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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먼저 회개하라

이재근 목사 (주사랑선교교회 담임)

2011년 11월11일, ‘111111’은 천년에 한번 오는 ‘밀레니엄데이(Millennium Day)’였다. 이 날에 두 가지 큰 사건이 있었다.

첫째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 사건이다. ‘빼빼로데이’는 11월 11일의 숫자 1 네개가 빼빼로를 세워 놓은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밸런타인데이처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를 선물로 주고받는 대한민국의 독특한 기념일이다. 그런데 빼빼로의 제조사인 롯데제과가 2011년 11월11일이 천년에 한 번 오는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고 판촉을 위해 홍보한 것이다. 이로 인해 산모들이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첫째’, ‘으뜸’ 등 좋은 의미가 있는 1이 여섯 번 반복되는 ‘111111’이 되게 하려고 출산일을 앞당겨 제왕절개 수술예약이 평소보다 20-30% 정도 늘어났고, 대형마트의 유아품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같은 날 2011년 11월11일, ‘111111’에 파사디나 로즈볼 경기장(Rose Bowl Stadium)에서는 오전 11시부터 저녁9시까지, 미국교회 주도로 10만 명 다민족 성도들이 모여 미국의 성적, 도덕적 부패와 영적 부흥을 위한 연합기도회를 가졌다. 문제는 전날 일기예보에 비가 올 확률이 50% 라는 것이다. 오랫만에 하나님께서 미국의 대각성을 위하여 다민족이 모여서 기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주셨는데, 웬일이란 말인가?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새벽기도에, 기드온이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위한 표징으로 “땅에만 이슬이 내리고, 양털에는 이슬이 내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을 때, 이에 응답하신 것처럼, 다른 곳에는 다 비가 오더라도 ‘파사디나 로즈볼 경기장’에만 비가 오지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한인교회 집중기도시간인 저녁 6-9시에 맞춰 교인들을 밴에 태우고 프리웨이를 가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준비는 했지만 기도를 못할까 걱정하면서 ‘파사디나 로즈볼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할렐루야!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도 모르게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미 만명 이상의 한인교인들과 수만 명의 다민족 교인들이 모여 있었다. 프리웨이를 올 때는 분명히 비가 쏟아졌는데, 여기에는 비가 오지 않은 게 신기하게 여겨져, 경기장 주변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았더니 붉으스럼한 구름의 막이 경기장 주변을 천막을 쳐놓은 듯 했다.

저녁 7시가 넘어 피날레로 한인교회 목사님들이 나와서 기도인도를 하기 시작했다. 한국식으로 기도하겠다고 선포하고, ‘주여! 삼창’으로 목이 터져라 부르짖으며 간절히 기도했다. 그곳에 참석한 미국과 다민족 교인들이 깜짝 놀라는 표정이었다. 저들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곧 한인교인들과 함께 ‘주여! 삼창’을 따라했다. 십여 명의 한인목사님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릴레이식 기도를 인도하셨는데, 공통적 결론은 미국이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이 회개하지 않으면 미국은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고, 만사가 허사며 끝장이라는 것이었다.

필자도 이에 공감하며 두 손을 높이 들고 부르짖으며 미국의 회개를 기도했다. 그런데 제 마음에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은, “너희가 먼저 회개하라!”는 것이었다. 깜짝 놀랐다. 그러나 잠시 생각해보니 옳은 말씀이었다. 남가주에 1,300교회가 세워진 것도 우연이 아니고, 오늘 우리가 미국으로 이민와서 남가주에서 살게 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모두 선교사적인 사명을 갖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이곳에 오게 된 것도 바로 이때를 위함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먹고 살기에 급급하고 자녀교육과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보겠다는 일념으로 살아가노라 내 하나 믿음생활도 제대로 못했고 자기 자신을 위한 기도생활도 하지 못했다. 더욱이 하나님 말씀대로 살지도 못하고 불순종하면서도 회개생활을 하지 못한 우리 자신부터 먼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교회와 선교사들의 피의 순교와 헌신으로 한국교회가 세워졌고, 우리가 예수를 믿게 되었다면 그 보은으로 마땅히 미국을 위하여 기도했어야 하는데 기도하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마땅히 우리가 먼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명예와 감투, 교회성장에만 급급했던 우리 목사들부터 먼저 회개하자! 미주 한인교회와 교인들도 회개하자! 그리고 싸우지 말자! 주 안에서 하나 되자! 이제 미국을 살리는 일에 한인교회가 주도적으로 앞장서자. 미국의 문제가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이고, 미국의 재앙이 곧 우리가 같이 받을 재앙이며, 미국의 멸망이 곧 우리의 멸망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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