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엽 목사 (오렌지 카운티 나침반교회)
지난달에 샬롯에 집회가 있어서 돌아오는 길에 시카고에 사는 딸의 집을 방문했다. 이렇게라도 만나지 않으면 일년에 한 번 보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아예 이런 여행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카고를 들렀다 오기로 했다. 딸 역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으면 우리 부부가 사는 LA에 들르기로 약속을 했다. 하루에도 못 미치는 짧은 체류 중에 우리는 시카고 시내에 있는 홀로코스트 뮤지엄(Karkomi Holocaust Exhibition)을 찾아갔다. 몇 년 전에 보았던 워싱턴DC의 홀로코스트 뮤지엄은 잔인하고 소름끼치는 유대인 학살에 대한 묘사가 심해서 지금도 끔찍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 뮤지엄은 유대인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 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이런 말이 써져 있었다. “The Family is the whole life and spirit of a Jew.” 의역하면, 가정은 유대인에게 있어서 삶 전체이며 삶을 지배하는 정신이다, 라고 번역될 수 있는 말인데 유대인들에게 있어서 가정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준다고 생각되었다. 가정, 이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단어다. 유대인들은 이 가정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우쳐서 자녀들을 교육시켰고, 그 결과 2천년 동안이나 유리방황하던 자신들의 나라를 다시 세웠고, 적은 인구지만 세계에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민족이 되게 하였다.
가정은 자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가정은 가장 많은 자녀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그리고 그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교사는 부모다. 부모는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밤샘 근무를 했다고 보너스가 지급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자녀에 대한 부모의 소명은 끊을 수 없는 것이다. 자녀는 하나님의 특별한 선물이고 부모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부르심이다. 이것만큼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겨주신 자녀를 어떻게 양육하였는가를 가지고도 심판하실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적어도 어린 자녀들에게 가정이 감당해야 할 몫은 인성교육과 신앙교육이다. 그중에서도 인성교육만큼은 자녀들이 어린 시기에 부모들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인성이란 사람됨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성교육이란 성품과 기본적인 삶의 자세를 가르치는 것이다. 옛날 대가족제도에서는 인성교육이 밥상머리에서부터 이루어졌다. 거기에서 예절을 배웠고, 인간관계와 세상사는 법을 배웠다. 부모는 무엇보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타이거 맘”이라는 책을 써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에이미 추아 예일대학교 법대 교수는 그 남편과 함께 “트리플 패키지/성공의 세 가지 유전자”라는 책을 썼다. 여기서 자녀들에게 세 가지가 있으면 성공하게 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1)우월감(Superiority Complex) 2)불안감(A deep sense of inferiority) 3)절제력(Impulse control). 그들은 이 책에서 성공한 민족이나 개인에게 이 세 가지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먼저 유대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 이 세 가지가 작용하였다. 유대인에게는 선민의식이라는 우월감이 있었고, 나라를 잃은 소수민족이라는 불안감이 있었고, 그래서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했기에 그들은 성공했다고 하였다. 한국인의 성공에도 이 원칙이 적용되었다. 수천 년간 찬란한 문화민족이며 단일민족이라는 자부심이 한국인들 마음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항상 외세의 침략에 노출되며 불안감이 있었고,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근면한 민족으로 칭송받을 만큼 절제력이 탁월하였기에 오늘의 한국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리는 개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불우한 환경에서 살았지만 할머니가 끊임없이 너는 지도자감이라고 우월감을 심어주었다. 그런가 하면 흑백혼혈이라고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어머니는 그에게 절제하는 훈련을 시켰다. 그래서 새벽 4시에 일어나 운동하였다. 마이클 조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항상 자신이 세계 최고의 농구선수라고 생각했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기의 자리에서 밀려날까봐 항상 불안해했다. 그래서 최고가 되려고 누구보다 일찍 일어났고 매일 1,000개 이상의 슈팅을 연습할 만큼 연습벌레가 되었다.
우리의 아이들은, 특히 어릴수록 지나치다 싶을 만큼 부모로부터 자존감이 격려를 받아야 한다. 실수한 것에 대한 책망보다는 잘 하는 것에 대해 칭찬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을 자신감을 갖고 산다. 그런가 하면 이 공식에 의하면 너무 모든 것을 다 갖추어주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풍요로운 삶이 지나치면 인성에는 해악이 된다. 적당한 위기의식이 성공의 요소가 된다. 또한 미래의 성공을 위해서 현재를 절제하면서 살도록 지도받아야 한다. 이런 인성적 요인은 다른 누구도 대신 교육시켜줄 수 없고, 있다 해도 그 효과가 미미하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