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목사 (주사랑선교교회 담임)
최근에 같은 교단의 동료 목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많은 분들이 세월호에 대한 글을 많이 적었는데, 목사님은 세월호에 대한 글을 적으신 게 있느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사실 적고 싶었지만, 많은 분들이 적었기에 적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화를 받고보니, 한번 적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선교적 차원에서 적어보고자 합니다.
1. 타이타닉(TITANIC)호
높이 30미터, 너비 28미터, 길이 270미터, 무게 46,000톤, 가라앉지 않는 배, 바다 위의 도시를 자부하던 타이타닉(Titanic)호. 1912년 4월 10일, 영국을 떠난 지 4일 17시간 40분 만에 1,500명의 울부짖음을 뒤로한 채, 빙산에 부딪혀 깊은 바다 속으로 침몰했습니다. 이 배에는 많은 영웅들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제프, 끝까지 침몰하는 배의 키를 놓지 않았던 스미스 함장(Captain, Edward Smith), 마지막 순간까지 악기를 붙잡고 음악을 연주했던 악사들. 타이타닉호의 진정한 영웅은 악사, 감리교 신자인 윌리스 하틀리(Wallace Hartley)였습니다. 영화 타이타닉은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지만 끝까지 악사들을 리드했던 윌리스 하틀리는 실제 인물입니다. 그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원하여 타이타닉호에 승선했습니다. 사람들이 죽음 앞에 두려워 떨고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침착하게 단원들을 격려하며,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Nearer My God, To Thee)”을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계속 소리쳤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을 의지하십시오! 예수님이 소망입니다!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2. 세월(SEWOL)호
너비 22미터, 길이 145미터, 무게 6,800톤의 세월호가 476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항을 출발, 제주도로 가던 중,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과적과 급회전으로 인해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48분경 진도군 해상에서 침몰한 후 전 국민의 애도 속에 전 국가적으로 모든 장비를 총동원하여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더 구조하려고 밤낮으로 힘썼지만 98일 째인(7월18일) 현재 172명이 구조되었지만, 294명이 사망했고, 10명이 아직 실종된 상태입니다.
2가지 문제가 제기되었는데, 마침 세월호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2학년 325명 중 73명만 구조되었고, 나머지 252명이 사망, 실종된 상태라는 것과 승객들의 안전과 생명을 돌보고,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해야 할, 선장과 1등, 2등 항해사, 기관장 등 15명의 선원들이 승객을 돌보기는커녕,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고 구조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앞길이 창창한 젊은 학생들이 청운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등지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실과 세월호에는 타이타닉호의 함장, 악사. 승무원들과 같은 영웅이 없었다는 부끄러운 사실이었습니다. 구조된 선원들은 구속되었고, 저들을 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는 실정입니다.
3. 우리(성도들)의 입장
세월호에 탄 승객들 중 기독교인들도 있었겠지만 불신자들이 많았다고 볼 때 예수 믿지 않고 죽으면 다 지옥을 갈 텐데, 죽어서 지옥 갈 영혼들을 위하여 온 국가적으로 대통령, 국무총리, 장관, 지사, 시장 등 모든 국민들의 관심 속에, 모든 기관의 장비를 다 동원하여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하려고 밤낮으로 힘쓴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교적 차원에서 볼 때 하나님은 한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시는데, “우리 주변에 죽어가고 있는 영혼들을 한 영혼이라도 구하려고 각 교단, 교파, 교회, 개인들 이 얼마나 합심하여 밤낮으로 힘쓰고 노력하였는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세월호의 선장, 1등, 2등 항해사, 기관장 등 15명의 구조된 선원들을 사형시켜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지만, “그 선장이 목사요, 항해사와 기관장이 장로, 권사요, 구조된 선원들이 집사요, 먼저 믿고 구원 받은 성도가 아닌가?”, “나만 믿고 구원 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 자신들 이 아닌가?”라는 물음 앞에, 나는 아니라고 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자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침몰해가고 있는 이 세상에 하틀리같이 복음을 전하는 영웅이 다 되시길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