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의 선교사들은 몸을 돌보지 않고 지진으로 고통 받고 있는 현지인들을 위해 구호활동을 벌였습니다.”
네팔 한국선교사회 ‘어부회’ 어준경(45) 회장은 12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교사들의 긴급 구호활동은 종료됐다”며 “앞으로는 단체들과 협력을 통해 간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 회장에 따르면 한국 선교사들은 네팔 대지진 이틀째인 지난달 27일 자발적으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지난 10일까지 총 16만 달러의 헌금을 지원받아 14개도, 108개 마을에 쌀 2만259포대, 천막 6012개(3000개 추가 배포 중), 담요 2284장, 라면 1034박스, 현금 51만 루피 등 긴급 구호품을 전달했다. 선교사들은 자신들의 차를 이용하거나 트럭 등을 빌려 NGO가 닿지 못한 지역까지 찾아가 구호활동을 벌였다
. 어 회장은 “여 선교사 중에는 지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혈압 불안정, 공황장애를 호소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보내준 청심환까지 복용하면서 현지인 돕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선교사 대부분은 현재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진 직후 2∼3일만 천막에서 지냈고 사택에 금이 가거나 파손된 경우는 수리했다. 여진은 지금도 계속돼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12일에도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해 선교사들은 또 다시 놀라야 했다. 이날 상담심리팀이 한국서 도착해 활동을 시작했다.
어 회장은 “네팔 교회 지도자들과 만나 함께 기도하고 구호활동을 벌이기도 했다”며 “현지 교회에 1만 달러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네팔은 중국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기독교 전파가 왕성한 곳이다. 90년대까지 2%였던 기독교 인구는 2000년대에 4%까지 부흥했으며 지금은 5% 이상의 복음화율을 보이고 있다는 게 선교사들의 전언이다. 네팔 교회도 이번 지진 구호를 위해 지원센터를 운용하는 등 대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인 교회 ‘아사장로교회’를 맡고 있는 어 회장은 “현지 기독교인들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간증했다”며 “지진 후 첫 주를 보낸 지난 2일 예배에서는 교회에 왔다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선교사회는 향후 구호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어 회장은 “곧 우기가 다가온다. 임시 거처 마련이 시급하다”며 “선교사들을 믿고 후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어 회장은 1999년 한국 네비게이토선교회의 파송을 받았고, 미국 CRC(Christian Reformed Church)교단과 협력하고 있다(facebook.com/nepal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