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용 목사 (유니온교회 담임)
5월 5일은 어린이날입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입니다. 5월 6일은 무슨 날일까요? 다이어트 하지 않는 날(No Diet Day)이라고 합니다. “다이어트를 하지 맙시다. 있는 그대로의 우리 몸을 사랑합시다”라고 외치면서 다이어트 반대운동을 하는 날이라고 합니다. 이 날은 한국보다 먼저 다이어트 열풍이 지나간 영국에서 생겼습니다. 영국에서 한 여성이 다이어트를 하다가 목숨을 잃은 적이 있었답니다. 여기에 충격을 받은 메리 에반스 영이라는 분이 주창하여 1992년 5월 6일부터 No Diet Day를 지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이 날을 ‘다이어트하지 않는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한국의 여고생과 여대생 1,044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더니, 정상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비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83.5%나 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키에 비해 체중이 모자라는 저체중인 사람들이 자기가 비만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42%나 되었다고 합니다. 정신장애에 ‘폭식장애’라는 질환이 있습니다. 듣기에는 음식을 많이 먹는 질환으로 여길지 모르나, 정확한 의미는 “폭식 후 자기혐오, 우울증, 죄책감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한국 여대생 중 4-5%가 이 질환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서울대 강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회에 충격을 준 일이 있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공부를 잘하면 행복할 텐데, 일류대학에 들어가면 행복할 텐데, 일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행복할 텐데, 일류대학 출신과 결혼하면 행복할 텐데”라고 말입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대 강사는 이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공부를 잘했고, 일류대학에 들어갔고, 일류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부인도 서울대 강사였던 사람입니다. 평범한 사람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로 좋은 것을 많이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삶을 포기했습니다. 그의 죽음은 소유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의 죽음은 소유가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고 끊임없이 또 다른 무엇을 소유하려고만 하는 모든 현대인을 준엄하게 꾸짖는 시대의 메시지입니다. 지나친 욕심과 그릇된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 사소한 것, 평범한 것, 일상적인 것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으면서 현실을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이 행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소유하고 성취해야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무지개를 잡으려는 사람과 같습니다. 무지개는 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행복의 파랑새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의 파랑새는 바로 우리 곁에, 평범한 삶 속에 있습니다. 가까이에서 행복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