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엽 목사 (오렌지 카운티 나침반교회)
얼마 전 일간지 종교면에서 최근 교회의 새신자의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어느 교단의 세례를 받는 새신자의 수가 50년 전에 비해 무려 1/2이나 줄어든 현실을 토로하였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전도의 파워가 사그라진 원인이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1)그리스도인들의 전도 열정이 식었다 2)비신자들과 어울려 친구가 되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그리스도인들이 적어졌다 3)그리스도인들이 게으르고 비신자에 대해 냉담하다 4)교회의 긍정적인 면보다 부정적인 요소가 세상에 더 많이 알려졌다 등의 답이 나왔다고 한다. 게다가 교회가 전도를 위해 ‘가는’ 자세보다 전도를 받기 위해 ‘오라’는 식으로 전도하는 오만함 때문에 전도가 안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문화가 갈수록 세속적이고 비성경적으로 치닫기 때문인 면도 있고, 예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믿음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이 줄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그 외에도 전도의 열정이 식은 이유를 나열하였는데 하나같이 설득력이 있는 것들이어서 마음이 아팠다.
연초에는 아무리 바빠도 양로원을 심방한다. 그중에 지난해 말 양로원에 들어가신 91세 되신 장로님이 계셔서 찾아뵈었다. 장로님은 자녀들 집에 머무실 때 거의 매일 두 시간 이상씩 명함전도지를 들고 다니면서 가가호호 전도를 하신 분이었다. 명함전도지란 간략한 전도 메시지를 영어로 새겨 넣은 명함 크기의 전도지다. 그래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장로님의 전도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어떻게 그렇게 전도를 하시게 되었는지를 여쭸더니 일제시대, 그리고 6.25전쟁 중에 하나님께서 세 차례나 죽을 뻔 한 위기에서 건져주신 것이 너무 고마워서 한국에서는 장로로 교회를 세우는 일에 전심전력했고 60세 넘어 미국에 와서는 전도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가 안 되니 명함 전도지를 만들어 축호전도를 하게 되었는데 20여 년 동안 총 15만 장을 만들어 뿌리셨다. 그 중 5천 장이 남아서 지금도 자신이 갖고 있으셨다. 이제는 더 이상 다리가 불편하여 전도지를 들고 나가실 수 없으시다. 나는 15만 장이나 전도지를 돌리셨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나서 그 나머지 전도지는 어디 있는지를 여쭈었다. 그랬더니 침대 밑의 철가방을 가리키면서 저기 있다고 하셨다. 침대 밑에서 묵직한 검은 가방을 꺼냈다. 장로님께 이 전도지를 내게 주시면 우리 교인들이 전도하는데 쓰겠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 교인들에게 명함 전도지를 가져오게 된 사연을 말하고 우리도 전도하자는 도전을 하였다. 그래서 전도지를 내놓았더니 몇 주 사이에 다 없어졌다.
최근에 전도에 대한 주제로 성경을 공부하는 모임이 있었다. 대부분 우리교회에서 일 년 이상 성경공부를 해온 분들이기에 전도를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예수님을 믿게 하기 위해서는 오일 체인지도 프리로 해준다는 분, 한의사를 전도하려고 약까지 지어 먹었다는 분, 인종은 다르지만 직장에서 힘들어하는 직원에게 전도하려고 마음을 쓴다는 분, 가까운 이웃이기에 늘 기도하며 구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분, 이민을 준비하는 동생에게 이민생활에서 신앙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분, 선교지에 단기선교를 다녀오려고 기도하며 준비하는 분, 언니와 오빠의 구원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면서 틈나는 대로 전도하는 분, 구역에 있는 남편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며 접근한다는 분, 명함 전도지를 가져다가 마켓을 볼 때마다 자신의 아내와 전도를 한다는 분도 있었다. 그러면서 명함전도지 백만 장을 만들어 돌리는 꿈을 가지고 기도하는 중이라고 하는 분의 이야기는 감동 자체였다. 특이한 방법으로 전도를 실천하는 분도 있었다. 거의 매일 아침 들리는 커피숍에서 뒷사람의 커피 값을 내주는 방식으로 전도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매장 직원이 누가 내주었느냐고 물으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 “John3:16”이 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제는 매장 직원도 그를 “John3:16”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는 것이다.
목회자는 어떻게 전도를 실천할까? 최근에 어떤 전도에 열심인 목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목회를 시작한 93년 이래 주일 외에는 최소한 두 시간 이상 전도를 실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늘 설교와 일반 목회사역에 쫓기는 목사로서 이렇게 시간을 많이 내어 전도한다는 것은 그림의 떡과 같은 이야기이다. 그러나 설교의 황태자라 불리는 스펄전의 본을 따른다면 어떨까. 그는 설교만 잘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전도를 설교하고 전도를 가르쳤고 전도를 실천하였다고 한다. 우선 강단에서 복음을 설교해야 한다. 교인들부터 거듭나게 해야 한다. 또한 교인들에게 전도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 본인도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입을 열어 복음을 전해야 한다. 나를 포함한 모든 목사들이 전도의 야성을 회복해야 한다. 주여, 부흥을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