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목사 (주사랑선교교회 담임)
유명한 경영컨설턴트인 윤태익은 그의 저서, “당신 안에 모든 답이 있다”에서 말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의 이론을 들어보자. “‘말’을 늘려서 발음하면 ‘마알’이 된다. 이를 풀이하면 ‘마음의 알갱이’란 뜻이다.” 말은 마음의 알갱이에서 나온다. 곧 말을 곱게 쓰는 사람은 마음을 곱게 쓰게 되며, 반대로 말을 험하게 쓰는 사람은 마음도 험하게 쓰는 사람이다. 말에는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들어 있다. 그래서 옛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거나 ‘말이 씨가 된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 마음속으로 좋아하면 은연중에 좋아하는 말이나 행동이 바깥으로 표현되게 되고, 반대로 마음속으로 싫어하면 말투나 몸짓에서 싫어하는 기색이 드러난다. 또한 말이 씨가 되는 것은 생활 속에서 흔히 목격하게 된다. ‘말이 씨가 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예 가운데 하나가 슬픈 노래를 많이 부르는 가수는 자신이 부른 노래의 가사처럼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부른 차중락은 낙엽 따라 가버렸고, ‘마지막 잎새’를 부른 배호는 마지막 잎새처럼 떨어져 버렸으며, ‘이름모를 소녀’와 ‘하얀 나비’를 부른 김정호는 이 세상에는 없는 이름모를 소녀를 찾으러 하얀 나비처럼 날아 저 세상으로 가버렸다. 그뿐 아니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의 하수영도 다시 태어나기 위해 먼 길을 떠났고, ‘비처럼 음악처럼’의 김현식이나, ‘하얀 손수건’을 부른 어니언스의 이수영, ‘이등병의 편지’를 부른 김광석도 요절 가수의 대열에 합류했다.
말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씨가 될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를 결정하는 씨앗도 된다. 말이 곧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에 좋은 말, 부드러운 말을 하면 인간관계도 잘 맺어지지만, 나쁜 말, 과격한 말을 하면 인간관계도 껄끄러워진다. 욕설이나 모진 말, 없는 사실을 지어내 남을 험담하는 말만이 나쁜 말이 아니다. 소위 잘난 척, 있는 척, 아는 척하는 ‘3척 동자’류의 말도 사람을 떠나게 하고, 남의 이야기는 듣지 않고 자기 말만 늘어놓는 장광설(長廣舌)도 사람을 질리게 한다. 헝클어진 실타래야 차근차근 다시 풀면 되지만 말로 인해 한번 틀어진 사람과의 관계는 좀처럼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말로써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가 서먹해진 후, “죽기 전에 용서를 빌겠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고, 가족이나 친구와 불화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죽기 전에 꼭 사랑한다고 말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왕에 잘못한 것을 알고 있거나, 이미 마음속에 그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굳이 죽기 전까지 기다릴 이유가 전혀 없다. “행복해지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전에 웃어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웃어 보지도 못하고 죽게 된다”는 17세기 프랑스 작가 라 브뤼예르의 말이 ‘지금 당장’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
말의 미학에 대해 성경에서는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18:21)고 했고,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며,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엡4:29)고 말씀하셨다. 말에 조심할 것을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