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7주간의 비교적 긴 한국 일정을 마치고 캄보디아로 돌아왔습니다. 한국에서도 놀라운 일을 경험하게 하셨는데 하나님께서는 캄보디아에서도 또 다른 놀라운 일을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1. 헤브론 병원 후원을 위한 사랑의 음악회가 지난 5월 17일 영락교회 베다니홀에서 있었습니다. 헤브론 캄보디아 의료선교회에서 주최하고 ㈜잎섬에서 주관하면서 많은 분들이 헌신해 주셨습니다. 400여 명 가까이 되는 대규모 출연진이 정성을 다해 연주를 해주셨고 1200석이나 되는 객석을 채워주시면서 보내주신 사랑과 관심어린 후원은 헤브론 병원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이고 작은 규모인 헤브론 병원을 돕는 손길을 하나님은 이처럼 동원하실 수 있음을 보여주신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2.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서 서울 백병원에서는 헤브론 병원을 통하여 한국에 보내진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 5명이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 특별히 어려운 수술을 받은 소킴이라는 아주 약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4살이 되었지만 혼자 서거나 걷지 못하고 말도 잘 못하고 눈도 잘 맞추지 못하던 아이이었습니다. 수술 후 소킴은 중환자실에서 일주일이 넘도록 일반 병실로 올라오지 못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이었습니다. 이 아이가 캄보디아로 돌아온 지 두 달이 되어 가는데 며칠 전 병원에 온 소킴은 아주 다른 아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혼자 걷고, 손에 힘이 없어 아무 것도 쥘 수 없었던 아이가 이제는 숟가락질도 하고 우리가 내민 손가락을 꼭 잡아 보였습니다. 표정도 분명해지고 장난스런 미소를 띤 소킴은 우리들의 가슴을 얼마나 환하게 해주었고 건강을 회복한 다른 4명의 아이들과 함께 이 일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였습니다. 3. 6월 4일부터 7일까지 세브란스 어린이 병원 수술팀이 헤브론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40여명의 크고 작은 수술을 진행하였는데 이때 수술 받은 환자 중에 스레이네앙이라는 16살 된 소녀가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고열과 고관절의 심한 염증에 시달리면서 지방의 보건소를 전전했으나 치료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침 수술팀이 도착하기 하루 전날 이 소녀가 헤브론 병원을 찾아왔고 그 날 검사한 결과로는 매우 위중한 상태이었습니다. 다음날 지체없이 수술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술 후에도 고열은 일주일이나 계속되며 염증 증세가 계속되어 병원 식구들은 애가 타는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아주 많이 좋아졌고 고열도 내리고 웃고 말을 잘하고 걸을 수 있어서 내일 퇴원 예정입니다. 만약 이 소녀가 수술팀을 제 때에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하면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그리고 그 사랑에 다시 놀라게 됩니다. 4. 6월 16일 3명의 캄보디아 의대 7학년 학생들이 한국으로 3주간 연수교육을 떠났습니다. 이 학생들은 지난 5개월 동안 헤브론 병원에서 인턴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신앙 훈련을 몇 해 동안 받았고 성실하고 똑똑해서 기대를 할 만하다고 생각되어 제가 졸업한 모교인 가톨릭 의대와 성모병원으로의 연수를 연결하게 된 것입니다. 3명 중 한명은 지난 5년 동안 대학 등록금을 후원해주었던 학생입니다. 캄보디아 의사들 한국 연수는 더러 있는 일이지만 의대학생 연수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당부를 하였습니다. 한국에 가거든 돈을 많이 버는 의사나 자기 자신 만을 위하는 의사가 되려는 생각을 떠나서 정말로 좋은 의사가 되고 캄보디아의 좋은 의료 지도자가 되겠다는 큰 꿈을 꾸면서 돌아오라고 하였습니다. 진지하게 듣던 학생들 표정에서 캄보디아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새벽 4시반 병원 문이 열리면 대문 밖에 기다리던 환자들이 뛰어 들어오며 지르는 함성 같은 소리에 잠깐씩 잠이 깨곤 합니다. 오늘도 밤잠을 안자고 먼 길을 어렵게 찾아온 고단한 분들이 한 분도 빠짐없이 헤브론 병원에서 잘 치료받고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병원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헤브론 병원을 위해 쉬지 않고 기도하시며 귀한 물질을 보내 주시는 후원자 여러분께 다시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의 귀한 헌신과 사랑으로 가난과 질병 속에 고생하던 캄보디아인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고 밝은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이들의 친구가 되어주신 여러분을 생각하며 저희는 더 열심으로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려 합니다. 기도 제목입니다. 1. 입원실과 수술실을 전면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준비가 잘 갖춰지도록 2. 사람을 길러내는 간호대학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3. 헤브론 병원 후원이 잘 연결되고 확대될 수 있도록 4. 7월과 8월에 헤브론 병원을 찾는 단기 의료 봉사팀들 과의 좋은 협력을 이루어 내도록 헤브론 병원 김우정 박정희 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