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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나무골에서(35): 무신론자들의 집단화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미국 성인들 가운데 자신을 무신론자(atheist)라고 당당하게 밝힌 사람들은 겨우 3.1퍼센트이지만, 어떤 종교에도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2007년의 16퍼센트에서 2014년에는 무려 23퍼센트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또한 캘리포니아 총인구의 3.3퍼센트 정도가 무종교자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가주민 전체의 약 3분의 1이 죽음 이후의 삶을 믿지 않으며, 미국 전체 인구의 과반수를 조금 넘는 사람들이 동성애자와 여성의 권리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교회가 가르치는 방향과 등을 돌리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최근에는 가주의 수도인 새크라멘토에 수백명의 무신론자들과 이들에게 관심과 지지를 보이는 무종교자, 무교회주의자(Nones라고 불리는, 교회를 다니다가 더 이상 예배에 참석도 하지 않고, 교회나 어떤 교단에도 소속되지 않고 신앙을 잃어가고 있는 사람들)들이 수천명까지 모여서 소위 자유사고의 날(Freethought Day) 행사를 벌이며 도시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벌써 15년째 계속해왔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수 십명 정도 모이던 모임이 점점 전국적인 조직과 활동을 하는 행사로 성장해가고 있어서 언론과 시민들, 특히 교계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들을 보면, 자유로운 언어표현의 보장, 교회와 정치(국가)의 완전한 분리, 과학적 탐구의 능력 외에도 신이나 종교를 믿지 않을 수 있는 권리 보장, 등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이벤트의 제목을 ‘세속적 긍지(Secular Pride)’라고 명명하고 무신론자, 회의론자, 세속적 인본주의자, 불신자, 무교회자, 등을 동원해서 신은 존재하지 않으며, 초자연적인 역사는 일어나지도 않고 사실도 아님을 천명하였습니다. 이런 집회의 주요한 목적은 무신론자들이 더 이상 소극적인 소수 집단에 머물지 않고 정체성이 조금 다르더라도 기독교를 비롯한 기존 종교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집단들을 네트워크해 나감으로써, 그 활동 영역과 세력을 지속적으로 확산시키려는데 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습니다.

젊은 참석자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들로 밝혀져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심지어 기독교인 부모들로부터 동성애자란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 사람들에서부터 교회의 전도 활동이나, 성경 공부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가족들로부터 불이익과 징계를 받고 가출한 청년들까지 실로 다양한 그룹의 사람들이 무신론자들의 모임으로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받아주고 그대로 인정해주는 곳을 찾다가 결국 하나님의 존재마저 부인하는 무신론자들과 어울리며 어릴 때 형성된 연약한 신앙마저 상실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친구들은 세상적인 사람들보다 더 불친절하고 인격을 무시하며 자신들을 죄인 취급하는 율법적인 그리스도인들과 지내면서 상처를 받느니, 차라리 불신자들, 무신론자들이라도 자신들을 이해해 주고 사랑으로 대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살다가 부모의 저주대로 지옥에 가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자조적인 말을 하는 참석자도 있었다고 할 정도입니다.

연일 여과 없이 계속해서 보도되는 목회자들의 성추문 사건들과 교회 내에서 분열하고 싸우는 소식들, 기독교인들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삶의 뉴스들이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린 자녀들과 젊은이들, 불신자들을 점점 더 교회와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주님이 일찍이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의 마음속에 온갖 추하고 더러운 탐욕과 불결한 쓰레기들로 가득 찬 모습을 보시고 통탄하셨던 복음서의 기록이 떠오릅니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마 23:25).

신앙을 잃고 교회와 믿음의 부모를 떠나가는 사람들을 무신론자들에게 등을 떠밀어 보내는 일을 멈추게 하려면, 목회자와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부터 말만 화려한 율법적인 신앙에서 떠나, 이제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진정한 사랑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정말 마지막 때는 얼마나 전도했느냐도 중요하겠지만, 한 영혼이라도 실족하게 하지 않는 진실 된 삶을 사는 것이 더욱 절실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tds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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