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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나무골에서(20): 광복 70주년의 의미

박동서 목사 (엘크그로브 가스펠교회)

올해는 대한민국이 일제 식민 통치로부터 해방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70년이면 인생으로는 노년에 접어든 나이이지만 한 국가나 민족이 자립하기는 아직 이른 년수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사는 미국이 민주주의 정치제도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라고 하지만 240년의 역사를 거쳐 이룩된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신구약 성경에는 수많은 실존했던 역사상의 민족과 국가들이 등장합니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민족을 항상 곤경에 처하게 한 막강한 바벨론제국은 유다왕국을 결국 몰락시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폐허가 된 예루살렘을 남겨둔 채 바벨론으로 포로가 되어 끌려가고 무려 70여년을 노예로 살게 됩니다. 하나님을 떠나 우상을 숭배하며 타락한 이스라엘을 돌이키시려고 사용했던 바벨론은 페르시아에 망하고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은 이스라엘 유민들을 귀환시켜서 이스라엘의 재건을 돕습니다. 이때 에스라와 스룹바벨 같은 영적 지도자들이 경제적 재건과 아울러 하나님 중심의 영적 회복에 앞장섭니다.

바벨론에서 지내는 동안 성전 중심의 신앙생활은 새로운 환경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회당 중심의 신앙생활로 정립되는 계기가 됩니다. 바벨론의 발전된 문서 기록 기술도 한 몫 해서 당시 보존된 구약 성경 사본을 새로 건립하는 회당마다 복사 사필본을 만들어 대량 보급하는 눈부신 업적을 이룩합니다. 바벨론 포로기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자칫 소멸될 수도 있는 성경말씀을 계속해서 대대로 전파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드십니다. 또한 성전 내에서만 가능한 제사 중심의 신앙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서 회당 단위의 말씀 중심의 신앙생활로 발전시켜 주십니다. 결국 이 회당 중심의 신앙생활이 오순절 초대 신약교회의 원형이 된 것입니다.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 그리스 제국의 헬라 문화와 로마제국의 정복적 통일은 어떻게 보면 그리스도교가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사전에 고속도로를 깔아놓는 준비단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대인 최고의 신학자들과 언어학자들 70여명은 아이로니컬하게도 헬라로마문명의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건설한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모여 역사적인 70인역 성경(히브리어로 쓰여지고 전수되어 온 구약 성경을 당시 세계 공용어였던 헬라어로 번역한 대역작)을 발간하기에 이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참으로 신묘막측합니다.

제정 러시아가 볼셰비키 공산 혁명에 패망하고 전 세계는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이데올로기 냉전의 시대를 맞습니다. 70여 년 동안 공산주의 압제 밑에서 구소련, 동구권 유럽, 중국과 북한, 등 수많은 민족과 국가들이 고통을 받다가 소련 공산당 서기장 고르바초프의 결단으로 공산주의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맙니다. 동유럽과 북 스칸디나비아, 중앙아시아 등의 위성국가들이 독립을 맞게 됩니다. 중국은 위기를 느끼고 수정 자본주의 경제체재를 앞세운 사회주의 국가로 한발짝 물러섭니다. 막스 레닌의 유물론 계급투쟁으로 시작된 공산주의 사상이 지구상에서 가장 접근하기 힘든 광범위한 구소련과 중공을 포함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을 각각 단일 언어와 문화가 지배하는 국가로 만들어 놓습니다. 오늘날 구소련과 중국은 기독교가 가장 왕성하게 보급되고 전파되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압제와 암흑의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사는 빛을 발합니다.

오직 북한만이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공산주의 체제를 3대째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수백만명이 기아와 고문 속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광복은 사실 아직은 반쪽짜리 광복이요 독립입니다. 남한과 북한이 하나님의 은혜로 통일이 되어서 진정한 광복의 영광을 누리는 날이 가까와지도록 하나님의 긍휼을 간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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