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브루 족은 태국 국경 부근에 거주하는 반면 동부 브루족은 라오스와 베트남의 국경 부근에 거주한다. 이 두 종족은 같은 언어(브루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서로 의사소통은 되지 않는다. 실제 때때로 같은 마을 안에서도 서로간의 방언이 매우 다른 경우도 있다. 브루어는 몬-크메르(Mon-Khmer) 언어군의 카투어(Katuic)계에 속하는 언어다. 일부 브루족 사람들은 자신의 모국어(브루어)와 라오스어를 둘 다 사용한다.
브루족은 오늘 날의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남부에 까지 이르는 지역을 다스렸던 대 크메르제국의 후예들이다. 9-13세기에 흥왕했던 크메르 왕국은 타이족과 베트남인들의 공격을 받으면서 점차 그 세력이 쇠하게 됐고, 약 400년전 타이어를 사용하는 종족들이 라오스 북부의 비옥한 땅에서 브루족을 남쪽으로 몰아냈다.
근대를 거치면서 라오스는 수많은 전쟁과 침략으로 얼룩진 땅이 됐고, 주변 강국들 즉 중국, 러시아, 베트남이 경쟁적으로 라오스에 자신들의 정치적 권력을 행사하고자 했다. 이런 혼란한 정치상황과 반복되는 전쟁, 식민역사로 브루족의 전통 생활양식이 파괴됐다.
삶의 모습
브루족 대부분의 사람들은 쌀농사를 짓는 농부들이다. 관개(灌漑)기법을 이용한 계단식 논에 화전농법, 자신들의 전통적인 농사법 대신 점차 라오인들로부터 배운 농업기술을 활용하게 됐다. 농부들은 주로 물소나 황소가 끄는 쟁기로 땅을 고르며, 아주 적은 수의 농부들만이 현대적 농기구를 사용한다. 산악지역이나 고지대에 사는 대다수의 브루족들은 아직도 화전농법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다. 모자란 가계수입을 보충하기 위해 브루족들은 사냥을 하거나 물고기를 잡기도 한다. 또 일부는 상인적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브루(BRU)"라는 단어는 문자적으로 "산"을 의미한다. 아마도 브루족 거주지역의 지리적 위치 때문에 브루족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것 같다. 대부분 브루족의 마을은 강과 시내의 언덕(둑, 제방)을 따라 위치한다. 촌락의 형태를 보면 가장 중앙에 위치한 "공동가옥(community house)"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 다른 집들이 원형을 그리며 자리 잡고 있다. 대말 위에 지어지는 각 집들(고상식 가옥)은 확대가족을 수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개의 방으로 나눠진다. 첫 번째 방은 손님을 맞는데 사용되며, 동시에 우상숭배를 위한 사당의 역할을 한다. 집집마다 화롯불이 있어 식사를 준비에 사용한다.
대부분의 브루족 사람들은 라오인들의 생활양식을 받아들였다. 예를 들면 옷이나 문화, 사회조직과 같은 것들이 라오인들과 매우 흡사하다. 단지 브루족 여성들이 머리에 착용하는 전통적 하얀색 스카프 같은 몇몇 특징들만이 유지되고 있다. 라오스 정부는 오늘날 브루족에게 직물, 의류, 담요, 모기장 등 생필품들을 공급하고 있다.
브루족은 자치 운영이 되긴 하지만 한 골짜기에 제한된 소규모 촌락을 형성해서 생활한다. 각 촌락은 "차오 무옹(chao muong)"이나 군주의 통제를 받는데, 일반 부족민들은 이들에게 세금을 낸다. 브루족이 라오스의 국민들이기는 하지만, 정부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대표자들을 가진 경우는 아주 극소수다. 브루족 사회에서는 최고 연장자인 남성이 촌락의 대표가 돼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모든 결혼은 일부일처제로 지켜지며 모든 가족들은 가정에서 최고 연장자인 남성의 권위 아래에 복종한다.
브루족의 민속 예술과 문학은 매우 잘 발달돼있다. 또 다양한 악기들을 솜씨 있게 잘 다룬다. 악기연주가 노래와 이야기(narrative readings)와 함께 어우러지기도 한다.
신앙
사실상 모든 브루족 사람들은 자신들의 전통적 종교의식을 행하는 토속신앙을 지킨다. "조상 숭배"(죽은 선조들에게 성공, 삶의 지혜와 보호 등을 구함)는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 모든 씨족들에게는 공동제단이 있는데, 여기에 생쌀, 물, 깨진 사발 등을 놓아 죽은 조상들을 대접한다. 만약 선조들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면 질병이 일어난다고 여긴다. 브루족은 또한 자연 속에 깃든 여러 가지 신들을 믿으며, 각 촌락마다 특정한 "수호신"이 있다고 믿는다.
필요로 하는 것들
현재 브루족이 살고 있는 지역은 베트남전 기간 동안 미국 전투기들이 투하한 지뢰와 폭탄이 무작위로 흩뿌려져 있는 곳이다. 따라서 마을 사람들이 들판이나 밭에 나가 일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당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한다. 농부들은 땅에 괭이질을 하는데, 폭탄이 괭이에 걸려 폭발하게 되면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부상을 입거나 심한 경우에는 사망하게 된다. 또한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들이 일하는 동안 들에서 뛰어 놀다가 심각하게 부상을 입곤 한다.
라오스 폭탄제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손길이 브루족에게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나 이동교육팀이 이런 외진 지역까지 방문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에게 폭탄문제에 대한 바른 인식과 폭탄제거기술을 가르쳐주고 있다.
마을사람들은 들에서 일할 때마다 항상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폭탄의 위협으로부터 신의 보호하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의료원조 특히 인공보철(의족 등)과 물리치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마도 이러한 의료적 필요들을 접촉점으로 삼아 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전문적인 기독교 의사 선교사들의 활동이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04.06.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