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훈 목사 (시카고 가나안장로교회)
지난 주중에는 한국 기독교 대표적인 지성인중의 한사람인 손봉호 교수님의 “기독교가 동네 개처럼 되었다”라는 칼럼을 읽었다. 손 교수님의 날카로운 지적 한국 교회가 가슴 깊이 되새길 부분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한국 기독교의 쇠퇴에 대한 진단을 손 교수님은 이렇게 하였다. “기도도 열심히 하고, 성경도 열심히 보고, 전도도 열심히 하는데, 왜 한국교회가 이렇게 되었을까요? 교회의 실패를 한 마디로 말하면 윤리적 실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복음의 수평적 혹은 수직적 관계에 대해 말하는데, 하나님과의 수직적 관계는 문제가 없는데, 사회 혹은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는 완전히 실패한 것입니다” 손 교수님의 진단은 한마디로 한국 교회의 윤리적 실패로 본 것이다. 25년전 한국에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신 분이 손 교수님인데 교수님 스스로 완전 실패라고 2년 전 어느 방송에 나와서 자평하신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대책이 무엇인가? 또다시 앞으로의 25년을 윤리실천에 목을 매고 가야 하는 것일까? 이미 실패했는데도 말이다.
기독교는 윤리가 우선이 아니다. 기독교는 하나님과의 관계가 우선이다. 손 교수님은 한국 교회가 하나님과의 관계는 바른데 윤리실천이 없어서 기독교 도덕이 엉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하나님과 성경에 대한 기초 이해를 다시 해보아야 할 것 같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면 윤리는 반드시 세워지는 것이다. 문제의 근원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열심히 기도하고 열심히 성경 읽고 열심히 예배드리는 표면적인 모습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다고 보는 시각이 잘못되었다. 성화의 판단을 외적인 모습에 근거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화는 외적 성화가 있고 내적 성화가 있다. 외적 성화는 외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이다. 여기서 외적으로 행동이 바르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르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내적 성화이다. 보이지 않는 내면을 말한다. 즉 외적 성화의 모습은 바른 것 같으나 내면의 성화가 외적인 성화의 모습과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만약 내적인 성화까지 바르게 된다면 반드시 윤리가 세워지고 도덕이 세워질 것이다. 진단 잘못하면 “돌팔이” 소리 듣는다. 이제는 진단 정말 잘해야 한다. 복음에 관한 주변지식 정도로 어설프게 진단하면 많은 사람들을 엉뚱한 곳으로 인도하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보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고백하고 확증하는 사귐의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성경을 볼 때 하나님께서 하나님 자신에게 이르는 유일한 중보자로 세우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지 않고 좋은 교훈으로만 받아 드리려는 태도가 유약한 그리스도인들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과 지속적인 교제는 교회의 출발이요 예배의 출발이면서 동시에 윤리와 도덕의 출발이다. 복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Ph.D를 가지고도 어려운 일이다. 복음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학문과 지식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현대인들이 속고 있는 부분이다. 배운 만큼 박식한 만큼 복음의 깊이를 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복음의 은혜는 가장 먼저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결과로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복음의 온전한 이해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은혜를 간구해야 한다.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는 배경은 복음에 대한 기초 이해가 온전히 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하는 놀라운 착각이 더욱 기독교를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매우 시급하다. 성경은 복음에 대해 하나님의 비밀이라고 말씀한다. 하나님의 비밀인 복음을 알자! 더욱 깊이 복음을 알자! 복음은 기독교의 핵심이면서 전부다. 복음 주변을 더 이상은 겉돌지 말라. 복음의 핵심중앙으로 들어가라. 그리고 그렇게도 단순한 복음 앞에 영원하고도 참된 진리가 있음을 발견하라. 또 다시 윤리실천을 현재 기독교의 대안으로 내놓는다면 정말 소망이 없다. 그러지 말자. 성경이 왜 기록되었는지 바울 서신의 목표가 무엇을 가리키고 있는지 다시 발견해보라. 바울서신의 핵심사상은 In Christ다. 다이아몬드를 캐내는 심정으로 In Christ의 비밀을 알기를 간절히 갈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