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진 목사 (샌디에고 반석장로교회)
필자가 언젠가 중국 선교여행을 다녀오면서 현지 선교사님 안내로 중국시장을 방문하는 중에 정말 육안으로는 잘 구별할 수 없는 고가에 판매되는 명품들을 모조한 짝퉁들이 즐비한 곳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일명 ‘짝퉁시장’이었다. 참으로 놀랍기 그지없었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에서는 자동차까지 유명 브랜드의 모양을 카피하여 제작했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가장 고위층들에게 인기 있는 차 중의 하나인 Audi A6를 카피한 ‘짝퉁 아우디 A6’에 대한 기사였다. 이 차는 중국 장화이 자동차 그룹(JAC, Jianghuai Automobile Corporation)에서 만들었는데, 앞모습이 가장 눈에 띄도록 헤드램프는 아우디 A6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카피했고, 모서리를 둥글게 굴린 라디에이터 그릴도 아우디의 것과 아주 흡사해서 가운데 ‘별표’ 앰블럼 하나만 바꾸면 아우디 중국전용 모델로 보일 정도라고 한다. 명품생산을 위해 오랜 동안 우수한 인력과 자본을 들여 연구하여 최고의 명품을 생산해내는 회사의 노고에 비해, 손쉽게 카피하여 소비자들의 눈속임으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자들의 가벼운 일상에 가슴을 칠 일이다.
짝퉁은 이제 물건만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으로 즐겨 먹는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판을 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우리나라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짝퉁들이 등장했다. 예를 들어, 너꾸리, 찐라면, 죠리뽕, 교춘치킨 등으로 상품명을 교묘히 도용하는 것에서부터 실제 짝퉁 계란까지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중국 내 식료품가격이 뛰면서 흰자위, 노른자위, 껍질까지 감쪽같이 위조한 짝퉁 계란이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천연 성분은 하나도 없이 화학약품을 합성해 만들어진 이 `짝퉁’ 계란을 장기 섭취할 경우 대뇌 기억력 쇠퇴,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참으로 위험천만하며 아연 실색할 따름이다. 이뿐이 아니다. 사람도 이제는 짝퉁인 시대다. 밤실이, 민행경, 너훈아, 나운하, 니훈아, 나운아, 조형필, 조영필, 태지나, 태쥐나, 패튀김, 밤실이… 대중음악계의 유명인들의 이름과 목소리, 외모, 곡 등을 카피해 살아가는 모창가수들이 유명인의 이름과 목소리와 외모를 도용하여 살아가고 있다. 짝퉁과 진품(명품)은 겉모양은 서로 유사하지만 질이 전혀 다른 것이다. 영적인 삶도 마찬가지이다. 사도바울도 짝퉁 예수, 짝퉁 영, 짝퉁 복음에 대해서 강력히 경고한다. (고후11:4) “만일 누가 가서 우리의 전파하지 아니한 다른 예수를 전파하거나 혹 너희의 받지 아니한 다른 영을 받게 하거나 혹 너희의 받지 아니한 다른 복음을 받게 할 때에는 너희가 잘 용납하는구나/” (갈1:6-12)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좇는 것을 내가 이상히 여기노라 다른 복음은 없나니...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려 함이라...혹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찌어다...내가 전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이는 내가 사람에게 받은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
사도바울은 짝퉁과 명품의 분별 기준을 오직 계시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에 두고 있다(딤후3:15-17). 이것을 우리는 ‘자, 척도’의 의미인 ‘Canon’이라 부른다. 오직 하나님의 계시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명품이요, 이 세상 문화와 사람으로부터 나온 모든 사상들과 잡다한 비성경적 이론들은 모두 짝퉁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이 세대(세상)를 본받지 말고 오히려 가짜 복음, 짝뚱을 강하게 경고하며(롬12:2), 예수 복음을 떠난 모든 이론을 다 파하며 하나님 아는 것을 대적하여 높아진 것들을 다 파하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는(고후10:5) 거룩한 역사에 동참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신학적으로도 짝퉁은 항상 존재해왔음을 보게 된다. 일례로, 4세기 초에 발생한 삼위일체 논쟁이다. 짝퉁과 명품을 가리기 위해 4세기 초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소집한 니케야공의회(Nicaea, 325년 5월)에서 아리우스는 ‘성부와 유사한 호모이우시오스(homooiusios) 성자’를 주장하였고, 아타나시우스는 ‘성부와 동일 본질인 호모우시오스(homoousios) 성자’를 주장하였다. 마침내 짝퉁에 불과한 아리우스는 이단으로 정죄 받게 되었다. 유사 복음이 거룩한 그리스도의 몸에 발을 붙여서는 안된다. 사이비는 본질이 다른 것이다. 주님께서도 말세의 특징중의 하나인 ‘양의 옷을 입은 이리들’, 즉, 짝퉁들의 출현을 이미 예고하셨으며(마7:15-23; 24:4-5,11,23-24), 이것들에 미혹을 받지 않도록 먼저는, 성령으로 거듭난 자가 되며(요3:5), 주님에 대한 분명한 신앙고백을 하고(고전12:3), 항상 진리의 영으로 인도되어(요14:17), 성령의 열매를 풍성히 맺는(갈5:22-23), 영적인 명품들이 되어야 할 것을 가르치셨다. 명품과 짝퉁의 가장 중요한 분별 기준은 이러한 명품(보배)되신 예수 그리스도가 오늘도 내 심장에 박동하고 있는가이다.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운행하고 있는가! (고후4:7) “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 이는 능력의 심히 큰 것이 하나님께 있고 우리에게 있지 아니함을 알게 하려 함이라.” 이 어두운 세대에 비록 질그릇 같은 우리의 연약한 몸일지라도 짝퉁들을 거두어 내고, 오직 내 안에 보배이신 예수 그리스도, 진정한 예수 복음으로 성령의 기름 부으심으로 단장하는 명품 그리스도인의 기쁨을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