들을 둔 어머니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마디로 아들 키우기가 훨씬 더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아들만 둘 낳은 어머니들을 향해 ‘목메달’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이해가 되는 것입니다.
암기위주의 학교교육도 여자 아이들에게 훨씬 더 유리한 것으로 이미 밝혀졌습니다. 남자 아이들은 쉽게 싫증을 내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반복해서 학습해도 곧 잘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 교실에서의 학업성적인 더 나을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런 모든 자료들을 한 곳에 모아 보면 점점 더 설 자리가 좁아져 가는 곳이 남성들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남성들이 없으면 어찌 여성들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남과 여를 창조하신 이유를 알아 간다면 더 이상 남성의 아픔은 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날(Father’s Day)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해 아버지의 날에는 여러 가지 불리하고 어려운 환경과 시대 속에서도 가정과 자녀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아버지들을 한 번 더 따뜻하게 안아드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hec`hoi82@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