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동부에서 오신 특별새벽기도회 강사들께 인-앤드-아웃(In-N-Out) 햄버거를 대접한 적이 있습니다. 동부에 없는 음식점이라는 희소성과 훌륭한 맛 때문에 모두들 맛있게 드시고 즐거워하셨습니다. 이 음식점은 햄버거가 신선한 고기로 만들어져 맛도 있지만 종이로 만들어진 모든 컨테이너(음료수 컵, 햄버거 포장지 등등)의 바닥에 성경구절을 숨겨두었다는 독특한 점이 있어 그리스도인에게는 더욱 친밀하게 느껴집니다. 음식을 먹다가 요한복음 3:16, 잠언 3:5, 요한계시록 3:20, 나훔 1:7등의 성경구절을 발견할 때에 창업주가 필시 아름다운 신앙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앤드-아웃은 1948년에 로스앤젤레스 근처 볼드원 파크에서 드라이브수루(drive-thru) 개념의 음식점으로 오픈을 했습니다. 고객이 차를 몰고 들어와서(In) 내리지 않은 채 운전석에서 햄버거를 주문하여 산후에 그대로 음식점을 나갈 수 있도록(Out) 만든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항상 교회 생각으로 꽉 차있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느 날 인-앤드-아웃에서 햄버거를 먹으며 ‘In & Out’과 드라이브수루(drive-thru) 개념이 교회에도 적용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자훈련에서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이요 동시에 세상으로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들’이라고 배웠습니다. 우리교회가 부르심을 받아 모이고(In) 보내심을 받아 흩어지는 교회(Out), 즉 모인 성도들이 훈련을 받고, 교회 안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세상 가운데로 나아가 작은 예수로 빛과 소금으로 사는, 그런 소명을 가진 성도들의 드라이브수루 교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거에는 교회들이 교회 안으로 모이는 ‘인(In)’은 잘했지만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웃(Out)’은 잘하지 못했습니다. 전도를 통해 사람을 교회 안으로(In) 인도하는 일은 열심히 했지만 그들을 사명을 가진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시켜 교회 밖으로(Out) 보내는 일에는 소홀하였습니다. 목회자와 성도 모두 교회 안에 거하는 것을 즐거워했다는 것은 교회가 성도의 삶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밤 깊도록 동산 안에 주와 함께 있으려 하나 괴론 세상에 할 일 많아서 날 가라 명하신다”는 찬송가 가사와는 달리 사명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성도보다 세상이 괴롭다고 교회 안에만 있어서 제자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연약한 성도들, 그리고 영향력이 없는 교회가 되어버렸다는 아쉬운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은 교회가 ‘아웃’ 뿐만 아니라 ‘인’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요즘은 사람들이 교회에 대하여 무관심하거나 적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기독교 안티세력이 계속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교회를 다녔던 젊은이들조차 가나안(안나가) 성도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이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면서도 교회를 등지는 이유는 예수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세속주의와 성공주의에 물들고 때로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몰지각한 그리스도인들에게 염증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 교회로서 우리가 회복해야 할 점이 원활한 인(In)과 아웃(Out), 즉 드라이브수루(drive-thru)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전도도하고 열심히 모여야 합니다. 교회 안에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꿀 송이보다도 더 달고 오묘한 생명의 말씀을 서브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그 말씀, 곧 복음을 착한 행실의 그릇에 담아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모여서(In) 훈련을 받은 성도가 배웠던 하나님의 말씀을 일터(Out)에서 드러내면서 빛과 소금으로 살면 인-앤드-아웃 버거가 소문난 식당이 된 것처럼 소문난 교회가 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예수님을 만나고, 말씀을 배우고, 그리고 배운 말씀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 실천하여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영적인 드라이브수루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