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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파푸아뉴기니
선교편지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께,

이 나라 수도인 ‘포트 모르스비’에서 북서쪽으로 4시간가량 자동차로 달려가서 만나게 되는 ‘와이마’ 부족 마을입니다. 마을 입구, 작은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남태평양 바닷가에 야자나무 숲과 어우러져 있는 평화로운 마을이 보입니다. 여기에서 저희의 삶이 시작된 것이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많은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언 30년이 되고 있으니까요. 지난 2003년 ‘와이마’ 신약성경 봉헌 후, 저희 부부가 인근 부족 언어 부족들인 나라, 가바디, 도우라 부족들을 향해 사역 방향을 바꾼 후, 이 와이마 부족 마을은 자주 방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구약을 번역하고 있는 것을 저희가 간접적으로 도우면서, 현지인 동역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에 더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5월25일부터 며칠 동안, 거의 일년 만에 이 마을을 방문하였습니다. 이런저런 음식을 해가지고 오며 저희를 반갑게 반겨주는 사람들, 주일에 가득 찬 예배당의 성도들 모습, 아이들의 밝은 모습, 말씀을 읽고 찬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감사와 감동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김남수 선교사는 성경번역위원회의 모임을 갖고 앞으로 계획을 나누기도 하고, 주일 설교를 통해 사람들을 말씀으로 격려하였습니다. 이덕신 선교사는 오랜만에 마을의 할머니들을 방문해서 손도 잡아주고, 아줌마들과 수다도 떨면서 비록 짧아서 아쉬웠으나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제 와이마 부족의 구약성경번역은 이곳 연합교회 노회소속의 한 사역으로 추진하기로 한다는 반가운 결정과 더 많은 자원 번역자들을 어떻게 훈련할 것인가를 논의 하였습니다.

이어서 가바디 부족마을을 방문하여, 아로 추장님 부부를 만났습니다.

몇 년 전, 중풍으로 쓰러져서 힘든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도 온전한 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부인과 함께 열심히 초역된 성경의 수정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전혀 컴퓨터를 하지 못했던, 이젠 할머니가 된 부인이 컴퓨터를 켜고, 지금까지 작업한 내용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아로 추장은 흥분된 목소리로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말로 된 하나님말씀이 어찌 이렇게 명확한지요! 영어로 읽은 것과 너무 달라요! 요즘 내가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어요. 이 성경 번역을 마칠 수 있도록, 저에게 건강을 주시라고 기도하고 있어요! 에베소서, 베드로 전후서를 모두 보니 너무 좋아요! 힘들지만 이 일을 멈출 수가 없어요! 나는 살아 계신 하나님을 믿어요!”

이렇게 확신에 찬 추장의 모습을 전에 본 적이 없었습니다. 서신서를 번역하면서 자신의 신앙이 정립되었다며 젊은 아들에게 읽어보라고도 하고, 마을사람들에게 읽어주니 설교를 해보라고 하였답니다. 저희 부부는 말씀이 주는 능력을 보며 감사하였습니다. 아로 추장의 소원대로 건강을 주셔서, 속히 가바디 부족에게도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이 전달되기를, 그래서 이런 간증들이 계속해서 들려지기를 기도합니다. 지금 본부에서는, 마오니와 모레아 두 형제들이 마가복음과 요한복음의 역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나라부족의 두 형제들, 알리와 아우아가 본부에 올라와서 요한계시록 번역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요한계시록은 감춰진 말씀으로만 여겼던 이들은 김남수 선교사와 매일매일 계시록 공부를 하면서 신이 났습니다. 계시록을 기록한 요한처럼 자기들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계시록 7장의 말씀처럼, 어린양 앞에 서서 찬양할 그 날이 기대된다고 감격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번역한 내용을 가지고 마을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번역이 되었는지 점검을 하기 위해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지금 나라부족의 오로이 마을에서는 예배당 건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말씀번역도, 교회 건축도 잘 진행되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언어사역부대표 사역을 하고 있는 이덕신 선교사는 지난 5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을 해서, 앞으로 저희 선교부의 방향을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계속해서 파푸아뉴기니 언어사역부의 다양한 사역으로 분주하지만 여러 동역자들과 함께 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팀들의 사역지를 결정하는 일에서부터 여러 지역 사역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관할과 다른 부서, 여러 선교단체들과 교통하며 협력하는 일 등등. 잦은 여행과 회의로 지칠 때가 많은데 주께서 힘주시기를 기도해 주세요.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의 짧은 안식월을 한국에서 보내고, 4월 3일 이곳 파푸아뉴기니에 다시 돌아와서 분주한 2개월을 보냈습니다. 아쉽고, 죄송하게도 이번 안식월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을 만나지 못하고, 아니 연락도 드리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 처음 한 달은 심한 기온차로 감기에 이어 기관지염으로 고생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연로하신 형제들(김남수 선교사 형, 누님들), 저희의 돌봄이 필요했던 이덕신 선교사의 어머니와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하게도 수양관에 가서 말씀으로 충전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희들을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주신 여러 동역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요15:5말씀).

이곳 와이마 부족마을에 주렁주렁 열린 빵 열매(Bread Fruit) 입니다. 이 열매가 좀 더 크게 자라면 따서, 삶거나 불에 구우면 빵처럼, 구수하고 약간 달콤한 맛있는 음식이 됩니다. 빵이 나무에 열리는 것이지요. 처음에 얼마나 신기하였는지 모릅니다. 이 열매를 보면서 우리의 삶도, 사역의 열매도 결국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신다는 것을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놀라움 가운데 묵상하게 됩니다.

성경번역 사역의 속도가 느린 것 같고, 함께 일하고 있는 형제들의 삶이나 저희의 삶이 주님을 닮아가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실망이 될 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에 빵 열매를 열리게 하셔서, 양식을 공급하시는 주님의 놀라우신 은혜를 잊지 않기를 소원해 봅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삶과 모든 교회의 사역이 온전히 주님께 접붙여진 가지로서 풍성한 가을을 준비하시는 여름이 되길 기도합니다.

파푸아 뉴기니에서,

김남수/이덕신 선교사 드림.

ns-ds.kim@sil.org.pg

duckshinkim@gmail.com

감사, 기도제목

1. 1월부터 3개월간의 안식월 기간 동안 함께 해주신 은혜에 감사. 함께 동역하는 교회들과 개인, 가족들이 분주한 여름을 강건하게 잘 보내도록.

2. 와이마 부족: 번역자문위원 훈련 중에 있는 우꼬 형제가 3월 한달, 성경주해 훈련과정을 잘 이수하게 됨을 감사, 계속해서 진행되는 과정, 자문점검 실습 등을 감당하며 구약을 번역하는 일에 주께서 함께 하시도록, 이꾸뿌와 마틴을 중심으로 창세기 자문점검 준비와 여호수아서 번역 가운데 팀들의 연합을 위해서.

3. 나라 부족: 알리와 아우아 형제들이 번역훈련 3과정 준비를 위한 구약 여러 부분의 400절 초역을 마치고, 다시 4월19일-5월20일 동안 요한계시록의 번역/수정작업을 마치게 됨을 감사. 다음 단계인 부족 마을 사람들과 번역의 자연스러움 점검과 역번역을 위해. 오로이 마을의 교회 건축을 위해.

4. 가바디 부족: 요한복음, 베드로 전후서, 에베소서의 수정작업을 마치게 됨에 감사. 누가복음의 수정작업과 요한복음의 역 번역, 마가복음 자문점검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아로 추장과 수정작업 팀, 그리고 마오니와 모레아가 역번역을 잘 감당하도록.

5. 여러 부족팀들을 도우면서, 성경번역 사역을 하고 있는 김남수 선교사와 언어사역부대표 사역을 하고 있는 이덕신 선교사에게 분주한 일정가운데 영육간의 균형을 잃지 않는 강건함과 지혜를 주시도록.

6. 연로하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사역을 하고 있는 자녀들(희란/데릭 목사, 한나/양명철 선교사)가정이 늘 주님의 보호하심 가운데 거하며 사역을 감당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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