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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가치

엄규서 목사 (월셔크리스천교회)

지난주간 화제가 되었던 훈훈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 여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여종업원 3명에게 각각 5000달러씩의 수표를 팁으로 건네주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일리노이주 칼레도니아 분카운티의 패밀리 레스토랑 업주인 맷 네비우는 손님이 많지 않던 지난 1일 한 손님이 여종업원들인 에이미 사바니(25), 사라 시킹거(23), 앰버 카리오리치(28)에게 거액의 팁을 주었다고 말했습니다.

팁을 받은 직원 중에 한 사람인 사바니는 지역 언론인 록포드 레지스터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수표를 받았을 때 500달러인 것으로 착각했다”며 “그러나 금액을 확인한 후 여성에게 수표를 받을 수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덧붙어 사바니는 “이 여성이 팁을 건네면서 학비와 살아가면서 필요한 데 돈을 쓰라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시킹거는 “준학사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마지막 학기가 남았다”며 “학비를 벌기 위해 레스토랑에서 일해 왔는데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래전에 친분이 있는 목사님이 사업을 하다가 늦게 신학을 하여 목회를 시작하게 되었고 읍내에 교회를 개척하셨습니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전도를 하였지만 쉬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선배는 어찌하면 전도를 할 수 있을지 기도를 하는 가운데 다방을 찾아가서 전도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다방에는 시간이 많은 사람이 주로 모이는 곳이기에 전도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으로 생각했습니다. 선배는 먼저 다방에서 일을 하는 종업원들을 전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이 다방 저 다방을 두루 순회하면서 머물면서 차를 주문하여 먹으면서 일하는 종업원들에게도 차를 함께 마시게 하며 항상 만원씩 팁을 주는 호의를 잊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전도하기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했지만 차츰 그들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들어서 그들을 돌봐주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부유한 집안에 상속자였던 목사님은 그들을 때로는 물질로 때로는 온정과 사랑으로 그들을 돕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 혹시 일이 있어 다방에 못 오시게 되면 그들은 궁금해 하고 목사님을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하길 몇 년 후 어느 날 목사님께서는 그들을 모두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살면 얼마나 살지 모르겠다. 그러나 너희들을 바라보니 가슴이 아프다. 그래 너희는 ‘레지’가 되기 위한 역사적 사명을 갖고 이 땅에 태어났다고 믿니?”라고 의미 있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이 한마디에 자리에 앉아 있던 모든 종업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그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 들였고 그 후 신앙생활을 통해 한 사람 씩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일리노이주의 훈훈한 이야기를 들으니 문득 그 목사님과 종업원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일리노이주의 작은 식당에서 거금의 팁을 준 그 여인은 무슨 의미로 팁을 주었는지 모르지만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종업원들에게는 큰 감동과 용기를 주었을 뿐 아니라 그 소식을 접한 모두에게 북동부에 몰아치는 한파를 녹일 만한 훈훈한 정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소식 옆에 참으로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자녀들의 재산 싸움입니다.

흑인 인권운동을 펼쳤던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의 유산을 둘러싸고 법정 분쟁을 해왔었습니다. 킹 목사님의 성경책과 노벨 평화상을 두고 자녀들 사이에 분쟁을 해왔는데 지난 6일 막내딸인 버니스 킹은 애틀랜타 에버니저침례교회에 모인 신도들 앞에서 자신과 법정 다툼 중인 오빠 마틴 3세, 덱스터와 형제의 연을 끊을 것을 선언했다고 방송 보도했습니다. 4남매 중에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버니스 목사는 방송국과의 인터뷰에서 싸움이 언제 끝나느냐는 질문에 “나도 매일 하나님에게 똑같이 묻는다”고 답변했다고 전해집니다. 최근 이와 비슷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교계에 일어나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요 가족이겠지만 거시적인 안목으로 보면 이민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아버지요, 지도자임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일리노이의 여인처럼 넉넉히 나누어주는 기쁨을, 목사님처럼 함께 아파하며 돌보아주는 사랑을, 더불어 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하는 축복을 맛본다면 어지러운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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