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미국과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최첨단 IT 관련 기업들이 집중해 있는 소위 실리콘 밸리의 마케팅 분석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장이 한국이라고 합니다. 남한의 소비 규모 때문이 아니라 유행과 트렌드를 앞서가는 소비자들의 탁월한 감각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한국 시장에 먼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해서 그 반응을 살펴보면, 다른 주요 국가들의 시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예측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단 IT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고가의 자동차나 패션 아이템도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시제품을 출시하고 고객들의 반응과 평가를 참고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경제를 넘어 정치마저도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역사가 겨우 70여년 정도 밖에 안되는 그것도 분단된 작은 나라에서 영국과 독일에 이어 여성 대통령을 선출하더니 200여 만 명이 촛불을 들고 야당과 여당 의원들까지 합세해서 평화적으로 그 대통령을 탄핵소추 하였습니다. 전세계 언론들은 앞을 다투어 이 신기한 현상을 보도하고 있고, 미국 같은 경우는 한국의 차기 정권이 미국과의 동맹과 교역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예측하느라고 분주한 모습입니다. 진보 성향의 정권이 들어설 경우, 북한과의 관계 변화가 동북아시아 정치와 경제, 군사와 외교상의 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기업들도 한국의 경쟁업체들에게 가해질 제재나 법적 조치가 가져올 상황에 대비하며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입니다.
영적인 현상은 예외일지 궁금하지만, 한국은 일찍이 복음이 처음 전해지면서부터 미국과 전세계 기독교계에는 동양의 이스라엘로 알려졌었고, 최초의 교회와 신학교가 세워진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이란 말을 듣기까지 한 바 있습니다. 남북 분단이후에 남한에서 기독교가 급속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전세계에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는 나라로 부러움을 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21세기로 들어서면서 이제는 미국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유럽에서 이미 드러난 기독교의 쇠퇴를 답습해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불과 40-50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들이었고, 가장 존경받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수년 간에 걸친 여론조사와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참담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독교인을 표방한 정치, 경제, 및 종교와 사회 전반의 지도자들의 삶과 이미지는 각종 언론과 인터넷 SNS 등을 통해서 온갖 비난과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최근 한국을 다녀온 북가주의 한 대형교회 미국 목사님의 근심어린 멘트가 아직도 귓가를 맴돌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들의 성장은 멈추었고 젊은 청소년들 세대는 이미 교회를 떠났습니다. 더 이상 불신자들에 대한 전도의 열기는 찾기 힘들며, 이웃 교회의 기존 교인들을 유치하기위한 상상을 초월한 세속적 마케팅이 교회들을 타락시키고 있었습니다. 한국교회만의 자랑이었던 새벽기도마저 참석자들이 줄어 평일 새벽기도를 아예 폐지하는 교회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과도한 건축이 부담이 되어 건축을 중단하거나 교회 건물과 대지를 다시 파는 교회들도 많았습니다.” 한국 교회를 걱정하는 분들은 한결같이 말세의 징조라고 합니다.
한 나라의 최고 정치 지도자가 이단 사이비 교주와 그 가족들에게 속아서 수십년을 농락당하며 국가와 국민들을 농단한 사실은 한국의 오늘날 영적인 주소가 어떠한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과 국가를 위한 조찬기도회에 초청받아 대통령과 악수 한 번하고 그 사진을 교회에 붙여 놓고 자신이 마치 대단한 인물이나 된 것처럼 허세를 부릴 때, 미혹의 영은 나라와 지도자들을 타락시키고 분열의 영은 백성들을 갈라놓아 서로 마치 원수인 것처럼 만들어 놓고 말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나라와 위정자들을 위해서, 고통 받는 백성들과 성도들을 위해서,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영적 지도자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눈물로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이민교회들도 고국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함께 기도해야 할 줄 믿습니다. tdspark@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