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우리는 지금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 앞에” 서는 기간입니다. 아브라함은 75세에 “너는 네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줄 땅으로 가라. 너는 복이 될지라”는 말씀 붙들고 갈대아 우르를 떠납니다. 가다가 기근이 일자 하나님이 지시한 땅으로 가지 않고 애굽 땅으로 들어갑니다. 아브라함은 자기 아내를 누이라고 속였고 이로 인해 자기를 환대해주었던 애굽은 큰 재앙을 당하게 됩니다. 이때 애굽왕 바로가 빨리 깨달아 아브라함에게 사라를 내주고 애굽에서 나가게 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스타일 팍 구기는 장면입니다.
이후 아브라함과 조카인 롯의 재물이 너무 많아져서 우물을 두고 목동들끼리 싸움이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아브라함이 롯에게 말합니다. “서로 다투지 말자. 네가 좌하면 나는 우하고 네가 우하면 나는 좌하리라” 그래서 롯과 아브라함은 각자의 길로 갑니다. 그러자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축복하사 “너는 눈을 들어 사방을 바라봐라, 보이는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창대케 되리라. 축복하리라“(창 12장-13장).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를 떠날 때 하나님이 주신 언약과 약속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그 시점을 주목합니다. 성경은 그 시점을 이렇게 전합니다.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후에(창13:14)“ 왜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것이 그렇게 중요합니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한 약속을 다시 봅니다.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였습니다. 아브라함은 고향과 아버지 집을 떠났지만 친척을 떠나지 못하고 “롯”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우물 시비 사건을 통하여 롯이 떠나자 비로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이 이뤄졌습니다.
“짚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나를 향하신 축복도, 나의 자녀들을 향하신 약속의 말씀도 온전한 순종에서 출발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만, 하고 싶은 것들만 하는 “부분적 순종”일 때는 애굽이라는 망신을 당합니다. 우리에게 온전한 순종이 있을 때, 적어도 온전히 순종하려고 노력하는 바로 그때가 나의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후에”입니다. 그 시점이 하나님의 축복과 약속의 말씀이 나에게도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그냥 대충 지나가시지 않습니다. 반드시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속이고 장자 축복권을 빼앗아 자기보다 더한 사기꾼인 외삼촌 라반의 집에서 연단을 받은 후 2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형인 에서가 군사들을 이끌고 온다는 소식을 들은 야곱은 자기가 한 짓이 있어 절대 절명의 위기임을 직감합니다. 만약을 대비해 식솔들과 가축들을 2떼로 나누어 먼저 보낸 후, 야곱은 얍복강가를 건너기 전 생사를 건 철야를 합니다. 성경에 보면 “어떤 사람”이 날이 새도록 씨름을 하다가 야곱을 이기지 못함을 보고 야곱의 허벅지 관절을 칩니다. 그래도 야곱이 놓지 않자 “나로 가게 하라”고 청합니다. 야곱은 말합니다.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않으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 이때 그 사람이 묻습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참 황당한 장면입니다. 그러나 갑자기 ”네 이름이 무엇이냐?“를 들은 야곱은 아버지 이삭을 떠 올립니다.
성경의 첫 모자 사기단인 야곱과 어머니 리브가는 장자인 에서에게서 장자 축복권을 뺏으려고 계략을 꾸밉니다. 야곱은 맏아들 에서의 의복을 입고 염소새끼의 가죽을 야곱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입혀 별미를 갖고 아버지 이삭에게로 갑니다. 이삭이 묻습니다. ”네가 누구냐?“ 이때 야곱은 대답합니다. ”나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이상히 여긴 아버지 이삭은 야곱을 가까이 다가오게 하고 만져 보면서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다시 한번 묻겠다. 네가 참 내아들 에서냐“ 야곱이 대답합니다. ”그러하니이다”(창27장). 그 이후 야곱은 에서를 피해 줄행랑을 칩니다. 그 이후 야곱의 신분은 도망자였고 이런 그의 마음을 꼭꼭 찌른 것은 형 에서의 이름이었습니다. 이제 하나님은 야곱을 이스라엘로 축복하시기 전에 야곱의 이 부분을 짚으십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야곱이니이다.“ 그리고 이스라엘로 축복하십니다(창32장). 그가 사기친 “나는 에서로소이다”를 “나는 야곱이로소이다”로 고백하게 하시는 하나님,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을 보내면서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 앞에서 아직도 회개하지 못한 죄들을 끄집어내 토설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나를 매달아 나의 십자가가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 앞에서 부분적 순종이 아니라 온전한 순종을 이루려고 힘써야 합니다. 그때가 바로 하나님이 나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를 물을 때요, 그때가 바로 내가 “롯이 아브라함을 떠난 후“입니다. 그리고 바로 그때가 야곱이 이스라엘로 축복받을 때요, 바로 그때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축복과 약속의 말씀이 출발하는 때입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이 ”나를 짚으시는 하나님“ 앞에서 토설과 회개, 그리고 부분적 순종이 아닌 온전한 순종이 이루어져 하나님 약속의 말씀이 나의 인생 안에서 시작되는 축복의 시간, 시간들이 되시기를 중보합니다. 우리 모두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기를 소망합니다. pastor.e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