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평생 시계 만드는 일에 헌신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아들의 성인식 날 손수 만든 시계를 선물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시계는 여느 시계와는 다른 특별함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시침은 동(銅), 분침은 은(銀), 초침은 금(金)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시계를 받은 아들이 물었습니다. 시침이 가장 크니까 금으로 만들고, 가장 가늘고 작은 초침은 동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아들의 질문에 아버지는 “초침이야말로 금으로 만들어야 한단다. 초를 잃는 것은 세상의 모든 시간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지. 그는 아들의 손목에 시계를 채워주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초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시간과 분을 아낄 수 있겠니? 세상만사 순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는 걸 명심하고 너도 이제 성인이니만큼 1초의 시간도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구나.”
귀한 교훈입니다. 우리 모두 새해를 시작할 때는 큰 꿈을 갖습니다. 그러다 연말이 되면 그 꿈에서 자유로운 사람과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생깁니다. 그 꿈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그 꿈이 이루어졌다면 더 말할나위 없이 좋지만 그러나 비록 그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1년 동안 성취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면 그 결과에 대하여 떳떳하고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꿈만 꾸지 성취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들은 이루어지지 않은 꿈에 대해 늘 괴로워하고 갈등합니다. 우리는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꿈을 꾸되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인생의 목표와 비전과 꿈을 지녔더라도 항상 하나님과 교회와 역사와 사람 앞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성경은 이를 가리켜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부릅니다. 또한 그렇지 못한 사람을 “게으르고 악한 종”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중학교 때 목사님 설교를 통하여 “게으름도 악이구나!”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게으르지 말자, 이것은 악이다, 최선을 다하여 살자!”고 다짐하며 살아왔고 결과에 대한 자유함을 누렸습니다.
“선과 악”의 분별과 차이는 “충성과 게으름”입니다. 그리고 선한 자, 충성된 자의 특징은 “작은 일”입니다. 이들에게 주님은 약속하십니다. “작은 일에 충성하였으니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겠노라.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인생의 그릇과 지경이 넓혀져 가는 축복입니다. 복은 주님이 명하셔야 합니다. 주님이 명하시는 복은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해당됩니다. 무엇을 하든지 “작은 일에 충성”해야 합니다. 언제든지 “금으로 만든 시침”을 기억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채 큰 꿈을 꾸며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교만한 욕심”을 자주 때때로 내려놓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큰 꿈은 작은 습관, 분명한 의지 등이 선행될 때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렉산드라 피네는 말합니다. “가장 바쁜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을 가진다.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많은 대가를 얻는다”고. 새해에는 내가 바쁘고 기쁜 일보다 주님 때문에 바쁘고 주님이 기뻐하실 일에 초점 맞추는 삶, 그래서 주님이 주목하시고 관심 갖으시는 “거룩한 열망과 부담이 있는 삶”을 꿈꾸시기를 바랍니다. 초침을 금침으로 여기는 작은 일에 충성하는 신앙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올해의 마지막 자락에 떳떳하게 자유하는 한해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그 일에만 집중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ZARA의 회장은 여전히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항상 같이 밥을 먹고 단 한번도 개인용 집무실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50조 기부 선언을 했던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의외로 이들의 삶은 매우 단순하고 평범합니다. 이들은 좋은 스포츠카나 명품 옷과 팬트 하우스 등등을 마음만 먹으면 아주 간단하게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그리고 그것들을 싫어하지 않지만, 그러나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을 따름입니다.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가 애초에 그 방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기 스스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알고 가장 소중한 것에 집중“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미니멀리스트”(Minimalist)라고 부릅니다. 우리들은 예수 따라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무리, 팬”(NOT A FAN)이 아니라, 예수를 이 시대에 나의 삶의 자리(Here & Now)에서 재현(Re-presentation)하는 예수의 ”제자“(The Beloved Disciple)된 삶, 가장 행복한 부르심을 남김없이, 아낌없이, 후퇴 없이, 후회 없이 살아야 합니다. 이렇게 살려면 우리들은 과연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며, 무엇을 더욱더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합니까? 더 늦기 전에 깨닫는 순간이 가장 빠른 기회임을 믿고, 예수 안에서 우리들이 가장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해 관심 갖고 집중하며 살아갈 때, 분명히 올 한해가 우리들에게 더욱더 훨씬 많이 행복해질 것입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한층 더 성숙해져가는 ”예수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를 소망하며 Happy New Year 인사를 전합니다. pastor.e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