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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싱크홀

엄규서 목사 (월셔크리스천교회)

싱크홀(sink hole)은 땅의 지반이 내려앉아 지면에 커다란 웅덩이 혹은 구멍이 생기는 것으로 ‘돌리네’라고도 합니다. 여러 종류의 싱크홀이 있어 그 크기가 작은 것에서부터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거대한 것까지 천차만별 이라고 알려집니다.

싱크홀은 모든 땅에서 다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지하 암석(주로 석회암)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어 생기는 현상으로 지반이 튼튼하다면 일어날 확률은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일부 주장으로는 과도한 지하수 퍼내기가 문제가 된다고도 합니다. 지하수를 너무 많이 퍼내서 지하에 빈 공간이 생기고 빈 공간 위에는 높고 무거운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그 힘을 지탱하지 못하고 붕괴되어 싱크홀이 생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싱크홀은 자연재해라는 견해에서 인재(人災)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둔다는 것입니다.

싱크홀의 안전지대로 여겨왔던 한국에서 대로 한복판에 거대한 싱크홀의 발생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와 유형으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싱크홀로 인해 공포에 휩싸여 있습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싱크홀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것 역시 인재(人災)로 인한 결과라는 것이 현세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생각을 갖게 합니다. 인간들로 인해 훼손되고 파괴된 땅이 우리에게 돌려준 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거기에 덧붙여 기독교에서도 자연의 싱크홀처럼 거대한 기독교의 싱크홀 현상이 곳곳에 발생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언론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대원인 미국인 더글러스 매케인에 대해 보도하였고 이로 인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10년 전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한 미국인으로 시리아에서 자유시리아군(FSA)과의 교전 중 사망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변 가족들은 가족을 사랑하며 유머감각이 풍부하던 평범한 청년이 극단주의에 빠진 것에 더욱 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한 IS(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대원인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23)는 런던의 100만 파운드짜리 집에 거주하던 영국인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서방 출신의 지하디스트가 1만2000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두려워하는 것은 이들이 각자의 조국으로 돌아와 이와 유사한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한 목소리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정치학과 맥스 에이브러햄 교수는 “사람들을 테러 집단으로 이끄는 주요한 원인은 실업”이라고 말했습니다. “직업이 없어 가난하기 때문이 아니라 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는 “정말 가난하다면 당장의 현실적 문제에 몰두하지 테러리스트가 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 때는 서방 각국의 국교로 삼을 만큼 왕성했던 기독교가 몰락하면서 교회가 문을 닫고 유흥업소로 변하는가 하면 관광사업에 도구가 되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무엇보다도 신성하게 구별되었던 교회가 세인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한 현실 또한 안타깝기만 합니다. 단단했던 믿음들은 어디론가 사라버리고 그 든든해보였던 반석과 같은 신앙에 큰 구멍(싱크홀)이 생긴 것입니다. 이민교회의 현실도 마찬 가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의 타락, 기초 없는 신앙인들의 기복주의적 사고, 신앙에서 탈선시키는 이단주의 등 사방이 싱크홀로 구멍나 있는 현실입니다. 통계에 의하면 1세 교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많은 기독교인들이 고민하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기독교의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지반을 잘 다지고 물의 흐름을 파악하며 누수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를 해야 하는 것처럼 기독교의 싱크홀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힘쓰는 1세 신앙인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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