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내 나이가 어때서!

은희곤 목사 (참사랑교회)

아이들이 중학교 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빠! 내가 내 친구들하고 얘기할 때하고, 아빠하고 얘기할 때하고 차이가 많아요.”, “그래?”, “아빠하고 얘기하면 항상 자꾸 옛날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친구들하고는 앞으로의 얘기, 미래 이야기를 많이 해”, 뒤통수를 뎅-하고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랬나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앞으로는 아이들하고 미래와 내일의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해야겠다는 마음을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양식중 하나는 늘 “옛날에는 이래서 좋았는데”라는 “과거 지향적 삶”, 다른 하나는 “앞으로는 이렇게 됐으면 좋겠는데”라는 “미래 지향적 삶”이 있습니다. 나이 70살에 늦게나마 공부하고 싶으면 학교에 들어가고, 환갑이 지나서 악기도, 미술도 배웁니다.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내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거, 그러나 사는 게 바빠서 놓치고 살았다면 “이 나이에 뭘” 하지 마시고, “내 나이가 어때서!” 한번 외치고 시작해 보는 겁니다. “이 나이에 뭘”은 과거 지향적, 현실 안주적인 사람이고, “내 나이가 어때서”는 미래 지향적,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입니다. 이렇게 살려면 가장 먼저 과거를 확실하게 끊어야 합니다.

배를 타면 노 젓는 일보다 먼저 닷줄을 끊어버려야 합니다. 배가 닷줄에 묶여있으면 아무리 노를 저어도 앞으로 가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기만 합니다. 과거라는 끈을 과감하게 끊지 못하면 결코 내일을 향해 나갈 수 없습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모세를 통하여 “가나안 땅”이라는 분명한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주셨지만, 그들은 광야 길 가다가 조금만 어려운 일 당하면 “아! 애굽의 고기냄비가 그립다. 돌아가자! 왜 우리를 여기까지 끌고 와서 사막에서 죽게 만드느냐? 애굽이라는 “과거의 닷줄”을 끊어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내일의 소망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 쭉쭉 뻗어 나가고 싶은데 우리들의 발목 잡는 과거의 닷줄이 있다면 그거 끊어버려야 합니다. “회개”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말 잘하는 사람이 기독교인들이랍니다. 천국에 가면 기독교인들 혓바닥만 푸줏간에 고기 걸려 있듯이 죽 걸려있답니다. 회개는 입술의 회개, 혓바닥의 회개, 말의 회개가 아닙니다. 마음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고, 말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는 전인적인 변화가 회개입니다. 또한 미래지향적 인생을 살려면 회개 후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활 위에 화살을 얹어 힘을 다하여 당기는 것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인생과 같습니다. 그런데 과녁이 없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팔에 힘이 점점 떨어져 마지막에는 손을 놓게 되고 화살은 아무데나 날아가 버립니다. 열심히는 살았지만 목표 없는 인생은 이와 같습니다.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거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정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인의 인생의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고전10:31)이라고 말합니다. 시장에서 두부를 팔더라도 친절하고 정직하게 팔고, 두부 봉지 안에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으세요.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쪽지 하나 넣어준다면 하나님 영광 드러내는 삶이요, 시장 두부 파는 그 자리는 거룩한 자리가 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습니다. “내가 일하고,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나는 어떻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 우리 인생의 목표여야 합니다. 그 안에 기쁨이 있고, 그 안에 감사가 있고, 그 안에 인생의 가치와 의미가 있고, 그 안에 진정한 행복이 있고, 그 안에 구원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지향적 인생을 살려면 회개 후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정했으면 움직여야 합니다. 달란트의 비유(마25)에서 선과 악 그리고 충성과 게으름의 기준은 “멈춤”과 “움직임”입니다. 악과 게으름은 “멈춤”입니다. 선과 충성은 “움직임”입니다.

자전거도 서 있으면 넘어집니다. 멈춤입니다. 넘어지는 것을 각오하고 페달을 밟아야 안 넘어지고 앞으로 나갑니다. 움직임입니다. 움직여야 진보가 일어납니다. 신앙생활은 하다 말다, 했다 안했다가 아닙니다. 예수를 목표 삼았으면, 내 영혼이 사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살아있는 영성과 신앙을 갖고 유지하고 지키는 일에 집중적이고 집요해야 합니다. 어떤 시련도, 어떤 장애물도 뛰어 넘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어느 유치원에서 소풍을 갔습니다. 한 아이가 선생님께 “시냇물은 왜 소리를 내며 흘러가요?” 묻습니다. 그때 선생님이 대답합니다. “시냇물이 졸졸졸 소리를 내는 것은 물속에 돌멩이들이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 인생도 살다보면 환란이라는 돌멩이들이 이 모습 저 모습으로, 이곳저곳에 놓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시냇물 안에 들쭉날쭉한 돌멩이가 있기 때문에 시냇물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듯이, 우리 인생 안에 있는 환란이라는 돌멩이들이 오히려 우리 인생을 더욱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신앙의 지혜입니다. 이 신앙의 지혜를 갖고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나아지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 좋아지는 그래서 가면 갈수록 잘되고, 좋아지고, 나아지는 미래지향적 역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중보합니다.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