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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서신

Re엔지니어링(?)

노창수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

리엔지어니링의 창시자인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는 그의 책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Reengineering the Corporation)에서 변화의 필연성을 말했습니다.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재 상황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내부의 적이다”라고 말하며 변화를 멈추지 않는 세상 가운데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음을 지적했습니다. 그가 대안으로 말하는 리엔지니어링이란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는 의식전환과 기업 구조 개편이며 “업무의 처리 방식을 근본적으로 고치고 업무 프로세스 자체를 바꿔 경영 효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즉 경영 효율과 혁명을 위해 기업이 업무 프로세스(process)를 기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고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어떤 면에서 해머의 ‘리엔지니어링’은 교회 개혁의 필요성(De Necessitate Reformandae Ecclesiae)을 주장한 개혁주의자들의 ‘개혁’과 같은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혁주의자들은 교회가 살아남는 길은 개혁이고, 개혁된 교회가 되기 위해서 교회는 반드시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Ad Fontes)”고 주장하며 교회 개혁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개혁된 교회만이 건강한 교회가 되어 계속 성장하며 교회의 사명을 다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Pour new wine into new wineskin)고 말씀하셨습니다(눅5:38). 새 포도주를 헌 부대에 담으면 새 술이 발효되면서 헌 가죽 부대를 터뜨립니다. 낡은 전통, 구태의연한 관습, 외식주의, 율법주의, 인본주의, 타성에 젖고 굳어버린 조직, 고정관념 등등… 이 모든 것이 곧 낡고 헌 부대입니다. 이런 것들을 버려야 될 때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교회를 새롭게 할 수도 성도를 새롭게 할 수도 없습니다. 오늘 새롭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익숙한 헌 부대에 담으려할 때 오히려 교회 안에 분열과 다툼이 생기고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장애물이 되어서 결국 교회는 하나님이 주시는 새로운 비전을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새 부대는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새로운 마음과 새 영을 뜻하고, 새 술은 성령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복음을 의미합니다. 초대교회는 그들이 오랫동안 존중했고 또한 익숙했던 전통주의와 외식주의의 헌 부대를 버리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담음으로 성령님이 주신 새 마음과 새 영으로 말미암아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했습니다. 성령의 역사로 인해 수많은 영혼들이 예수 그리스도께 돌아왔고 많은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성령 안에서 한마음을 지키며 열심히 이웃사랑을 실천했습니다. 그들은 핍박과 불이익을 당하고 거꾸러뜨림을 당하면 당할수록 오히려 더 담대하게 복음 전파에 올인(All in)했습니다. 지금 조국 교회와 해외 디아스포라 교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리엔지니어링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우리 속에 타성에 젖어 굳어버린 생각과 조직, 한때 필요했고 유익했었더라도 이제는 더 이상 효율적이지 않은 발상, 방법, 그리고 태도들을 리엔지니어링을 해야 할 때입니다. 이것은 교회 성장을 위한 리엔지니어링이 아니라 교회가 다시 성경적인 모습으로 회복하기 위함입니다. 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생명력을 되찾아서 늙어가는 교회가 아니라 성숙하고 건강한 교회로 남기 위함입니다. 교회가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이 원하는 교회로 다시 거듭나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리모델링(remodeling)이 아니라 리엔지니어링(개혁)입니다.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합니다(Semper Reformanda). 우리 각자의 신앙도 계속적으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개혁되지 않는 교회는 건강하지 않고, 건강하지 않은 교회는 사명을 다 할 수 없습니다. 개혁되지 못한 교회는 결국 죽습니다. 성도들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번 집회를 통해 신앙생활의 본질과 기본으로 돌아오는 영적인 개혁과 부흥을 경험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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