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2016년 병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필자가 사는 캘리포니아 주는 지난 2년여 간의 극심한 가뭄으로 저수지와 호수, 강과 농수로마저 말라붙어 버렸고 댐마저 바닥이 들어나 버렸습니다. 식수와 농업용수의 부족으로 무리하게 지하수를 퍼올린 관계로 중가주 지역은 지반이 계속 함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푸른 잔디밭 정원을 자랑하던 주택들은 반 강제 및 자발적 절수로 잔디밭이 누렇게 타 죽어가자 아예 가뭄 대비 절수형 관상식물들로 바꾸고 있습니다. 수많은 교회들이 기도제목에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기도를 포함시켜서 온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는 모습들도 자연스럽게 확산되었습니다. 간절한 기도를 들으셨는지 12월 초부터는 제법 빗줄기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산간 고지대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인 모습이 멀리 도심에서도 관측이 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기상청은 엘니뇨현상으로 높아진 바다물의 수온 상승 때문에 사상 최대의 폭우를 동반한 홍수가 가주 전역에서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연일 발표하고 있어 산간 지역이나 침수 가능성이 높은 저지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서부 지역의 해안가에서는 매년 추수감사절 전후부터 4월말까지는 유명한 던지니스 크랩(게)이 많이 잡혀서 싱싱한 살아있는 게를 해산물코너 수족관에서 직접 구입해 쪄서 먹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올해는 수온 상승으로 인해 게에서 독소가 검출되었고 캘리포니아 연안의 모든 게잡이 조업이 중단되어 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동부는 혹한이나 폭설이 예상되었던 연말에 따뜻한 이상 기온이 나타나고, 남부지역에는 한 겨울에 홍수와 토네이도 같은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동경하는 우리가 사는 미국 땅마저 이처럼 가뭄과 홍수, 지진과 토네이도, 환경 공해와 기상 이변, 등으로 오염 및 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현상은 비단 북미지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닙니다. 남미 지역의 대부분의 국가들, 특히 아마존의 열대수림 지역은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어서 그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 및 중앙아시아 히말라야 산맥, 유럽의 알프스 산맥, 등 주요 고산지대마저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아 사라지는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중국이나 아프리카의 사막화는 도시 전체를 모래로 덮어서 지도상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에서도 볼 수 있었던 러시아의 아랄해, 바이칼 호수마저 바닥을 드러내며 십여년 안에는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라 예측되고 있기도 합니다.
창세기 1장 2절에 보면,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영어로는 formless and empty(NIV)라고 번역했지만, 성경 원어인 히브리어로는 “토후”와 “보후”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어떤 생명체도 생존할 수 없는 황폐한 황무지와 같다는 뜻입니다. 그런 땅을 모든 생물과 인간이 살 수 있는 비옥한 축복의 땅으로 창조하신 분이 하나님이시란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이제 그 땅의 축복을 누리고 살던 인간들이 생명의 땅을 다시 혼돈하고 공허한 황무지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역행하는 반창조(Anti-creation or De-creation)의 죄를 짓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자신이 자신의 무덤을 파고 그 속에 빠져 죽는, 파괴함으로 파괴당하는 파멸의 길을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교회도 가만히 살펴보면, 스스로 세속화되어가며 좁은 문과 좁은 길을 벗어나 멸망의 넓은 문으로 향해가는 어리석은 교회들과 어떤 영적 가뭄과 홍수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의 반석에 뿌리를 굳게 내리고 좁은 문으로 나아가는 지혜로운 참된 교회들이 있음을 봅니다. 마지막 때의 가장 뚜렷한 징조는 양과 염소, 알곡과 쭉정이로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임박한 주님의 심판에 대한 경고입니다. 새해의 영적 기상도를 잘 살펴서 준비하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