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몽땅 다 쓰고 죽어라

이재근 목사 (주사랑선교교회 담임)

어느 겨울, 간암 말기의 59세 환자가 호스피스 요양원으로 커다란 가방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그는 원장님 앞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아무리 길어야 6개월밖에 못산답니다. 여기 머물며 이 가방에 있는 돈만이라도 다 쓰고 죽을 수 있을까요?”

어려서부터 신문팔이, 껌팔이, 구두닦이... 안 해본 것이 없던 남자, 결국은 시장에서 옷장사로 돈을 벌어 자식들 키우고 시집 장가 보내고 났는데 그만 덜컥 간암이 걸렸답니다. 하지만 자식들은 오직 아버지의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더랍니다, 그리고 재산분배 문제로 싸움까지 벌이는 모습을 보고, 내가 돈만 버느라 자식들을 잘못 키웠구나! 크게 반성을 했답니다. 또한 가난이, 모으는 것이 습관이 되어 시장에서 싼 막술에 국밥을 먹으며 돈만 모았던 지난날 이 후회스러웠답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통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것을 서약한 뒤에, 현금 5천만원이 든 가방만을 들고 생의 마지막 6개월을 보낼 곳을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들고 온 5천만원도 다 써보지 못한 채 호스피스 요양원에 온지 5개월 만에 쓸쓸히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다 쓰고 죽어라”라는 책을 저술한 ‘스태판 폴란’은 말합니다. ‘최고의 자산 운영이란 자기 재산에 대한 성공을 과시하기 위해서 트로피처럼 모셔두지 않고, 행복을 위하는 일에 쓸 줄 아는 것’이라고. 그는 멋진 삶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오늘 당장 그만둬라(Quit Today). 똑같은 일을 죽을 때까지 하지 말라. 2-3년마다 돈이 몰리는 곳을 찾아 새로운 일을 시작해라. 기업은 당신에게 평생을 약속하지 않는다, 당신은 직장에서‘용병’일뿐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있으면 서슴없이 옮겨라. 둘째, 현금으로 지불해라(Pay Cash). 카드를 사용하면 자기에게 과도한 물건도 덥석 사게 된다. 땀 흘려 번 빳빳한 지폐로 물건을 사라. 저도 모르게 낭비가 없어진다. 셋째, 은퇴하지 말라(Don’t Retire). 은퇴만 하면 ‘영원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는 환상에서 깨라. 20년간 신통찮은 연금으로 연명 하면서 빈둥거리는 것뿐이니까. 그러다보면 건강도 나빠지고 정신도 녹슨다, 65세를 넘긴 뒤에도 새로운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넷째,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 만약 당신이 앞의 3가지 충고에 따라 살아왔다면 이미 충분한 재산을 모았을 것이다. 자식에게 물려줄 생각 말고 여생을 최대한 즐겨라. 유산이 없으면 자식들이 돈 가지고 다툴 일도, 가산을 탕진할 일도 없다. 다 쓰고 죽으라는 말은 결국 후회 없이 살라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어리석은 부자가 밭의 큰 소출로 기뻐하며, 곡식창고를 크게 짓고, 곡식과 재물을 쌓아놓고, “내 영혼아 여러 해 쓸 물건을 많이 쌓아두었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 하자!”(눅12:19)고 할 때, 하나님이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에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예비한 것이 뉘 것이 되겠느냐?”(눅12:20)고 말씀하셨습니다. 재물, 명예, 권세, 학위, 건강, 자녀가 우상이 된 현대사회에서, 내가 바랐던 것을 다 얻으면 부귀영화를 누릴 것 같지만, 마음껏 다 쓰고 죽으면 좋을 것 같지만,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가시면, 빈손으로 갈 수밖에 없는 불쌍한 인생입니다. 죽으면 흙으로 돌아갈 썩어질 이 세상에 소망을 두고 살지 말고, 예수를 믿음으로 영원한 영생복락의 천국에 갈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내가 해 아래서 행하는 모든 일을 본즉,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로다”(전1:14).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요6:27).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